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4.10.31. 큰아이―글순이 수첩에


  조금씩 글눈을 틔우는 큰아이는 ‘입으로 읊을 만한 이야기’를 가끔 글로 옮긴다. 모든 이야기를 글로 옮길 만큼 글을 밝게 깨치지는 못했으나, 조각조각 짤막하게 이야기를 적을 수는 있다. 찬찬히 글을 깨우쳐서, 머잖아 스스로 지은 이야기를 손수 적을 수 있으리라 본다. 아버지와 어머니와 동생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수첩에 적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글순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이 글 읽기
2014.11.6. 큰아이―빵 먹을래


  낮잠을 거르며 그야말로 기운차게 노는 두 아이와 복닥거리면서 어울리다가, 이래서는 안 되겠구나 싶어 자전거를 태워 찬찬히 들마실을 다녀온다. 들마실을 마치면서 면소재지 빵집에 들러 빵을 몇 점 고른다. 집으로 돌아온다. 틀림없이 배가 고프다고 하지 싶어 저녁을 차린다. 이때 큰아이는 아버지한테 하고 싶은 말을 커다란 그림종이에 그림편지로 써서 건넨다. 저녁을 차리느라 부산하지만 밥냄비와 국냄비에 불을 다 넣고 살짝 한숨을 돌린 뒤 펼친다. 글순이는 아버지한테 “아버지! 빵 먹을지 아을거예요? 빵 먹을래요. 빵 먹을래요. 벼리가 산 동그란 빵 먹을래요. 아버지! 밥 먹고 빵 주세요. 벼리가.”와 같은 이야기를 띄웠다. 배가 고프니 밥보다 빵을 먼저 먹고 싶을 테지만, 이 마음을 꾹 누르고 그림편지를 쓴 큰아이가 고마우면서 애틋하다. 나는 큰아이한테 밥에 앞서 빵을 주었을까? 닷새 지나고 돌아보는데, 이때 큰아이한테 한 점 먼저 준 듯도 하고 안 준 듯도 하고, 도무지 안 떠오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글순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이 글 읽기
2014.11.6. 큰아이―글쓰기 놀이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입을 모아 “아버지 뭐 보여주셔요.” 하고 말한다. 만화영화를 보고 싶다는 눈치이다. 0.01초쯤 생각하다가 “그러면 공부 하나 해 봐.” 하고 말한다. 큰아이는 깍두기공책과 연필을 챙긴다. 작은아이가 누나더러 “아버지가 뭐래?” 하고 묻는다. “응, 공부하래. 누나 공부할 테니까 기다려.” “나도 할래.” “너도? 보라 너 아직 글씨 못 쓰잖아.” “나도 할래.” “알았어. 기다려 봐. 네 공책도 찾아 줄게.” 글순이는 먼저 동생한테 글씨놀이를 시킨다. 이러고 나서 제 몫을 신나게 쓴다. 쪽글을 공책 한 바닥에 다 옮겨적은 뒤, 언제나처럼 마무리는 이쁘장한 꼬물그림을 조그마한 칸에 넣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글순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이 그림 읽기
2014.11.7. 큰아이―커다란 우리 집


  잠자리에 들기 앞서 그림순이가 ‘커다란 그림’을 하나 쏟아낸다. ‘커다란 우리 집’을 그린다. 여러 층으로 집을 이루고, 맨 먼저 아버지가 일하는 방을 그린 뒤, 어머니가 밥을 짓는 방을 그리며, 보라가 노는 방과, 벼리가 노는 방, 이렇게 따로따로 그린 뒤, 맨 꼭대기에는 잠을 자는 방을 그린다. 이에 앞서 우리 몸을 그린 다음 파란거미줄과 파란별을 그렸다. 오직 파란 빛연필로 그린 이 그림을 오래도록 바라보면서, 큰아이 작은 책상맡에 잘 보이도록 세워 놓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그림순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이 그림 읽기
2014.11.7. 작은아이―나도 하고 싶어


  누나가 그림을 그리니 동생도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런데 산들보라는 아직 글을 못 읽으니 누나가 그린 ‘한집 네 사람’ 그림에서 어느 그림이 저를 그렸는지 모른다. 산들보라가 누나 그림에 그림을 덧붙이려 하니 얼른 빼앗고는 ‘보라’ 그림을 건네주면서 “자, 보라는 여기 네 그림에 그려야지.” 하고 말한다. 산들보라는 볼펜을 쥐고는 아주 천천히 동그라미를 그린다. 다만, 아직 동그라미가 오롯이 동그랗지는 않다. 동그라미를 그린다면서 펑퍼짐하게 되니, “구름이야.” 하고 한 마디 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그림돌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