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핫... 앞서 올린 묶음글 제목을 고치다 보니까, 애써 써 놓고 안 올려놓은 글이 있었네요.
^^;;; 바보팅이....


책으로 보는 눈 5 : 책 한 권을 한 해 동안
아침에 뒷간에서 똥을 누며 《마르코스와 안토니오 할아버지》(다빈치,2001)라는 책을 읽습니다. 지금도 꾸준히 사랑을 받는 책인지는 모르겠으나, 처음 나온 지 여섯 해가 지난 지금 읽어도 마음에 와닿는 줄거리가 많습니다.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 가운데 한 사람인 마르코스 부사령관이, 부족 토박이인 안토니오 할아버지한테 여러 가지 옛이야기와 세상이야기를 듣고는 자기가 느끼고 깨달은 생각을 붙여서 엮어낸 책입니다.
어젯밤 잠들기 앞서는 《새만금은 갯벌이다》(한얼미디어,2006)라는 책을 잠깐 읽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읽기보다는 작은제목을 보며 눈길이 가는 꼭지부터 먼저 읽어 나가고 있습니다. 구경꾼이 아닌 이웃으로서, 또 바로 자기 자신이 새만금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또 지금 이 나라에서는 어디에 발붙이고 있어도 새만금 사람들처럼 아파하고 괴로워하고 자기 삶터에서 쫓겨나고 있음을 깨달으며 펼쳐 내려가는 이야기책입니다.
그젯밤 잠들기 앞서는 《우리 청춘의 조선》(사계절,1988)이라는 묵은 책(판이 끊어졌음)을 졸린 눈 비벼가며 읽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식민지 조선에 군복무하러 들어온 일본 젊은이가 한국땅에서 따순 사람들 마음을 느끼고 노동자가 되어 밥벌이를 하는 동안 자연스레 노동운동에 몸담게 된 이야기를 숨김없이 보여줍니다. 읽으면서 때때로 눈물이 맺힙니다.
조금 앞서 낮밥을 반 그릇 먹었습니다. 반 그릇으로도 얼추 배가 든든해지며 졸음이 쏟아집니다. 새벽 네 시 반에 일어나 도서관 갈무리를 하고 글쓰고 걸레 빨고 하다 보니 고단합니다. 잠깐 드러누워 허리를 펴 주어야겠네요. 그래도 눈에 힘을 조금 더 주고 책 한 줄이라도 읽을 생각입니다. 음, 오늘은 무슨 책을 읽을까. 《김광식의 민주기행, 김광식의 아시아기행》(삶이보이는창,2004)을 읽어 볼까. 《슈베르트》(신구문화사,1977)를 읽어 볼까. 《무식하면 용감하다》(행복한만화가게,2006)를 읽을까. 웬만한 책들은 몇 시간 바짝 숨을 모아서 읽어제끼기보다는, 적어도 한두 달, 으레 서너 달, 거의 대여섯 달에 걸쳐서 조금씩 맛보면서 읽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꺼번에 다 읽어 버리면 ‘읽기는 빨리 읽어도, 잊기도 금세 잊구나’ 싶거든요. ‘읽기는 더디게 읽어도, 오래오래 마음에 남아 제 앞길을 밝혀 주는’ 이야기를 좋아하다 보니, 겹치기가 되어도 열 쪽이나 스무 쪽, 때로는 대여섯 쪽만 읽은 뒤 책을 덮곤 합니다. 학교 다닐 때 교과서 하나 진도를 한 해에 걸쳐서 나가듯, 책 한 권 읽을 때에도 거의 한 해라는 시간을 헤아리며 읽어 버릇하고 있습니다. (4340.5.29.불.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