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부업 副業


 농사 외에 부업으로 토끼를 기르다 → 흙일에 곁일로 토끼를 기르다

 본업보다 부업에 신경 쓰는 듯해서 → 큰일보다 틈새일에 마음쓰는 듯해서

 비밀리에 해온 부업이 있으니 → 몰래 해온 사잇일이 있으니


  ‘부업(副業)’은 “본업 외에 여가를 이용하여 갖는 직업”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틈일·틈새일·사잇일·샛일’이나 ‘곁일·겨를일’로 손봅니다. ‘짬일·살짝일’이나 ‘토막일·도막일·동강일’로 손볼 만합니다. ‘나절일’이나 ‘드난일·뜬일’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부업’을 둘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부업(婦業) : 1. 여자가 하는 일 2. 여자의 직업

부업(父業) : 1. 아버지의 직업 2. 대대로 이어서 내려오는 직업



지금도 나는 부업이 필요한 사람이다

→ 요즘도 나는 곁일을 해야 한다

→ 아직도 나는 틈새일을 해야 한다

《그림책이라는 산》(고정순, 만만한책방, 2021) 23쪽


재봉일은 엄마가 가장 오랫동안 하신 부업이에요

→ 엄마는 바늘일을 곁일로 가장 오랫동안 하셨어요

→ 엄마는 옷짓기를 틈일로 가장 오래 하셨어요

《엄마는 의젓하기도 하셨네》(박희정, 꿈꾸는늘보, 2024) 8쪽


월급봉투를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는 엄마는 안 해 본 부업이 없다

→ 달삯자루를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는 엄마는 안 해본 곁일이 없다

→ 달삯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는 엄마는 안 해본 드난일이 없다

《웰컴 투 갱년기》(이화정, 오도카니, 2025)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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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956 : 개인차 있 시작詩作 의식 절대적 몰입 요하는 고도의 내밀 작업


개인차가 있겠으나 내게 시작(詩作)은 어떤 의식과도 같아서 절대적 몰입을 요하는 고도의 내밀한 작업이다

→ 다 다를 텐데 나는 노래를 비나리처럼 쓰기에 오롯이 마음을 기울여야 한다

→ 사람마다 다른데 나는 비나리마냥 노래를 쓰기에 온마음을 쏟아야 한다

《섬에서 부르는 노래》(손세실리아, 강, 2021) 46쪽


사람마다 다릅니다. 누구나 스스로 노래합니다. 비나리처럼 고요히 빌거나 바라면서 마음을 기울일 수 있습니다. 고즈넉이 새벽을 맞으면서 마음을 들일 수 있습니다. 바깥으로 터뜨리면서 말빛을 피울 수 있고, 속으로 잠기면서 말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저마다 다르게 붓을 쥐고, 서로서로 남다르게 길을 엽니다. 삶을 그리고 꿈을 옮기며 오늘을 노래합니다. ㅍㄹㄴ


개인차(個人差) : 각 개인의 정신적·신체적 능력이나 특성의 차이

시작(詩作) : 시를 지음. 또는 그 시 ≒ 작시(作詩)

의식(儀式) : 1. 행사를 치르는 일정한 법식. 또는 정하여진 방식에 따라 치르는 행사 ≒ 식, 식례·식전·의례·의전 2. [군사] 명사(名士)나 귀빈을 예우하거나 어떤 행사를 축하하기 위하여 거행하는 분열이나 사열 따위의 군대 의식

절대적(絶對的) : 1. 아무런 조건이나 제약이 붙지 아니하는 2. 비교하거나 상대될 만한 것이 없는

몰입(沒入) : 1. 깊이 파고들거나 빠짐 2. [역사] 죄인의 재산을 몰수하고 그 가족을 관아의 종으로 잡아들이던 일

요하다(要-) : 필요로 하다

고도(高度) : 1. 평균 해수면 따위를 0으로 하여 측정한 대상 물체의 높이 2. 수준이나 정도 따위가 매우 높거나 뛰어남. 또는 그런 정도 3. [천문] 천체가 지평선이나 수평선과 이루는 각거리

내밀(內密) : 어떤 일이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함. 또는 그런 일

작업(作業) : 1. 일을 함 2. 일정한 목적과 계획 아래 하는 일 3. [군대] 근무나 훈련 이외에 진지 구축, 막사나 도로 보수 따위의 임시로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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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943 : 화채 위 우아(優雅) 개념 직렬 주


그대는 화채 위에 꽃을 뿌리며 우아(優雅)라는 개념을 직렬로 주었고

→ 그대는 꽃밥에 꽃을 뿌리며 아름답다는 뜻을 그대로 보였고

→ 그대는 꿀밥에 꽃을 뿌리며 눈부시다는 빛을 곧바로 밝혔고

《어깨에 머리를 기대던 시절》(고명재, 난다, 2026) 19쪽


꽃을 놓아 달게 마시기에 ‘화채’라고도 한다지요. 꽃을 놓는다면 ‘꽃밥·꽃물’이라 할 만하고, 달게 마신다면 ‘꿀밥·꿀물’이라 할 만합니다. 꽃밥에 꽃을 뿌립니다. 꽃나물에 꽃을 얹습니다. 아름답구나 하고 그대로 느낍니다. 눈부신 빛을 곧바로 밝힙니다. 고운 길을 고스란히 봅니다. 반짝이는 뜻을 확 받아들입니다. ㅍㄹㄴ


화채(花菜) : 꿀이나 설탕을 탄 물이나 오미잣국에 과일을 썰어 넣거나 먹을 수 있는 꽃을 뜯어 넣고 잣을 띄운 음료

우아하다(優雅-) : 고상하고 기품이 있으며 아름답다

개념(槪念) : 1.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 2. [사회] 사회 과학 분야에서, 구체적인 사회적 사실들에서 귀납하여 일반화한 추상적인 사람들의 생각. 예를 들어 사람들이 많이 시청하는 프로그램을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때,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개념이 생기게 된다 3. [철학] 여러 관념 속에서 공통된 요소를 뽑아내어 종합하여서 얻은 하나의 보편적인 관념. 언어로 표현되며, 일반적으로 판단에 의하여 얻어지는 것이나 판단을 성립시키기도 한다

직렬(直列) : [전기·전자] 전기 회로에서 발전기, 축전기, 전지 따위를 일렬로 연결하는 일 = 직렬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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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942 : 안 들 -집


끓는 솥 안에서 무 조각들이 어깨를 부딪치며 둥글어집니다

→ 끓는 솥에서 무조각이 어깨를 부딪치며 둥글둥글합니다

→ 끊는 솥에서 무조각이 어깨를 부딪치며 둥글합니다

《어깨에 머리를 기대던 시절》(고명재, 난다, 2026) 10쪽


솥에 물을 넣고서 끓입니다. 무를 끓인다면 솥에서 무조각이 부딪칠 테지요. 모난 조각이 부딪히노라면 둥글둥글 바뀝니다. 옮김말씨처럼 ‘안’을 잘못 쓰고 ‘-들’을 군더더기로 붙이면서 ‘둥글어집니다’로 잘못 쓴 보기글입니다. 살며시 덜어내어 둥글둥글 가다듬습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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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에 써둔 글인데 여태 묵혔다가 올려놓는다.


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뱁새라는 너



  참으로 가득할 만큼 사람 곁에서 어울리는 참새가 있고, 밝게 노래하는 박새가 있고, 톡톡 내려앉듯 슬슬 나는 할미새가 있고, 더없이 조고만 몸으로 살랑대는 뱁새가 있다. 오래오래 속삭인 새이름에는 오래오래 이웃으로 지낸 마음이 흐른다. ‘참새·박새·할미새·뱁새·딱새·콩새·한새’ 같은 이름은 더 낫거나 좋거나 나쁘지 않다. 굳이 ‘뱁새’라는 이름을 나쁘게 여기어 ‘붉은머리오목눈이’로 바꾸어야 하지 않다.


  이른아침에 논둑길을 달려서 옆마을로 간다. 제비 셋이 머리 위로 가까이 스치며 노래한다. 참새 여럿이 가볍게 날며 노래하더니, 시든 억새포기에 사뿐히 앉는다. 작고 가벼운 몸이니, 시든 풀줄기에도 앉지. 달리다가 슬슬 거닐면서 참새떼를 바라본다. 이내 구름이 걷히고서 해가 난다. 이웃마을 느티나무에 새잎이 돋는다. 느티잎을 나물로 즐길 무렵이다. 2003년 가을 어느 날 권정생 할배가 “마, 예전에 먹을것이 없어서 느티잎도 떡으로 해먹었지.” 하고 알려준 적이 있다. 이 말씀을 듣고서 이듬해 봄을 기다렸다. 느티잎이 새로 돋을 한봄을 기다려서 한 잎씩 톡톡 끊어서 머금어 보았다. 처음에는 낯선 맛이었으나 이내 느티잎 푸른맛을 반겼다. 따로 떡을 안 하고서 잎을 나물로 삼으면 되더라.


  옅푸른 잎빛이 짙게 물들면 슬슬 억세다. 이때에는 다른 나뭇잎을 훑으면 된다. 불긋나무(단풍나무)도 갓 돋은 새잎을 이레나 열흘쯤 나물로 삼을 수 있다. 애벌레는 한 가지 잎만 갉지만 사람은 모든 잎을 다 훑을 수 있다. 들풀과 숲나무는 철철이 새빛으로 누구한테나 베풀면서 싱그럽다.


  시골버스를 타고서 붓을 쥔다. 사람 곁에서 나란히 하루를 살아가는 조그마한 이웃넋을 글줄로 그려 본다. 그래, 뱁새 이야기를 그리자. 이 조그마한 날갯짓과 몸짓으로 여태 우리 곁에서 싱그러이 춤노래를 베푼 새빛(날아다니는 새로서 새롭게 사이를 잇는 빛)을 적자.


  오늘은 나흘 만에 해를 본다. 봄해는 밝고 맑게 들숲마을을 비춘다. 눈을 떠서 하늘을 본다. 눈을 감고서 하루길을 헤아린다. 참새 못잖게 뱁새가 확 줄었다. 제비 못잖게 한새도 왜가리도 확 줄었다. 새 한 마리한테 땅 한 뼘 나누는 마음을 살리고 싶다. 박쥐도 소쩍새도 뻐꾸기도 꾀꼬리도 깃들 만한 숲이 서울 한복판에도 있기를 빈다. 새바라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마을일꾼(지자체장·기초의원)으로 나서기를 빈다. 온 가지 새이름까지 알기를 바라지 않으나, 마을일꾼이라면 적어도 서른 가지 새이름을 알면서 마을 곳곳에 품을 줄 아는 눈썰미여야지 싶다. 나는 새랑 노래하고 놀이할 줄 아는 사람을 마을일꾼으로 뽑고 싶다. 2026.4.13.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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