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75 : 전날 -의 행복 기대감 전쟁 낳 기아의 현장 목도


전날 밤의 온갖 행복한 기대감은 사라지고, 전쟁이 낳은 기아의 현장을 목도하고 있었다

→ 지난밤에 즐겁게 그리던 꿈은 사라지고, 불바다 탓에 굶주리는 삶을 바라보았다

→ 간밤에 푸르게 그리던 마음은 사라지고, 불더미에서 배곯는 모습을 마주하였다

《뱅뱅클럽》(그레그 마리노비치·주앙 실바/김성민 옮김, 월간사진, 2013) 170쪽


지난밤과 오늘은 다릅니다. 간밤에 슬프거나 외로웠어도 새로 맞는 아침은 다를 만합니다. 어젯밤에는 잔뜩 부풀고 즐겁고 꿈을 그렸다지만, 막상 새벽이 지나면서 으스스한 맨모습을 바라보아야 할 수 있습니다. 불바다로 이글이글 타버리는 곳에는 가난하고 굶주리는 이웃과 아이들이 있어요. 불더미에서는 뭘 심어서 가꾸지 못 합니다. 누가 싸우라고 시키는가요. 무엇 때문에 싸워야 하는가요. 서로 나누면서 함께 살아갈 길을 헤아려야 비로소 사람일 텐데. ㅍㄹㄴ


전날(前-) : 1. 일정한 날을 기준으로 한 바로 앞 날 ≒ 선시·전일 2. 이전의 어느 날. 또는 얼마 전 ≒ 선시·앞날

행복(幸福) : 1. 복된 좋은 운수 2.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

기대(期待) :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기다림

-감(感) : ‘느낌’의 뜻을 나타내는 접미사

전쟁(戰爭) : 1. 국가와 국가, 또는 교전(交戰) 단체 사이에 무력을 사용하여 싸움 ≒ 군려·병과·병혁·전역·전화 2. 극심한 경쟁이나 혼란 또는 어떤 문제에 대한 아주 적극적인 대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기아(飢餓/饑餓) : 먹을 것이 없어 배를 곯는 것 = 굶주림

현장(現場) : 1. 사물이 현재 있는 곳 ≒ 실지·현지 2. 일이 생긴 그 자리 3. 일을 실제 진행하거나 작업하는 그곳

목도(目睹) : = 목격(目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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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676 : -와의 이별 -지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됩


쿠지마와의 이별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 쿠지마와 곧 헤어져야 하는 줄 깨닫습니다

→ 쿠지마가 머잖아 떠아냐 하는 줄 느낍니다

《쿠지마 노래하면 집이 파다닥 5》(콘노 아키라/이은주 옮김, 미우, 2025) 52쪽


헤어져야 하는 줄 깨닫기에 슬프다고 여깁니다. 곧 떠나야 하는 사랑스러운 님이 애틋하기에 자꾸 가라앉는 마음입니다. 가까이 다가오는 날을 깊이 느낍니다. 더는 하루하루 안 줄어들기를 바라지만, 마침내 서로 떨어져야 할 적에는 뼛속까지 시큰할 테지요. 그런데 헤어지기에 새롭게 만날 수 있고, 다시 만나며 새로 헤어지고, 또 만나며 언제나 반가이 맞이합니다. ㅍㄹㄴ


이별(離別) : 서로 갈리어 떨어짐

실감(實感) : 실제로 체험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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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5.2.22.

사진책시렁 160


《아프리카의 美》

 미렐라 리키아르디 글·사진

 홍동선 옮김

 범양사

 1982.9.9.



  책이름을 슬쩍 바꾸기만 해도 줄거리를 잘못 읽거나 엉뚱하게 새기게 마련입니다. 《아프리카의 美》라는 이름으로 옮긴 ‘미렐라 리키아르디’ 님 책은 “Vanishing Africa”라는 이름으로 1974년에 처음 나옵니다. 아프리카를 다루는 적잖은 책은 ‘Vanishing’이라는 낱말을 자주 붙입니다. 한글판을 내려는 분은 “아름다움이 사라진다”는 뜻을 알리려는 마음이었을까요? 1982년까지도 쉽사리 마주하기 어려운 아프리카 살림살이를 ‘아름답다’고 여기며 받아들이자는 뜻이었을까요? 오래도록 이은 살림결을 고스란히 건사한 하루가 ‘아름답다’는 뜻이었을까요? ‘잇다·지키다’란 무엇일는지, ‘오늘·어제’란 무엇일는지, 글과 그림으로 새겨 놓기에 안 사라질는지, 손끝과 발끝으로 하루하루 누리는 즐거운 이야기일 적에는 따로 글이나 그림으로 옮길 까닭이 없이 언제까지나 한결같이 이으면서 누리는 사랑이 아닐는지 곱씹을 노릇입니다. 찰칵 찍어 놓아야 안 사라지지 않습니다. 보금자리에서 살림을 짓는 작고 수수한 마을이 푸른숲을 품으면서 오늘을 열고 앞길을 그릴 적에 그저 곧게 별빛으로 이어가게 마련입니다. 마음에는 남기지 않고서 글과 그림으로만 섣불리 옮길 적에는 어떤 것도 남아나지 않습니다.


ㅍㄹㄴ


#MirellaRicciardi #VanishingAfrica 1974


이 책의 저자 리키아르디는 이 생생한 아름다움을 너무나도 사랑했기에 목숨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아프리카의 오지를 불굴의 의지와 불요의 용기를 가지고 찾아 다니면서 이제는 보기 힘들어지는 여러 가지 극적인 장면들과 각 부족인들의 특성을 극히 예민하고도 예술적인 감각으로 포착하여 그 아름다운 잔영들을 영원한 기록으로 남겼다. (188쪽/역자 후기)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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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Choi Min-Shik 열화당 사진문고 19
최민식 지음, 조세희 글 / 열화당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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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5.2.22.

사진책시렁 163


《열화당 사진문고 22 최민식 1957-1987》

 최민식 사진

 조세희 엮음

 열화당

 1987.12.10.



  한때 ‘최민식 사진상’이 있다가 사라졌습니다. 뜻은 나쁘지 않되, 우리나라 사진밭 썩은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말썽거리를 잔뜩 드러낸 채 조용히 감추었습니다. 그런데 최민식 님이 남긴 ‘길이웃 사진’은 ‘공모전 사진’이기도 합니다. 이미 최민식 님은 에드워드 슈타이켄(Edward Steichen) 님이 1955년부터 편 《family of Man(인간가족)》을 따라가는 얼거리였고, ‘공모전에 뽑히려는 사진’을 꽤 많이 찍어서 으레 ‘나라밖 공모전’에 보냈습니다. ‘사진공모전’을 ‘신춘문예’처럼 여겼달까요. 《열화당 사진문고 22 최민식 1957-1987》는 조세희 님이 풀이글을 맡고 꽤 길게 적습니다. 조세희 님도 한동안 목에 찰칵이를 걸고서 제법 찍곤 했습니다. 다만, 조세희 님도 최민식 님도, 이 나라 거의 모든 ‘보도사진가·포토저널리스트’도 하나같이 먼발치에서 ‘찍힐거리’를 찾습니다. 곁에 있는 사람은 오히려 안 쳐다보고 ‘멀리 있는 가난하거나 후줄근한 사람’을 구경하듯 찍어야 ‘보도사진·다큐멘터리’가 되는 듯 여깁니다. 스스로 골목집에서 살면, 우리 집과 이웃집을 찍을 적에 저절로 ‘골목사진’입니다. 스스로 잿집(아파트)에서 살면, 우리 집과 이웃집부터 찍어야 저절로 ‘아파트라는 현대문명 사진’을 폅니다. 그렇지만 이 나라 사진작가는 ‘이녁 곁’을 도무지 안 찍거나 숨기더군요. 나(자화상)와 집(생활)부터 찍지 않고서야 어찌 이웃을 이웃으로서 만날까요? 글도 그림도 빛꽃도 목소리로만 못 합니다. 목소리에 앞서 ‘나부터 삶꾼·살림꾼’일 노릇이요, 스스로 삶과 살림을 짓는 손길로 찰칵 누르려고 다가서는 이웃하고 ‘함께살기’를 하는 자리에서 비로소 빛이 꽃으로 피어나면서 다같이 눈뜰 수 있습니다.


ㅍㄹㄴ


세계 재분할기에 등장해 오랫동안 우리를 괴롭히던 일본이 찍었든, 그들이 남겨 놓은 사진 속의 우리 모습은 모두 1871년의 그것을 닮았다. 나는 그 사진들을 볼 때마다 심한 통증을 느낀다. “보라.” 사진이 하는 말이다. “이때만 해도 너희는 한 민족으로 서 있었다.” (3쪽/조세희)


이른바 제3세계 쪽 예술가나 그들에 관한 자료를 구해 보기 어려웠던 때에, 빛이 가득한 세계만 찍기를 바라는 보이지 않는 압력자와 사진은 무엇보다도 예술적이기 때문에 먼저 아름답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심미주의자들에 둘러싸여 이 어려운 작업을, 그것도 삼십 년 동안이나 계속해 온 유일한 작가로 나는 최민식을 이해해 왔다. 문학·미술·음악·연극 등의 분야와는 달리 민족적 현실 인식 또는 민중적 내용·형식과 연결지어 말할 작업이나 운동이 우리 사진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5쪽/조세희)


나는 무엇에 점령당하지 않은, 이 말이 모호하다면 남의 사진에 휘말리지 않은, 그리고 출발이 늦었던 후진 세계에 도착해 힘이 센 괴물처럼 행패를 부린 서양 사진에게도 결코 유린당하지 않은 모습을 최민식의 작업에서 보고는 했다. (6쪽/조세희)


최민식의 현실이 그의 동시대 작가들에게 과거가 되는 것은 그들이 남의 땅 작가와 자신을 동일시하려는 데서 비롯되었다. 그들은 저쪽을 기준삼았다. 최민식이 현대 사진 문법과는 이제 상관이 없어 보이는 암흑기의 다큐멘터리 작가들을 아는 데 비해 자기들은 우아한 에드워드 웨스턴도 알고, 세계 사진가를 무릎 꿇게 한 앙리 까르띠에 브레쏭도 알고, 리차드 아베돈도 알고, 젊은 로버트 프랭크(그러나 실제론는 얼마나 늙었는가)와 이상한 듀안 마이클, 섬뜩한 다이안 아버스, 최근에는 집시들을 따라다닌 요제크 쿠델카에다, 사진에 관한 고상한 에세이를 쓴 롤랑 바르트, 수잔 손타그 그리고 발터 벤야민까지, 그들은 정말 아는 것이 많았다 … 그들은 ‘예술’만 생각하고, 민족이 당하는 고통에는 등을 돌렸다. 그러나 최민식은 달랐다. (7쪽/조세희)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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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5.2.22.

사진책시렁 165


《Small Animals》

 Jane Burton

 Color Library International

 1977.



  온누리에는 온목숨이 있습니다. “모든 누리”이니 “모든 목숨”이 다 다릅니다. ‘목숨’이란 “목으로 잇는 숨”이라는 뜻이고, 저마다 목이 있습니다. ‘목’이란, 몸으로 들어오는 모든 숨결을 잇는 길이라는 뜻입니다. 나무하고 풀은 사람하고 다르게 생긴 목입니다. 지렁이와 파리와 애벌레도 사람하고 목이 다르게 생기지요. 헤엄이와 고래도 목이 달라요. 덩치가 크든 작든 모두 몸과 목과 머리가 있습니다. 해파리하고 문어도 몸과 목과 머리가 있습니다. 그저 “사람하고 다른 모습”일 뿐입니다. 《Small Animals》은 1977년에 나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책을 여민 사람들이 일군 다른 책을 찾아보기 어려운데, 아마 이웃나라에서도 이 사진책을 보기는 어려울 테지요. 책이름 그대로 “작은 짐승”을 다루고, “작은 이웃”이 이 별에서 서로 어떻게 어울리고 맞닿으면서 다 다르지만 하나인 숨빛으로 살아가는지 들려줍니다. 우리 삶터를 돌아보면, 책이건 빛꽃이건 그림이건 벼슬이건 하나같이 ‘큰곳’만 쳐다보려고 합니다. ‘작은곳’은 시시하게 여기거나 등돌리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작은곳과 작은목숨과 작은숨결을 등지는 매무새란, 바로 ‘어린이’를 등지는 삶이지 않을까요? 작은곳부터 볼 줄 알 때에 온곳을 봅니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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