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 알맞은 적기



알맞은 適期이다

→ 알맞은 때이다

→ 알맞다


적기(適期) : 알맞은 시기



  한자말 ‘적기’는 “알맞은 때”를 가리켜요. “알맞은 적기”처럼 쓰면 겹말입니다. ‘적기’라는 한자말을 쓰고 싶다면 “적기이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만, 굳이 ‘적기’처럼 적기보다는 “알맞은 때”라 적을 때에 한결 낫고, “알맞다”처럼 단출하게 쓸 수도 있어요.



여러 가지의 몸의 변화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학습하기에 알맞은 適期이다

→ 여러 가지로 몸이 바뀌는 까닭을 찬찬히 배우기에 알맞은 때이다

→ 여러 가지로 몸이 달라지는 모습을 깊이 배우기에 알맞다

《E.레멘-어머니가 들려주는 성교육》(중앙일보사,1978) 21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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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 가을추수



봄부터 가을추수까지

→ 봄부터 가을걷이까지

→ 봄부터 가을까지


가을 2 : 벼나 보리 따위의 농작물을 거두어들임

가을걷이 : = 추수(秋收)

추수(秋收) : 가을에 익은 곡식을 거두어들임



  ‘가을추수’는 겹말입니다. 더욱이 ‘가을’이라는 낱말은 두 가지로 써요. 첫째 ‘가을 1’는 네 철 가운데 하나를 가리켜요. ‘가을 2’은 ‘가을걷이’를 가리키지요. 시골에서는 ‘가실’이라고도 합니다. ‘가을 1’를 가리키면서 ‘가을추수’라 했어도 겹말이요, ‘가을 2’을 나타내면서 ‘가을추수’라 해도 겹말이에요.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살피니 ‘가을걷이 = 추수’로 풀이합니다. 이 같은 말풀이는 알맞지 않습니다. ‘추수 = 가을걷이’처럼 다루어야 올바르지요.



봄부터 가을추수까지 밭일을 하고

→ 봄부터 가을까지 밭일을 하고

→ 봄부터 가을걷이까지 밭일을 하고

《이응노·박인경·도미야마/이원혜 옮김-이응노―서울·파리·도쿄》(삼성미술문화재단,1994) 5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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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간간 間間


 소문이 간간 들린다 → 소문이 더러 들린다

 간간 기침을 하신다 → 가끔 기침을 하신다

 사람들이 간간 서 있다 → 사람들이 띄엄띄엄 있다

 간간이 들려오는 소리 → 이따금 들려오는 소리

 간간이 눈에 띄었다 →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간간(間間)’은 “= 간간이”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간간이(間間-)’는 “1.  시간적인 사이를 두고서 가끔씩. ‘이따금’으로 순화 2. 공간적인 거리를 두고 듬성듬성”을 나타낸다고 해요. 한국말사전 말풀이처럼 ‘이따금’이나 ‘듬성듬성’으로 고쳐쓰면 되고, ‘가끔’이나 ‘드문드문’으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때로·때때로’나 ‘더러’로 고쳐쓸 수도 있어요. 그런데 한국말사전 말풀이를 보면 “사이를 두고서 가끔씩”처럼 적는데, ‘가끔씩’은 겹말이에요. ‘가끔’으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시간적인 사이를 두고서”나 “공간적인 거리를 두고서” 같은 말마디도 어울리지 않아요. “시간으로 사이를 두고서나”나 “공간으로 거리를 두고서”로 손질합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네 가지 ‘간간’이 더 나오는데, 이 한자말은 모두 털어내야지 싶습니다. 2016.8.24.물.ㅅㄴㄹ



간간(侃侃)하다 : 성품이나 행실 따위가 꼿꼿하고 굳세다

간간(??) : 1. 마음이 기쁘고 즐거움 2. 강하고 재빠름

간간(懇諫) : 윗사람에게 잘못을 고치도록 간절히 말함

간간(懇懇)하다 : 매우 간절하다



열심히 듣다가 간간이 웃었다

→ 바지런히 듣다가 가끔 웃었다

→ 바지런히 듣다가 이따금 웃었다

→ 바지런히 듣다가 더러 웃었다

《미리암 프레슬리/유혜자 옮김-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사계절,1997) 234쪽


간간이 잠이 깨어 눈을 떠 보면

→ 때때로 잠이 깨어 눈을 떠 보면

→ 이따금 잠이 깨어 눈을 떠 보면

→ 드문드문 잠이 깨어 눈을 떠 보면

《서갑숙-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중앙엠앤비,1999) 86쪽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이 이따금 눈에 띄었다

→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이 더러 눈에 띄었다

《원공-우리는 그 길을 왜 걸었을까》(호미,2003) 57쪽


그 서사 속에 숨어 있는 여성의 존재도 간간이 감지된다

→ 그 글에 숨은 여성도 이따금 느낀다

→ 그 이야기에 숨은 여성도 더러 알아차린다

《메릴린 옐롬·테리사 도너번 브라운/정지인 옮김-여성의 우정에 관하여》(책과함께,2016) 2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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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돈독 敦篤


 돈독한 우정 → 도타운 우정 / 살가운 우정

 우애가 돈독하다 → 우애가 두텁다 / 우애가 살갑다

 그는 신앙심이 돈독하다 → 그는 믿음이 두텁다 / 그는 믿음이 깊다


  ‘돈독(敦篤)하다’는 “도탑고 성실하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은 “≒ 독후하다·돈후하다”처럼 비슷한말을 싣는데, ‘독후(篤厚)하다’는 “성실하고 친절하며 인정이 두텁다”를 가리키고 ‘돈후하다(敦厚)하다’는 “인정이 두텁고 후하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니 ‘돈독·독후·돈후’ 모두 ‘도탑다’나 ‘두텁다’로 손볼 만합니다. 때로는 ‘사이좋다’나 ‘어깨동무’나 ‘살갑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2016.8.24.물.ㅅㄴㄹ



유대관계를 돈독히 해 놓으려고

→ 유대관계를 도타이 해 놓으려고

→ 유대관계를 좋게 해 놓으려고

→ 유대관계를 살가이 해 놓으려고

《가톨릭 다이제스트》 206호(2007.4.) 18쪽


관계를 돈독히 만드는 접착제 구실

→ 관계를 단단히 하는 접착제 구실

→ 서로를 도탑게 하는 접착제 구실

→ 서로를 살갑게 하는 접착제 구실

《김민아와 다섯 사람-놀이가 아이를 바꾼다》(시사일본어사,2016) 16쪽


여성들의 우정이 가진 특징으로 돈독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점을 꼽았고

→ 여성 사이 우정은 도타움이 오래 이어지는 대목을 특징으로 꼽았고

→ 여성들은 서로 오래도록 도타이 지내는 모습이 남다르다고 꼽았고

《메릴린 옐롬·테리사 도너번 브라운/정지인 옮김-여성의 우정에 관하여》(책과함께,2016) 23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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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은은 隱隱


 은은하게 보이는 먼 산 → 어슴푸레 보이는 먼 산 / 흐릿하게 보이는 먼 산

 달빛이 은은하게 비친다 → 달빛이 흐릿흐릿 비친다 / 달빛이 어슴푸레 비친다

 은은히 들려오는 종소리 → 아득히 들려오는 종소리 / 잔잔히 들려오는 종소리


  ‘은은(隱隱)하다’는 “1. 겉으로 뚜렷하게 드러나지 아니하고 어슴푸레하며 흐릿하다 2. 소리가 아득하여 들릴 듯 말 듯 하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어슴푸레하다’나 ‘흐릿하다’나 ‘아득하다’로 손보면 됩니다. 때로는 ‘아슴푸레하다’나 ‘아련하다’나 ‘아렴풋하다’로 손볼 수 있고, ‘차분하다’나 ‘부드럽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은 ‘은은(殷殷)하다’를 “들려오는 대포, 우레, 차 따위의 소리가 요란하고 힘차다”를 뜻한다면서 싣지만, 이런 한자말은 쓸 일이 없으니 털어내야지 싶습니다. 2016.8.22.달.ㅅㄴㄹ



살구나무의 꽃은 향기가 얼마나 은은한지 모른다

→ 살구나무 꽃은 냄새가 얼마나 부드러운지 모른다

→ 살구나무 꽃내음은 얼마나 잔잔한지 모른다

→ 살구나무 꽃내음은 얼마나 차분한지 모른다

《도종환-시 창작 교실》(실천문학사,2005) 7쪽


딸기는 등불처럼 은은하게 빛나고요

→ 딸기는 등불처럼 잔잔하게 빛나고요

→ 딸기는 등불처럼 부드럽게 빛나고요

→ 딸기는 등불처럼 고요하게 빛나고요

《케빈 헹크스/최순희 옮김-나에게 정원이 있다면》(시공사,2010) 22쪽


은은한 아이리스 향기

→ 잔잔한 아이리스 냄새

→ 상긋한 아이리스 내음

→ 고요한 아이리스 꽃내

《나탈리 민/바람숲아이 옮김-숲을 사랑한 소년》(한울림어린이,2015) 1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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