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명색 名色


 명색이 사장인데 → 이래 봬도 사장인데 / 그래도 사장인데

 반장은 명색일 뿐 → 반장은 이름일 뿐 / 반장은 허울일 뿐

 그야말로 명색이고 → 그야말로 허울이고 / 그야말로 껍데기이고

 명색이 밥이지 → 이름이 밥이지 / 말이 좋아 밥이지

 대도시를 건설한다는 명색으로 → 대도시를 세운다는 빌미로


  ‘명색(名色)’은 “1. 어떤 부류에 붙여져 불리는 이름 2. 실속 없이 그럴듯하게 불리는 허울만 좋은 이름 3. 겉으로 내세우는 구실”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름’이나 ‘허울’로 손보면 됩니다. 한국말사전에서는 ‘명색’ 셋째 풀이를 ‘구실’로 풀이하지만, ‘구실(口實)’을 다시 찾아보면 “핑계를 삼을 만한 재료. ‘핑계’로 순화”로 풀이합니다. 곧 ‘핑계’나 ‘빌미’ 같은 낱말을 써야 알맞을 테지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명색(明色)’을 “= 밝은색”으로 풀이하면서 싣고, ‘명색(冥色/暝色)’을 “해가 질 무렵의 어둑어둑한 빛”으로 풀이하면서 싣습니다. 이런 한자말은 쓸 일이 없다고 느낍니다. 말 그대로 ‘밝은빛’으로 쓰거나 ‘어스름빛·어둑살빛·땅거미빛’처럼 쓰면 됩니다. 2016.8.3.물.ㅅㄴㄹ



나는 명색이 과학자, 제딴은 명사지만

→ 나는 이름이 과학자, 제딴은 명사지만

→ 나는 남 앞에서 과학자, 제딴은 널리 알려졌지만

→ 나는 이래 봬도 과학자, 제딴은 널리 알려졌지만

《팀 윈튼/이동욱 옮김-블루 백》(눌와,2000) 130쪽


명색이 일제시대 광주 학생 운동 선봉대였던 광주고등보통학교에

→ 이름은 일제시대 광주 학생 운동 선봉대였던 광주고등보통학교에

→ 허울은 일제시대 광주 학생 운동 선봉대였던 광주고등보통학교에

→ 겉으로는 일제시대 광주 학생 운동 선봉대였던 광주고등보통학교에

→ 이래 봬도 일제시대 광주 학생 운동 선봉대였던 광주고등보통학교에

《김삼웅-10대와 통하는 민주화운동가 이야기》(철수와영희,2015) 58쪽


명색이 시인인데

→ 이름이 시인인데

→ 허울은 시인인데

→ 그래도 시인인데

→ 이래 봬도 시인인데

《조병준-기쁨의 정원》(샨티,2016) 18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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