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점 7

 감독 제임스 건

 출연 마고 로비, 이드리스 엘바, 존 시나, 조엘 킨나만, 실베스터 스탤론, 

 장르 액션, 모험, 판타지, 미스터리, SF



 이상하게 영화를 보면서 불편한 느낌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너무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고 영화를 봐서 일까요? 평소에 잔인한 영화를 봐도 크게 불편한 게 없었는데, 가끔 뭔가 선을 넘는? 영화를 볼 때는 불편합니다. <악마를 보았다>, <친절한 금자씨>가 그랬습니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도 그랬습니다.  


 깊게 생각안하면 제법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데드풀>이나 <킹스맨>도 사지가 절단나고 잔인하긴 하지만 거슬리지 않았는데 이 영화는 뭔가 거슬렸습니다. 뭐 때문에 거슬렸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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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약한 스포일러 있습니다)


 몇 가지 의심가는 게 있습니다. 


 첫째, 살해당하는 사람들이 클로즈업 됩니다. 보통은 엑스트라들은 사지가 절단나거나 목이 잘리거나 했을 때 그냥 스쳐 지나가는 편인데 이 영화에서는 엑스트라들의 얼굴 표정까지 보여줍니다. 그래서 더욱 고통에 감정이입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둘째, 따라갈 수 없는 등장인물들의 선악개념. 영화 중에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팀이 오해로 인해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나쁜 놈들인줄알고 다 죽였는데 알고보니 우리 편이었다는 내용입니다. 감독 인터뷰를 찾아보니 감독도 이 부분에서 고민했다고 합니다. 감독도 이 부분에서 선넘은 게 아닌가 싶었지만 필요하고 재밌는? 부분이라 그냥 넣었다고 합니다. 이 장면은 영화 속 여러 장치 중 하나이고 필요한 장면입니다.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개그로 넘기기에는 조금 과하다 싶었습니다. 오해였구나 하하 하고 웃어 넘기기에는 사람들이 너무 잔인하게 살해당합니다. 이 장면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팀이 빌런임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이들은 범죄자고 나쁜 놈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주인공이 마지막 장면에 자신의 목숨을 걸고 사람들을 구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저만 괴리감을 느끼는 걸까요? '나쁜 놈들인 줄 알고 다 죽였는데 알고보니 우리편이었네 뭐 어쩔 수 없지' 하는 사람과 자신과 무관한 무고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는 사람의 모습이 저는 겹쳐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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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 선악의 개념이 혼란스러울 정도로 뒤죽박죽인 영화였습니다. 주인공 빌런들은 악당이며 착합니다. 사람을 죽이고 또 구합니다. 정의, 평화의 딜레마를 던집니다. 어쩌면 철학적인 영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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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8-19 17: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트레일러와 돌아다니는
짤들을 보면서 불필요하게
잔인한 장면들이 희화화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
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1-08-19 19:07   좋아요 1 | URL
저의 잔인함 허용한계를 넘는 영화였던 거 같아요ㅎ

조그만 메모수첩 2021-08-19 18: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말씀해주신 장면은 저도 불편했지만 할리가 고문받던 장소를 탈출하며 군인들을 학살할 때 피 대신 꽃이 뿜여져 나오는 장면은 일종의 풍자로 봤습니다. 팝아트 같기도 해요. 키치하게 화려한 형식 뒤에 죽음과 폭력이 넘치는 슬픈 내용이 주는 둘 간의 괴리에서 관객들에게 뭘 느끼게 하려나보다. 저는 이거 걍 아주 재미있게 봐서 왠지 송구하네요 ㅠㅠ 영화 끝나고 옆에 앉은 관객들(주로 커플들)의 한숨과 야유소리가 기억에 남네용..

고양이라디오 2021-08-19 19:06   좋아요 2 | URL
안녕하세요 조그만 메모수첩님ㅎ 일종의 풍자는 뭐에 대한 풍자일까요?

피 대신 꽃이 뿜어져 나오는 장면은 무슨 의미일까요?? 그냥 별 생각없이 봤는데 별 내용 없는 거 같기도 하고ㅎ

저도 전체적으로 재밌게 보긴 했는데 불편하고 혼란스러운 부분들이 있어서요ㅎㅎㅎ

dollC 2021-08-19 22: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만약 게릴라들이 악역이었다면 이렇게 찜찜했을까요. 아님 그들이 어느 쪽에선 선의 편이지만 다른 쪽에선 그렇지 않을수도 있지 않을까요. 수어사이드팀이 그렇듯이요.
저는 피스메이커가 ˝평화를 위해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죽인다˝는 대사가 이 영화나 수어사이드팀의 정체성을 대변해 준다고 생각했어요. 그 순간의 목적만이 중요한거죠. (마지막 전투장면은 어쨋든 얘들이 알고보면 착한 미친것들이라는 걸 보여줄 영화적 선택이었겠죠.) <킹스맨> 같은 영화 이후로 집단살육이나 도륙이 B급정서라는 타이틀을 내세워서 유희적으로 과장된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거기선 머리통으로 불꽃놀이를 하잖아요. 맥락에 맞으면 과감함이 쾌감으로 느껴지지만 한 끗만 삐끗해도 욕 먹기 좋은 연출이죠.

고양이라디오 2021-08-20 10:20   좋아요 1 | URL
!!!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dollc님의 의견에 동의, 공감!!

‘정의란 무엇인가‘, ‘수단은 목적에 의해 정당화되는가?‘ 가 이 영화의 주제의식 같습니다! 맞습니다. 피스메이커가 이를 잘 드러내주는 인물이죠. ˝평화를 위해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죽인다.˝ 얼마나 모순적인지ㅎㅎㅎ

유희적으로 과장된 면. 저도 동의합니다. 쾌감과 불편함도 한 끗 차이인 거 같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