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카인드 - 감춰진 인간 본성에서 찾은 희망의 연대기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조현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글을 잘 쓰고 싶다. 글을 잘 쓴다는 건 뭘까? 내가 생각하는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첫번째,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정보전달. 가능하면 간결하고 정확하게. 상대방이 착각하거나 오해하는 일 없이. 두번째,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것과 상대방의 마음을 바꾸는 설득을 말한다.  


 나의 글을 읽는 상대방에게 좋은 정보를 전달해주고 싶다. 글을 읽는 상대방에게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었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면 좋겠다. 내가 소개한 책이나 영화가 보고 싶어지면 좋겠다.


 <휴먼카인드>는 리뷰를 잘 쓰고 싶은 책이다. 가능하다면 전 인류가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오버가 아니다. 그만큼 좋았고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수없이 인용될 책이라 생각한다. 미래에도 읽히고 회자될 고전이 될 책이라 생각한다. 


 성선설과 성악설.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 이는 동양에서도 서양에서도 철학적으로 오랜 역사를 가진 논쟁이다. 이제 그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왔다. 과학이 답한다. <휴먼카인드>의 저자 뤼트허르 브레흐만의 집념과 노력이 답한다. 


 강남 교보문고에서 이 책을 만났다. 멀리서 유발 하라리라는 이름이 보여서 주목하게 된 책이다. 유발 하라리의 신작인가 했는데 유발 하라리가 추천한 책이었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를 쓴 역사학자이다. 

 

  "인간 본성에 관한 새로운 관점!

 <사피엔스>에 도전하는 책!"

-유발 하라리


 본인의 책에 도전하는 책이라고 말하기 부끄럽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잠깐 스쳐 지나간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와서.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 성선설이 맞는가? 성악설이 맞는가? 홉스의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이후로 인간은 자연상태에서 이기적이고 폭력적이다라는 사상이 널리 퍼졌다. 그런 투쟁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계약이 나왔고 국가라는 '리바이어던'이 필요하다는 사상이 나왔다. 현대 경제학 역시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다' 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애덤 스미스는 이를 통해 경제학을 열었다. 무인도에서 아이들만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준 <파리대왕>이란 소설. 세계 1, 2차 대전. 홀로코스트를 비롯한 수많은 제노사이드.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 스탠리 밀그램과 전기충격 실험. 캐서린 제노비스의 죽음. 이 모든 증거들이 '인간은 악하다.' , '인간은 환경에 따라서 얼마든지 잔인해지고 악해질 수 있다' 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로 여겨졌다. 


 저자는 이 증거들을 하나하나 반박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두 가지 사실에 대해 놀란다. 첫째, 한 번 잘못된 지식은 얼마나 쉽게 재인용되고 확산되는지. 둘째, 아무 의심없이 배우고 믿어왔던 모든 것들이 사실은 얼마나 취약한 정보였는지를. 



 자신에게 적용되는 심리학 효과로 플라시보 효과와 노시보 효과가 있다. 타인에게 적용되는 심리학 효과로 피그말리온 효과와 골렘 효과가 있다. 만약 이 효과들이 인류에게도 적용된다면?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노시보 효과와 골렘 효과를 적용하고 있다면? 


 플라시보 효과는 우리가 믿는 것이 우리 자신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을 말한다. 예를들어 아무 효과가 없는 약을 효과가 있는 약이라고 믿고 먹으면 실제로 효과를 보게 되는 걸 말한다. 노시보 효과는 반대다. 예를들어 아무 부작용이 없는 약인데 부작용이 있다고 믿으면 실제 그 부작용을 경험하게 된다. 만약 우리의 본성은 선한데 우리의 본성은 악하다고 믿고 있다면? 그러한 믿음이 우리가 악하게 행동하는 원인이 된다면? 

 

 피그말리온 효과와 골렘효과는 플라시보 효과, 노시보 효과와 비슷한 개념이다. 플라시보 효과와 노시보 효과는 자신에게 적용되는 효과이고 피그말리온 효과와 골렘효과는 상대에게 적용되는 효과이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예를들면 우리가 어떤 사람이 똑똑하다고 믿으면 그 사람은 점점 더 똑똑해지는 것을 말한다. 골렘효과는 우리가 어떤 사람을 멍청하고 무능하다고 믿으면 그 사람은 점점 멍청하고 무능해진다. 만약 이 효과들이 우리 인류에게도 적용되고 있다면? 인간은 이기적이고 악하다는 믿음들과 사회 시스템들이 인간을 더 이기적이고 악하게 만든다면?



 이제 인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오해와 모순을 깨달아야 한다. 그 최전선에 이 책이 있고 저자가 있다. 앞으로 그의 사상이 어떻게 퍼져나가고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기대가 된다.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꼭 읽어보시라 추천드리고 싶은 책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다이제스터 2021-05-14 1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엔 인간 본성은 없고 사회성만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1-05-15 00:21   좋아요 1 | URL
사회성도 인간의 본성이라고 하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ㅎ

초딩 2021-05-14 2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비딕 읽다 지쳐 사이 사이 읽는 전자책이 떨어져 소트라테스 익스프레스 샀는데
이 책 먼저 볼껄 그랬습니다.
글 잘 쓰셨습니다!
전달 하셨소 읽고 싶어요에 추가하게 움직였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1-05-15 00:22   좋아요 1 | URL
초딩님 분명 좋아하실 거 같습니다. 추천입니다^^

그레이스 2021-05-14 21: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노시보 효과
우리 삶의 도처에 있는듯요.
이건 부정성 편향하고 관계가 있을까요?
리뷰 잘 쓰셨어요.
잘 읽었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1-05-15 00:34   좋아요 1 | URL
노시보효과와 부정성편향은 다른 개념이지만 함께 일어날 수 있습니다. 관계가 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우리는 부정적인 정보에 더 끌리고(부정성 편향) 그 부정적인 정보가 자신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노시보 효과)

칭찬 감사합니다. 책 재밌습니다.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