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 100원 책읽기



  혼자 바깥일을 보며 움직일 적에는 곧잘 피시방에 들른다. 시골집을 떠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느끼거나 겪거나 생각한 이야기를 곧바로 글로 쓰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러 고장 여러 피시방에서 가끔 알쏭달쏭한 일을 겪는다. 틀림없이 ‘마지막 100원’이 톡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나서 컴퓨터를 끄는데, 정작 값을 치를 적에 ‘컴퓨터에 찍힌 마지막 100원 올라간 값’보다 100원이나 200원을 더 부르는 때가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끄면 값이 더 올라가도록 기계를 맞추었을까. 값을 치를 적에는 부러 100원이나 200원이 더 올라가도록 하는 셈일까. 이를 따지면 100원을 돌려줄까.


  따질까 하다가 그만둔다. 길손한테 100원을 더 받아내려는 이들한테 100원을 더 주자고 생각한다. 다음에 이 둘레를 지날 적에 이 피시방은 가지 말자고 생각한다. 그런데 다른 피시방도 엇비슷하다든지, 다른 피시방은 자판이 낡다든지, 다른 피시방은 걸상이 안 좋다든지 하면서, 예전에 ‘100원 바가지’를 쓴 피시방에 다시 들어가는 때가 있다. 엊그제 부산마실을 하면서 들른 피시방이 바로 ‘100원 바가지’ 피시방이다.


  예나 이제나 안 달라지네. 티끌을 모아 큰메를 이룬다더니, 100원 바가지를 푼푼이 모아서 집을 살 모양인 듯하다. 4347.10.2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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