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10.26.


《흔한 새》

 최협 글·그림, 길벗어린이, 2021.9.15.



전라남도에서는 모처럼 나흘째 비날을 잇는다. 바닥을 보이던 못도 제법 찰랑인다. 낮에 이르니 구름이 걷히면서 차츰 갠다. 한낮에 다시 가랑비가 뿌리려 하다가 슬그머니 해가 나더니 저녁에는 별이 돋으면서 곱게 트인다. 저녁빛을 헤아리며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사흘 동안 바깥일을 보고 돌아온 터라 등허리부터 쉬었다. 길에서는 함께 저잣마실을 하는 큰아이하고 두런두런 얘기하고, 시골버스에서는 바지런히 하루글을 쓴다. 작은아이는 고구마를 한 솥 그득히 쪘다. 넷이 집일을 나누면서 한결 느긋한 나날이다. 《흔한 새》를 되새긴다. 책이름처럼 온누리 모든 새는 워낙 하나같이 “흔한 새”이다. “드문 새”란 있을 수 없다. 저마다 골고루 들숲메바다에 깃들며 이웃하는 새인데, 우리 스스로 서울(도시)을 넓히고 키우느라, 여기에 싸움질을 끝없이 해대느라, 새터(새가 살 터)가 사라졌고 망가졌다. 매도 수리도 동박새도 꾀꼬리도 뜸북새도 흔한 새이다. 이제는 제비조차 안 흔한 새로 바뀌어 가는데, 손수 살림을 짓는 사람도 안 흔한 사람이 되는 셈일까? 보금자리를 가꾸고 사랑하는 수수한 사람도 안 흔할까? 새를 곁에 두면서 새롭게 배울 적에 서로서로 잇고 맺고 틔울 사이를 알아볼 수 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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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3002 : 주변 -의 생명 위태 무심하게 지나친


주변 사람의 생명이 위태로운 때조차도 무심하게 지나친다면

→ 사람들이 목숨이 아찔한 때조차도 툭 지나친다면

→ 둘레에서 사느냐 죽느냐인 때조차도 지나친다면

《10대와 통하는 법과 재판 이야기》(이지현, 철수와영희, 2021) 56쪽


“주변 사람의 생명이 위태로운”이라 하면 “둘레에 있는 사람이 + 사느냐 죽느냐”인 때를 가리킵니다. 이때에는 “주변 사람의”는 ‘사람들이’나 ‘둘레에서’로 손볼 만해요. “생명이 위태로운”은 “목숨이 아찔한”이나 “사느냐 죽느냐”나 ‘아슬아슬한’으로 손봅니다. 한자말 ‘무심’은 내 일이 아니라 여기며 지나치는 몸짓을 가리키니, “무심하게 지나친다면”은 겹말입니다. ㅍㄹㄴ


주변(周邊) : 1. 어떤 대상의 둘레 2. = 전두리

생명(生命) : 1. 사람이 살아서 숨 쉬고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힘 2. 여자의 자궁 속에 자리 잡아 앞으로 사람으로 태어날 존재 3. 동물과 식물의, 생물로서 살아 있게 하는 힘 4. 사물이 유지되는 일정한 기간 5. 사물이 존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위태(危殆) : 어떤 형세가 마음을 놓을 수 없을 만큼 위험함

무심(無心) : 감정이나 생각하는 마음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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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989 : 분명 것 약간 불안 공포 느끼는 심리 상태


‘두려움’은 분명히 익숙한 것인데, 어딘가 약간 달라졌기 때문에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심리 상태다

→ 틀림없이 익숙하지만 어디가 좀 다르기에 어찌할 바 모르며 ‘두렵’다

→ 아무래도 익숙하지만 어디가 살짝 다르기에 어쩔 줄 모르며 ‘두렵’다

→ 참으로 익숙하지만 어디가 조금 다르기에 근심걱정에 ‘두렵’다

《태도가 작품이 될 때》(박보나, 바다출판사, 2019) 49쪽


우리말 ‘두렵다’를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심리 상태”로 풀이하는 보기글입니다. 우리말을 그저 한자말로 바꾸었을 뿐입니다. 우리말이건 한자말이건 영어이건, 비슷한말이나 같은말로 돌림풀이를 하다가는 뒤죽박죽입니다. 아무래도 익숙하다고 여기면서 돌림풀이에 갇힙니다. 참으로 익숙하다고 보느라 겹말풀이에 매이기도 합니다. 어디가 다른지 헤아릴 노릇입니다. 무엇이 살짝 다르거나 조금 다르거나 제법 다른지 짚어야지요. 근심걱정을 하느라 어찌할 바를 몰라요. 차분히 다독이며 다스립니다. ㅍㄹㄴ


분명(分明) : 1. 틀림없이 확실하게 2. 모습이나 소리 따위가 흐릿함이 없이 똑똑하고 뚜렷하다 3. 태도나 목표 따위가 흐릿하지 않고 확실하다 4. 어떤 사실이 틀림이 없이 확실하다

약간(若干) : 1. 얼마 되지 않음 2. 얼마 안 되게. 또는 얼마쯤

불안(不安) : 1.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함 2. 분위기 따위가 술렁거리어 뒤숭숭함 3. 몸이 편안하지 아니함 4. 마음에 미안함

공포(恐怖) : 두렵고 무서움

심리(心理) : 1. [심리] 마음의 작용과 의식의 상태 2. [심리] 생물체의 의식 현상과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 예전에는 형이상학 안에 포함하여 생각하였으나 오늘날에는 실험 과학의 경향을 띠고 있다. 발달 심리학·변질 심리학 따위의 여러 갈래로 나누며, 군사·산업·교육 따위의 실생활에 널리 응용한다 = 심리학

상태(狀態) : 사물·현상이 놓여 있는 모양이나 형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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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988 : 그 풍요로움의 건 대지(大地)


그 풍요로움의 바탕에 있는 건 대지(大地)란다

→ 넉넉한 바탕은 땅이란다

→ 땅이 있기에 넉넉하단다

→ 땅을 바탕으로 넉넉하단다

《불의 용의 나라 3》(이시이 아스카/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2026) 16쪽


일본옮김말씨인 “그 + 풍요로움의 + 바탕에 + 있는 건 + 대지(大地)란다”입니다. ‘그’하고 ‘건’은 털어냅니다. ‘-의’는 ‘-ㄴ’으로 손보면서 “넉넉한 바탕”으로 적을 만하고, 말짜임을 손질해서 “땅을 바탕으로 + 넉넉하단다”로 적을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우리말로 ‘땅’이라 적으면 되어요. ㅍㄹㄴ


풍요(豊饒) : 흠뻑 많아서 넉넉함

대지(大地) : 1. 대자연의 넓고 큰 땅 2. 좋은 묏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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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987 : -에게 소중하게 다뤄졌을 것


나도 아기였을 때 젊고 서툰 엄마아빠에게 소중하게 다뤄졌을 것이다

→ 나도 아기일 때 젊고 서툰 엄마아빠가 알뜰살뜰 돌보았겠지

→ 젊고 서툰 우리 엄마아빠도 아기인 나를 고이 보살폈겠지

《네가 처음 엄마라고 부른 날》(홀링, 북극곰, 2021) 68쪽


나는 아기를 낳고서, 내가 아기이던 무렵에 우리 엄마아빠가 나를 어떻게 돌보았을는지 헤아려 봅니다. 나는 오늘 무척 서툴다고 여기는데, 아마 우리 엄마도 몹시 서툰 나날을 보냈으리라고 여깁니다. 그저 누구나 서툴더라도 언제나 사랑으로 보살피는 길이기에, 이처럼 삶을 잇고 살림을 나누면서 지낸다고 느낄 만합니다. “엄마아빠에게 다뤄졌을 것이다”는 잘못 쓰는 옮김말씨입니다. 먼저 토씨를 ‘-한테서(-에게서)’로 붙여야 맞는데, ‘다뤄졌을’ 같은 입음꼴은 안 어울려요. 그래서 “엄마아빠가 + 돌보았겠지”로 고쳐쓰면서 ‘것’도 털어냅니다. ㅍㄹㄴ


소중하다(所重-) : 매우 귀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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