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생 生


 생에 대한 회의 → 삶에 회의 / 왜 사는지 모름 / 왜 사는가 궁금함

 생을 보람차게 사는 방법 → 보람차게 사는 방법 / 삶을 보람차게 누리는 길

 생과 사(死)의 갈림길 → 삶과 죽음 사이 갈림길

 생 알지도 못하는 사람 → 순 알지도 못하는 사람

 생 들어 보지도 못한 이야기 → 영 들어 보지도 못한 이야기


  ‘생(生)’은 “1. = 삶 2. 세상에 태어나는 일 3. 전혀 또는 생판”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러한 뜻을 살펴서 ‘삶’이라는 한국말을 쓰면 되고, ‘조금도’나 ‘영’이나 ‘순’ 같은 한국말을 쓰면 됩니다. 2016.8.3.물.ㅅㄴㄹ



한 왕조가 그 마지막 채비를 서두르고 있던 시기에 그의 생은 시작되고 있다

→ 한 왕조가 그 마지막 채비를 서두르던 때에 그는 삶에 첫발을 내딛었다

→ 한 왕조가 그 마지막 채비를 서두르던 때에 그는 삶에 첫걸음을 떼었다

→ 한 왕조가 그 마지막 채비를 서두르던 때에 그는 태어났다

→ 그는 한 왕조가 그 마지막 채비를 서두르던 때에 태어났다

→ 그는 한 왕조가 그 마지막 채비를 서두르던 때에 태어난 사람이다

《오광수-소정 변관식》(열화당,1978) 11쪽


내가 생의 주된 즐거움을 찾은 것

→ 내가 살아가는 큰 즐거움을 찾은 것

→ 내가 사는 큰 즐거움을 찾은 것

《그랑빌/햇살과나무꾼 옮김-그랑빌 우화》(실천문학사,2005) 148쪽


생의 끝에서

→ 삶 끝에서

→ 삶이 끝나는 자리에서

→ 삶이 끝나는 곳에서

《강윤중-카메라, 편견을 부탁해》(서해문집,2015) 90쪽


이렇게 난 태어나 생을 경유하게 되었다

→ 이렇게 난 태어나 삶을 거치게 되었다

→ 이렇게 난 태어나 삶을 지나간다

《김중일-내가 살아갈 사람》(창비,2015) 92쪽


두 번째 생을 산다

→ 두 번째 삶을 보낸다

→ 두 번째 삶을 누린다

→ 두 번째로 산다

《조병준-기쁨의 정원》(샨티,2016) 23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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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사장 沙場


 바닷가 모래사장으로 → 바닷가 모래밭으로

 넓은 모래사장을 끼고 → 넓은 모래밭을 끼고


  ‘사장(沙場/砂場)’은 “= 모래사장”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모래사장(-沙場)’은 “강가나 바닷가에 있는 넓고 큰 모래벌판”을 가리킨다고 해요. ‘모래벌판’은 “모래가 덮여 있는 벌판”을 가리키지요. 그러니까 ‘모래사장’은 ‘모래 + 모래벌판’인 셈입니다. 한자말을 쓰고 싶다면 ‘사장’이라고만 해야 올바릅니다. 그러나 이를 깨닫거나 느끼는 분이 퍽 적어서 그만 ‘모래사장’ 같은 겹말을 잘못 쓰고 말아요. 한국말 ‘모래벌판·모래벌·모래밭’ 가운데 하나를 알맞게 쓸 노릇입니다. 2016.8.3.물.ㅅㄴㄹ



여름 바닷가 모래사장은 장터로 변한다

→ 여름 바닷가 모래밭은 장터로 바뀐다

→ 여름 바닷가 모래벌은 장터로 된다

《김수남-수용포 수망굿》(1985) 책날개


서해 지역 모래사장이나 남해의 모래펄에서 살아가고 있어

→ 서해 지역 모래밭이나 남해 모래펄에서 살아가

《백용해-하늬와 함께 떠나는 갯벌여행》(창조문화,2000) 181쪽


모래사장에 앉아 있다가

→ 모래밭에 앉았다가

《엘사 베스코브/김상열 옮김-호기심 많은 꼬마 물고기》(시공주니어,2007) 17쪽


한 번도 모래사장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 한 번도 모래벌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 한 번도 모래밭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다케타쓰 미노루/고향옥 옮김-아기 여우 헬렌》(청어람미디어,2008) 100쪽


모래사장을 따라

→ 모래밭을 따라

→ 모래벌판을 따라

《레이먼드 플라워·알레산드로 팔라시/임영신 옮김-세계를 읽다, 이탈리아》(가지,2015) 4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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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명색 名色


 명색이 사장인데 → 이래 봬도 사장인데 / 그래도 사장인데

 반장은 명색일 뿐 → 반장은 이름일 뿐 / 반장은 허울일 뿐

 그야말로 명색이고 → 그야말로 허울이고 / 그야말로 껍데기이고

 명색이 밥이지 → 이름이 밥이지 / 말이 좋아 밥이지

 대도시를 건설한다는 명색으로 → 대도시를 세운다는 빌미로


  ‘명색(名色)’은 “1. 어떤 부류에 붙여져 불리는 이름 2. 실속 없이 그럴듯하게 불리는 허울만 좋은 이름 3. 겉으로 내세우는 구실”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름’이나 ‘허울’로 손보면 됩니다. 한국말사전에서는 ‘명색’ 셋째 풀이를 ‘구실’로 풀이하지만, ‘구실(口實)’을 다시 찾아보면 “핑계를 삼을 만한 재료. ‘핑계’로 순화”로 풀이합니다. 곧 ‘핑계’나 ‘빌미’ 같은 낱말을 써야 알맞을 테지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명색(明色)’을 “= 밝은색”으로 풀이하면서 싣고, ‘명색(冥色/暝色)’을 “해가 질 무렵의 어둑어둑한 빛”으로 풀이하면서 싣습니다. 이런 한자말은 쓸 일이 없다고 느낍니다. 말 그대로 ‘밝은빛’으로 쓰거나 ‘어스름빛·어둑살빛·땅거미빛’처럼 쓰면 됩니다. 2016.8.3.물.ㅅㄴㄹ



나는 명색이 과학자, 제딴은 명사지만

→ 나는 이름이 과학자, 제딴은 명사지만

→ 나는 남 앞에서 과학자, 제딴은 널리 알려졌지만

→ 나는 이래 봬도 과학자, 제딴은 널리 알려졌지만

《팀 윈튼/이동욱 옮김-블루 백》(눌와,2000) 130쪽


명색이 일제시대 광주 학생 운동 선봉대였던 광주고등보통학교에

→ 이름은 일제시대 광주 학생 운동 선봉대였던 광주고등보통학교에

→ 허울은 일제시대 광주 학생 운동 선봉대였던 광주고등보통학교에

→ 겉으로는 일제시대 광주 학생 운동 선봉대였던 광주고등보통학교에

→ 이래 봬도 일제시대 광주 학생 운동 선봉대였던 광주고등보통학교에

《김삼웅-10대와 통하는 민주화운동가 이야기》(철수와영희,2015) 58쪽


명색이 시인인데

→ 이름이 시인인데

→ 허울은 시인인데

→ 그래도 시인인데

→ 이래 봬도 시인인데

《조병준-기쁨의 정원》(샨티,2016) 18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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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생의


 생의 이면 → 삶에서 뒷모습

 생의 한가운데 → 삶에서 한가운데 / 삶 한가운데

 남은 생의 첫 날 → 남은 삶에서 첫 날

 내 생의 마지막 사랑 → 내 삶에서 마지막 사랑 / 내 마지막 사랑

 내 생의 첫 자전거 → 내 삶에서 첫 자전거 / 내 첫 자전거

 생의 목적 → 사는 목적 / 사는 뜻


  ‘생(生)’은 “= 삶”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삶’이라는 한국말을 쓰면 됩니다. 때로는 ‘살다’를 쓰면 되고, 때로는 아무 말도 안 넣을 수 있습니다. “내 마지막 사랑”이나 “내 첫 자전거”라고만 해도 “내 삶에서”나 “내가 살면서”를 나타냅니다. 2016.8.3.물.ㅅㄴㄹ



생의 허무를 강하게 느낍니다

→ 삶이 허전하다고 짙게 느낍니다

→ 삶이 참 부질없다고 느낍니다

→ 뼛속 깊이 삶이 텅 비었다고 느낍니다

→ 삶이 더없이 텅 비었다고 느낍니다

→ 살다가 덧없다고 짙게 느낍니다

《황청원-칡꽃향기 너에게 주리라》(오상,1983) 67쪽


생의 고단함을 알아버린

→ 살아가는 고단함을 알아버린

→ 삶이 고단한 줄 알아버린

→ 고단한 삶을 알아버린

→ 살며 고단함을 알아버린

《최은숙-미안, 네가 천사인 줄 몰랐어》(샨티,2006) 43쪽


그것이 생의 현실이다

→ 그것이 현실이다

→ 그것이 삶이다

→ 그것이 살아가는 현실이다

→ 그것이 오늘 모습이다

→ 그것이 우리 삶 모습이다

《소노 아야코/오근영 옮김-왜 지구촌 곳곳을 돕는가》(리수,2009) 29쪽


생의 빛깔도 달라집니다

→ 살아가는 빛깔도 달라집니다

→ 삶이라는 빛깔도 달라집니다

→ 우리 삶 빛깔도 달라집니다

→ 우리 사는 빛깔도 달라집니다

→ 삶빛도 달라집니다

→ 삶빛깔도 달라집니다

《정상명-꽃짐》(이루,2009) 40쪽


생의 어떤 사건들은

→ 삶에서 어떤 일들은

→ 살며 겪는 어떤 일들은

→ 살다가 맞닥뜨리는 어떤 일들은

《조병준-기쁨의 정원》(샨티,2016) 22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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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동등 同等


 동등하게 대접하다 → 똑같이 대접하다

 값을 동등하게 매기다 → 값을 똑같게 매기다

 동등한 책임을 느낄 → 같은 책임을 느낄

 서로가 동등한 처지 → 서로가 같은 처지


  ‘동등(同等)하다’는 “등급이나 정도가 같다”를 뜻한다고 해요. 그러니까 ‘같다’라는 낱말을 쓰면 되고, 때로는 ‘똑같다’라는 낱말을 쓰면 됩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은 ‘동등(冬等)’이라는 한자말을 “1. 춘, 하, 추, 동의 네 등급으로 나눈 것의 넷째 등급 2. 예전에, 겨울에 내던 세금”을 가리킨다면서 싣는데, ‘겨울 급’이나 ‘겨울 세금’으로 쓰면 될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2016.8.2.불.ㅅㄴㄹ



남녀의 동등한 권리는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 남녀한테 똑같은 권리는 헌법에 뚜렷이 나온다

→ 남녀는 권리가 같다고 헌법에 똑똑히 나온다

《우어줄라 쇼이/전옥례 옮김-여자로 살기, 여성으로 말하기》(현실문화연구,2003) 12쪽


하느님 앞에서 사람은 누구나 동등해

→ 하느님 앞에서 사람은 누구나 같아

→ 하느님 앞에서 사람은 누구나 똑같아

《블라지미르 메그레/한병석 옮김-우리는 누구?》(한글샘,2010) 277쪽


여성은 동등한 일을 하는 남성만큼 임금을 받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 여성은 똑같은 일을 하는 남성만큼 일삯을 받는 적이 거의 없었다

→ 여성은 같은 일을 하는 남성만큼 일삯을 받는 적이 거의 없었다

《리처드 로드/박선주 옮김-세계를 읽다, 독일》(가지,2016) 24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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