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78] 고속도로 쉼터 팥빵



  부산에서 고흥으로 돌아가는 시외버스는 ㅅ쉼터에서 한 차례 멈춥니다. 시외버스를 모는 일꾼도 고단하고, 시외버스를 타는 손님도 고달프기 때문입니다. 15분 쉬는 동안 버스에서 내려 기지개를 켜고 뒷간에 가서 쉬를 눕니다. 아침부터 아직 아무것도 안 먹습니다. 싱싱 달리며 흔들리는 버스에서 속이 쓰릴 듯하기 때문입니다. 마침 고속도로 쉼터에 들른 김에 무엇 하나 재미난 먹을거리 있으면 살까 싶어 둘러보다가 ‘호두과자’를 큰 꾸러미로 장만합니다. 고흥집에 닿아 밥상에 풀어놓으니, 곁님이 먹으면서 “호두과자에 호두가 없어.” 한 마디 합니다. 어라, 그런가, 하고 한 점 집어서 먹으니 참말 팥소만 있고 호두는 작은 알갱이조차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아이는 ‘동글팥빵’이지, 호두과자일 수 없습니다. ‘호두맛 과자’조차 아닙니다. 고속도로 쉼터는 길손만 마주하기에 호두과자 아닌 팥빵을 팔았을까요. 고속도로 쉼터는 우리가 다리쉼을 하면서 느긋하게 들를 즐거운 곳이 되기는 어려울까요. 4347.10.2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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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10.13. 큰아이―그림 그리고 싶어



  그림순이한테서 그림은 빼놓을 수 없다. 꼬물꼬물 조그마한 그림을 즐기려고 큰 종이를 석석 가위로 오려서 그러모은다. 마룻바닥은 그림순이가 그림놀이를 하는 신나는 놀이판이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막내까지는 그리지 못하고, 네 사람을 종이 넉 장에 따로따로 다른 빛깔로 그린다. 그림순이는 놀이순이이기도 한 터라, 그림을 그리다 말고 다른 놀이를 하러 떠난다. 종이와 펜을 마룻바닥에 그대로 둔 채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그림놀이 마룻바닥을 살짝 들여다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그림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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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10.15. 큰아이―아톰인형 그림



  읍내에 새로 연 ㄹ이라는 가게에서 아톰인형을 넷 장만했다. 두 아이가 둘씩 나누어 가졌다. 우리 집 그림순이는 동생과 잘 나누어 놀다가, 동생이 다른 장난감을 갖고 놀 적에 아톰인형 넷을 한 자리에 놓고는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그림을 그린다. 이쁜 아톰인형한테 이름을 불러 주면서 척척척 그림을 그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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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시방 100원 책읽기



  혼자 바깥일을 보며 움직일 적에는 곧잘 피시방에 들른다. 시골집을 떠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느끼거나 겪거나 생각한 이야기를 곧바로 글로 쓰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러 고장 여러 피시방에서 가끔 알쏭달쏭한 일을 겪는다. 틀림없이 ‘마지막 100원’이 톡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나서 컴퓨터를 끄는데, 정작 값을 치를 적에 ‘컴퓨터에 찍힌 마지막 100원 올라간 값’보다 100원이나 200원을 더 부르는 때가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끄면 값이 더 올라가도록 기계를 맞추었을까. 값을 치를 적에는 부러 100원이나 200원이 더 올라가도록 하는 셈일까. 이를 따지면 100원을 돌려줄까.


  따질까 하다가 그만둔다. 길손한테 100원을 더 받아내려는 이들한테 100원을 더 주자고 생각한다. 다음에 이 둘레를 지날 적에 이 피시방은 가지 말자고 생각한다. 그런데 다른 피시방도 엇비슷하다든지, 다른 피시방은 자판이 낡다든지, 다른 피시방은 걸상이 안 좋다든지 하면서, 예전에 ‘100원 바가지’를 쓴 피시방에 다시 들어가는 때가 있다. 엊그제 부산마실을 하면서 들른 피시방이 바로 ‘100원 바가지’ 피시방이다.


  예나 이제나 안 달라지네. 티끌을 모아 큰메를 이룬다더니, 100원 바가지를 푼푼이 모아서 집을 살 모양인 듯하다. 4347.10.2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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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밥상맡 놀이돌이



  산들보라는 누나를 따라 놀이돌이가 된다. 밥상맡에서도 논다. 잠자리에서도 논다. 자전거에서도 논다. 어디에서나 논다. 그래, 밥을 먹겠다고 밥상맡에 앉았어도 더 놀고 싶다면 더 놀아야 할 테지. 밥보다 놀이가 한결 즐거울 적에는 더 놀아야지, 요것아. 4347.10.2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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