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인간 별숲 동화 마을 27
신양진 지음, 국민지 그림 / 별숲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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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1.5.

다듬읽기 185


《녹색 인간》

 신양진 글

 국민지 그림

 별숲

 2020.3.31.



  《녹색 인간》(신양진, 별숲, 2020)은 ‘사람’하고 ‘푸른사람’을 갈라서 보여줍니다. ‘사람’이 망가뜨린 별에서 ‘푸른사람’이 나타나서 조금씩 살리는 길인데, 이때에 ‘사람’은 ‘푸른사람’ 둘레에서 종살이를 한다는 줄거리입니다. ‘사람’은 또 이 별을 망가뜨릴 수 있다면, ‘푸른사람’이 ‘사람’을 종처럼 다룰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때에는 ‘사람’이 어떤 짓을 벌였고, 얼마나 망가졌고, 숱한 사람들이 어떻게 죽거나 앓아야 했는지도 줄거리로 다루어야 했다고 느낍니다. 한쪽은 억누르고 다른쪽은 억눌리니까 둘이 싸워야 하거나 미워해야 하는 얼거리만 보여줄 적에는 썩 이바지할 만하지 않습니다. 망가진 별을 어떻게 다독여서 되살릴 적에 서로 아름다울까 하는 줄거리를 바라보면서 차근차근 짚는 눈길을 들려줄 적에 비로소 새길을 열 테지요. 영어와 옮김말씨와 일본말씨를 너무 자주 쓰는 대목도 아쉽습니다.


ㅅㄴㄹ


수백 마리의 애벌레들이 톱밥 위에 세찬 물결을 만들어냈다

→ 숱한 애벌레가 톱밥에 물결을 세차게 일으켰다

9쪽


녹색 인간은 지구에 식량 대란이 일어나며 만들어졌다

→ 푸른사람은 푸른별에 밥수렁이 일어나며 태어났다

→ 푸른사람은 이 별에 밥고비가 일어나며 나타났다

12쪽


유통 기한이 지나지 않은 쿠키는

→ 마감이 지나지 않은 바삭이는

→ 마감날이 안 지난 바삭이는

12쪽


뱃고동 소리가 선착장을 울렸다

→ 뱃고동 소리가 나루를 울렸다

19쪽


누구랄 것도 없이 환영의 함성을 질렀다

→ 누구나 반기며 소리질렀다

→ 누구나 반갑게 외쳤다

19쪽


레드서클만 있으면 블루버드를 탈 수 있고, 그린필드로 가서 녹색 인간이 될 수 있다

→ 빨강공만 있으면 파란새를 탈 수 있고, 푸른들로 가서 푸른사람이 될 수 있다

→ 붉은구슬만 있으면 파랑새를 탈 수 있고, 푸른터로 가서 푸른이가 될 수 있다

23쪽


갑판 위에 커다란 글씨가 쓰여 있었다

→ 널마루에 글씨를 커다랗게 썼다

→ 뱃마루에 글씨를 크게 썼다

27쪽


쌀을 확인하려고 입구를 묶은 끈을 풀기 시작했다

→ 쌀을 살피려고 아가리를 묶은 끈을 푼다

→ 쌀을 보려고 주동이를 묶은 끈을 푼다

→ 쌀을 헤아리려고 목을 묶은 끈을 푼다

29쪽


연구소의 작은 성의입니다

→ 배움터에서 작게 드립니다

→ 배움곳에서 조촐히 드려요

31쪽


있는 힘을 다해 선착장으로 뛰었다

→ 있는 힘을 다해 나루터로 달렸다

→ 있는 힘을 다해 뱃터로 달려갔다

44쪽


푸르고 맑은 하늘도

→ 파랗고 맑은 하늘도

45쪽


제가 괜한 이야기를 했네요

→ 제가 굳이 이야기를 했네요

→ 제가 구태여 이야기했네요

52쪽


왜 그 많은 배양액이 필요했으며

→ 왜 가꿈물이 그렇게 들었으며

→ 왜 키움물을 그렇게 썼으며

53쪽


희선의 첫 번째 가설은 틀렸다

→ 희선이 첫 얘기는 틀렸다

→ 희선이 첫 생각은 틀렸다

53쪽


수영복 차림으로 기다란 의자에 기대 책을 보고 있었다

→ 헤엄옷 차림으로 기다란 걸상에 기대 책을 본다

58쪽


광합성을 하고 있는 중이야

→ 볕바라기를 해

→ 해바라기를 하지

60쪽


이곳 건물마다 유리창이 많은 이유가 그래서야

→ 그래서 이곳은 집마다 빛받이가 많아

→ 그래서 이곳 집은 햇볕받이가 많아

60쪽


시선을 조금 돌리자, 이번에는 투명하게 비치는 건물 안으로 녹색 인간들이 보였다

→ 눈을 조금 돌리자, 이제는 비치는 집에서 푸른사람이 보인다

61쪽


농장 노동자들의 임금은 정해져 있었고, 저임금을 받으며 일할 사람은 넘쳐 났다

→ 논밭일꾼 일삯은 똑같고, 적은돈으로 일할 사람은 넘쳐났다

→ 논밭지기는 일삯이 같고, 푼삯으로 일할 사람은 넘쳐났다

62쪽


인솔자가 웃으며 가벼운 목례를 했다

→ 길잡이가 웃으며 가볍게 까딱했다

→ 이끎이가 웃으며 가볍게 손절했다

64쪽


이후에는 진짜 꿈을 꾸게 될 겁니다

→ 이담에는 참말 꿈을 꿉니다

→ 그 뒤에는 참말 꿈을 꿉니다.

67쪽


일단 모두 정상적인 레드서클이라고 하니 내가 실수를 한 거겠죠

→ 모두 반듯한 빨강공이라고 하니 내가 잘못을 했겠죠

→ 모두 올바른 붉은구슬이라고 하니 내가 잘못했겠죠

81쪽


다시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 다시 따뜻이 웃는다

→ 다시 가만히 웃는다

81쪽


잠시 드릴 말씀이 있어요

→ 살짝 여쭐 말씀이 있어요

→ 넌지시 할 말이 있어요

127쪽


먼저 하늘나라에 가 있거라

→ 먼저 하늘나라에 가거라

174쪽


곳곳에 있던 비밀의 방들이 모두 파헤쳐졌다

→ 곳곳에 있던 숨은칸이 모두 드러났다

→ 곳곳에 숨긴 자리가 모두 드러났다

19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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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책집으로 걸어간 사전편찬 서른해

―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를 내면서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최종규 글·사진

스토리닷

2024.11.9.



  시골에서 살림을 짓는 하루를 보내면서 문득 책 하나를 엮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입니다. 이렇게 긴 이름을 붙여도 될까 싶었지만, 때로는 조금 긴 이름도 어울릴 테고, 단출히 ‘들꽃내음 작은책집’이라고도 이야기합니다.


  한때 서울에서 살며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여밀 적에는, 살림살이를 말에 담는 길에 마음을 기울여야 한다고 여기면서, 들숲바다를 늘 헤아려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2010년부터 아예 시골에서 지내는 동안에는, 낱말책을 짓거나 엮는 일꾼이라면 스스로 살림을 가꿀 뿐 아니라 언제나 들숲바다를 품는 하루를 누려야 하는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서울이나 큰고장에서도 자주 들마실·숲마실·바다마실을 하면서 들숲바다를 헤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루 내내 새롭게 흐르는 해바람비에 풀꽃나무에 들숲바다를 늘 지켜보고 살펴보고 들여다보지 않고서야 말을 말답게 못 여미겠구나 싶더군요. 왜냐하면 우리말이건 일본말이건 중국말이건 영어이건, 다 그 나라 삶자리에서 태어난 말인데, ‘말이 처음 태어난 삶자리’는 모두 시골이고 숲이고 바다이고 들입니다.


  모든 말은 살림하는 어른과 어버이와 아이가 스스로 지었습니다. 살림꾼이 지은 말을 따로 ‘사투리’라고 합니다. 이 사투리를 요모조모 알맞게 오늘날 흐름에 맞추어 새로 엮기에 ‘새말’입니다. 번쩍거리거나 높거나 대단해 보이는 서울살림이라 하더라도, 모두 ‘숲에서 태어난 말’을 바탕으로 엮습니다.


 책숲은 어떤 곳인가?


  《들꽃내음 작은책집》은 두 가지를 기둥으로 삼습니다. 첫째는 ‘들꽃내음’이고, 둘째는 ‘작은책집’입니다. 낱말을 살피는 길에 늘 들꽃내음을 살폈습니다. 들꽃내음이 이끄는 대로 걸어다니면서 말 한 마디를 다루고 익혀 왔습니다. 이러면서 작은책집을 찾아나서려고 온나라 곳곳을 하염없이 걷고 다시 걷고 새로 걸었습니다. 큰책집에 잔뜩 있는 책만 읽어도 될 수 있지만, 큰책숲(대형도서관)에 깃든 책만 읽어도 한가득일 테지만, 큰책집이나 큰책숲에 없는 책도 아주 많아요.


그래서 더 헌책집을 찾아간다. 지쳐서 쓰러지려는 몸에 기운을 불어넣으려고 헌책집을 찾아가서 책을 읽는다. 납작오징어로 짓눌리거나 밟히거나 치이더라도 손을 위로 뻗어서 책을 읽으면, 한 칸에 1500사람이 넘게 탄 숨막혀서 죽겠는 지옥철에서조차 ‘찌끄러진 몸’을 잊은 채 ‘나비처럼 홀가분히 팔랑거리는 마음’으로 접어들 수 있다. (35쪽/1994.11.2.)


  요즈음은 ‘독립출판’이라 하는데, 예전에는 ‘비매품’이라 하면서 조그맣게 태어난 책이 있습니다. 고을마다 모임마다 작은책을 꾸렸고, 중앙정부와 지자체도 비매품을 자주 냈고, 작은글꾼도 작은책을 자그맣게 묶어서 선보이는데, 이런 작은이야기는 새책집도 큰책집도 큰책숲도 아닌 ‘작은 헌책집’에만 들어왔습니다.


  큰책집에서 다루는 책에 적힌 낱말만 본다면, 낱말책을 제대로 못 엮습니다. 온누리 모든 사람이 어떻게 말글을 다루는지 살피려면, 새책집이나 큰책숲에 아예 안 들어가는 ‘작은 헌책집에만 들어오는 작은책’을 꼭 두루 읽고 새겨야 합니다.


바구니에 담겨도 꽃이고 꽃그릇에 꽂혀도 꽃이지만, 들판에서 자라도 꽃이요, 나무그늘 밑에서 피어도 꽃이다. 책숲(도서관)에 꽂혀도 책이고, 새책집에 꽂혀도 책이지만, 헌책집에 꽂혀도 책이다. 책은 언제나 책이다. 쇳가루를 마시고 기름 먹으며 일한 손으로 쥐어도 책이며, 아파 드러누운 자리에서 힘겨이 쥐어도 책이다. 배움터에서도 책이고, 집에서도 책이다. 아이도 어른도 똑같은 책을 손에 쥔다. 누가 읽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책은 아니다. 어떤 넋으로 읽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책이다.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바뀌는 책은 아니다. 바로 오늘 즐거이 알아보고 읽으면 바뀌는 책이다. (69쪽/2000.9.26.)


  저는 2007년 4월부터 책마루숲(서재도서관)을 열었습니다. 공공도서관이 아닌 개인도서관입니다. 낱말책을 쓰고 여미고 짓는 길에 곁에 둔 책을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열어둔 ‘서재도서관’이고, 서재인 도서관이라서 ‘책마루 + 책숲’ 얼거리로 새말을 지었습니다.


  책을 사고파는 곳이기에 ‘책집’입니다. 누구나 홀가분히 드나들며 책을 읽고 누리는 곳이기에 ‘책숲’입니다. ‘숲’이란 모든 숨붙이가 가벼이 드나들며 어울리는 푸른터입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이라면 ‘나라책숲’이요, 시립도서관이나 도립도서관이라면 ‘고을책숲’입니다. 마을에서 조촐히 누리는 도서관은 ‘마을책숲’입니다.


 우리나라에 책숲이 있는가?


  작은책집을 꽤 오래도록 찾아다닙니다. 일고여덟 살 어린이일 무렵에는 언니 심부름으로 만화책을 사거나, 어머니 심부름으로 여성잡지를 사려고 다달이 드나들었습니다. 열네 살부터는 스스로 되새길 읽을거리를 찾으려고 혼자 조용히 마실했습니다. 열일곱 살부터 ‘책숲마실’ 이야기를 글로 적어서 둘레에 나누었습니다. 작은책집을 알리는 혼책(독립출판)을 1994년부터 내놓다가 2004년에는 《모든 책은 헌책이다》를 따로 써내기도 했습니다.


  낱말책을 쓰는 일을 하느라 뭇책을 살피려고 작은책집을 다니기도 했습니다만, 우리나라 책숲(도서관)에는 너무 책이 없어서 작은책집에 아예 눌러앉다시피 했습니다. 1994년에 들어간 대학교에서 ‘대학도서관 책정리 곁일’을 꽤 오랫동안 하면서 ‘대학도서관에는 어떤 책이 있는지’ 곰곰이 짚었는데, ‘베스트셀러 대여점’하고 비슷하더군요. 배움책이 너무 없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나라책숲과 고을책숲은 어떨까요? 책숲이 책숲 노릇이 아닌 ‘대여점’ 노릇이라면, 이제는 좀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내가 쓰는 글과 책을 “아파트에서 사는 사람”도 사서 읽을는지 모른다만, 나는 “아파트에서 사는 사람”을 쳐다보면서 글을 쓰거나 책을 묶지 않는다. 나는 “숲을 품는 사람”과 “아이 곁에서 살림을 짓는 어진 사람”을 그리면서 글을 쓰고 책을 낼 마음이다. (118쪽/2007.8.15.)


  저는 2007년에 책마루숲을 열어서 2024년에도 시골에서 그대로 이어갑니다. 나라책숲이나 고을책숲이 아쉽다면 스스로 책숲을 꾸리면서 책을 노래할 노릇이라고 느껴요. 나라에서 안 한다면 내가 하면 됩니다. 아직 우리말꽃(국어사전)이 제대로 안 나왔다면, 언제 마무리할는 지 몰라도 내가 스스로 하면 됩니다.


 이제는 책숲을 찾아볼 때


  작은책집이 깃든 곳은 으레 마을 안쪽입니다. 작은책집을 찾아나서려면 늘 골목마실을 하게 마련입니다. 골목길이란 들꽃과 마당나무가 조촐히 어우러진 작은숲입니다. 처음에는 책집만 찾으려고 골목을 거닐었는데, 책집을 둘러싼 골목집을 하나둘 스치고 지나다니면서, 어느새 책집 못지않게 골목집에서 흐르는 풀꽃내음을 맡으며 발걸음을 멈추었어요. 책을 보려고 책숲마실을 하다가, 시나브로 골목마실로 발걸음이 바뀌더군요.


아이를 무릎에 앉혀서 함께 읽는 책을 산다. 책꽂이에 곱게 채워 놓을 책은 사지 않는다. 꽤 많이 팔리는 책이라 해서 사지 않는다. 사람들이 입에 침이 닳도록 치켜세우는 책이라 할지라도 딱히 사지 않는다. 마음으로 스며들 때에 책을 산다. 마음을 활짝 열도록 다가오는 책을 산다. 나부터 두고두고 사랑할 만한 책을 산다. 우리 아이가 튼튼하고 씩씩하게 큰 다음에도 아낌없이 사랑할 수 있을 만한 책일까 헤아리며 산다. 돈이 넉넉하기에 책을 사지 않는다. 돈이 모자라기에 책을 못 사지 않는다. 돈을 좀 벌었다고 하더라도 아무 책이나 사지 않는다. 살림돈이 바닥났어도 책을 산다. 집에 책꽂이가 모자라지만 책을 산다. (142쪽/2010.10.31.)


  열 살이나 열너덧 살이나 열예닐곱 살에는 책값 500원에도 망설였습니다. 스무 살이나 스물두어 살에는 책값 1000원에도 버거웠습니다. 그래서 으레 ‘서서읽기’를 했습니다. 책값 500원이나 1000원이 없기에 “사서 집에서 느긋이 읽고픈 책”을 “책집 구석에 서서 조용히 읽기”로 누렸습니다. 서서 열 자락을 읽어야 한 자락을 샀고, 서서 서른 자락을 읽은 끝에 한 자락을 사기도 했습니다.


  가난한 책벌레는 겨우겨우 몇 자락을 장만하면서 한나절이고 두나절이고 책집에 눌러붙었는데, 여태 어느 책집지기도 저를 내쫓지 않았습니다. 책집을 닫을 밤에 이르면 “이봐, 젊은이, 이제 나도 닫고 집에 가야 하는데 아직 덜 봤나?” 하고 부르셨어요.


  돈이 넉넉한 사람한테도, 주머니가 후줄근한 사람한테도, 책은 그저 똑같이 책입니다. 돈이 넉넉해서 깨끗한 새책을 온돈을 치르며 바로바로 사는 사람만 책읽기를 하지 않습니다. 주머니가 가벼워서 헌책집에서 눅은값으로 뒤늦게 장만하거나 서서읽기를 하는 사람도 책빛은 고스란히 스밉니다.


1999년이었지 싶은데, ‘책집 단골’을 놓고 ‘책집에 자주 오는 아저씨’들이 주고받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서울 용산에 있는 헌책집 〈뿌리서점〉이었다. 그곳을 날마다 드나드는 아저씨가 꽤 많은데, 그분들이 서로 옥신각신 얘기를 하다가, 마지막에 이르러 서로 생각을 모두었다. 그분들이 말하는 ‘책집 단골’은 이렇다. ㄱ 서른 해 넘도록 드나들기 ㄴ 오천 자락 넘게 장만하기 (142쪽/2014.7.17.)


  책만 읽으면 바보입니다. 책을 안 읽어도 바보입니다. 왼손에는 붓을 쥐되, 오른손에는 호미를 잡아야 어질게 살림을 짓습니다. 왼손으로는 이야기를 쓰고, 오른손으로는 아이를 안거나 기저귀를 손빨래하거나 밥을 짓거나 집안을 치워야 슬기롭게 살림을 일굽니다.


  작은책집으로 책마실을 다니면서 작은이웃을 숱하게 만났고, 작은말씀을 고맙게 들었습니다. 책에 적힌 바 없는 온갖 살림이야기를 작은이웃 눈망울과 손바닥과 발바닥으로 배울 수 있는 책마실을 《들꽃내음 작은책집》에 옮겨 보려고 했습니다.


 책집을 놀이터로 물려주는


  《들꽃내음 작은책집》 겉그림은 부산 보수동 헌책집 〈고서점〉 예전 모습입니다. 슈룹(우산)을 든 아이는 책집 아저씨 조카입니다. 2005년에 담은 그림이니, 벌써 스무 해쯤 된 지난날입니다.


  하루하루 흐르면서 삶을 이루고, 이 삶을 돌보고 보듬으니 살림으로 잇고, 이 살림을 포근하게 품고 풀기에 사랑을 알아보고, 이 사랑으로 보금자리와 마을을 짓기에 숲으로 간다고 느낍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책이 100만 자락 읽혀도 아름다울 텐데, 아무런 문학상을 받은 적이 없는 알차고 야무진 책 1000가지가 해마다 1000 자락씩 팔리고 읽힌다면,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리라 생각합니다. 작고 아름다운 책 2000가지가 해마다 500 자락씩 팔리고 읽혀도 몹시 사랑스럽고 아름다울 테고요.


우리 집이 숲이 되기를, 우리 집을 숲으로 가꾸기를, 우리 마음에 숲이 자라기를, 우리 눈에서 숲을 바라보는 기쁨이 샘솟기를, 조용히 꿈꾼다. 종이로 지은 책을 읽는 일이란, 어쩌면 숲을 읽는 일일 수 있다. 숲을 읽으려고 책을 손에 쥔다. 이야기로도 삶으로도 숲을 읽으려고 시골에서 보금자리를 일구며 책시렁을 짠다. (220쪽/2019.11.9.)


  아무리 우람한 숲이라고 하더라도, 처음에는 티끌만큼 작은씨 한 톨에서 비롯합니다. 우리가 앞으로 아이들한테 물려줄 터전은 ‘아름누리’이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이 아름숲을 물려받기를 바라요. 아이들이 아름바다와 아름들과 아름마을을 이어받기를 바라요. 아이들이 아름책과 아름말과 아름글을 넘겨받기를 바라고요.


  아름누리를 이루려면 먼저 살림누리여야겠지요. 아름말을 물려주려면 먼저 살림말을 가꾸어야겠지요. 오늘은 서른걸음 이야기를 추스르면서 이 길을 걸으니, 곧 마흔걸음과 쉰걸음을 잇는 하루를 만나리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걸어 보시겠어요? 빨리 가야 하지 않습니다. 많이 사읽어야 하지 않습니다. 아이하고 손을 잡고서 마을길을 거닐면서 작은책집으로 찾아가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기에 즐겁습니다. 들꽃내음을 맡고 누리는 골목길 사이에 있는 작은책집에서 같이 만나기를 바랍니다.


#들꽃내음따라걷다가작은책집을보았습니다


+


널리 알려진 책을 읽어도 좋지만, 여태 몰랐던 작은사람이 쓴 작은책을 알아보고 살펴보고 만나면서 즐거운 작은책집이요 마을책집이라고 생각합니다. 1994년 8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책숲(책집)을 다니며 책을 왜 읽었는지, 또 책을 왜 못 읽었는지, 또 어떤 생각을 하며 읽었는지, 또 아이를 낳아 돌보면서 책을 다시 못 읽을 적에는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 뚜벅뚜벅 걷듯이 글과 사진으로 남긴 이야기를 책으로 묶었습니다. 이러한 책을 스스로 밝히는 글을 띄웁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075907&CMPT_CD=P0010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450875?sid=103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087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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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월간 토마토>에도 함께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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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꽃

손바닥만큼 우리말 노래 16


여름이 지나가려는 길목에 꾀꼬리 노래를 듣는다. 마당하고 뒤꼍에서 자라는 나무가 우람하게 우거지니, 뭇새가 날마다 갈마들면서 내려앉는데, 어제오늘 온 집안을 쩌렁쩌렁 울리는 맑고 밝은 노래에 더위를 훅 날린다. 꾀꼬리 노래에 귀를 기울이면 ‘꾀꼴’이라는 소리가 깃든다. 매미한테는 ‘미얌’이나 ‘매’ 소리가 깃든다. 개미나 거미는 ‘검다’라는 낱말을 밑동으로 붙인 이름이다. 여름 막바지에 반딧불이가 냇가를 밝히는데, 반디가 밝히는 빛으로 글 한 줄 읽을 수 있을까?



작은숲

큰사람이 있고 작은사람이 있다. 큰고을이 있고 작은고을이 있다. 큰바람이 불고 작은바람이 분다. 큰일을 치르고 작은일을 맞이한다. 크기로 보면, 큰나무 곁에 작은나무가 있고, 작은꽃 곁에 큰꽃이 있다. 나라도 마을도 크고작다. 크기에 더 좋지 않고, 작기에 더 나쁘지 않다. 그저 크기가 다르면서 어우러지는 숨빛이다. 우리는 저마다 ‘작은숲’이리라. 작은숲으로 만나고 손을 잡는 사이에 아름숲을 이루고 사랑숲을 펼치리라.


작은숲 (작다 + ㄴ + 숲) : 1. 키가 작은 나무로 이룬 숲. 나무가 많지 않거나 넓지 않거나 크지 않은 숲. 빽빽한 서울이나 큰고장 한켠에 풀꽃과 나무가 자라도록 마련해서 작게 꾸민 숲이나 쉼터. (= 작은나무숲·마을숲. ← 관목림, 공원公園, 인공림人工林, 공용림供用林, 근린공원, 동네공원) 2. 힘·목소리·이름·돈·자리가 낮거나 작거나 적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 한복판이나 큰곳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바깥·구석·기슭·시골에서 스스로 살림을 짓는 길을 밝히면서 나아가거나 살아가는 사람이나 무리를 가리키는 말. (= 작은이·여린이·꼬마. ← 소수小數, 소수자, 소수파, 소수의견, 소수정예, 소수민족, 마이너minor, 마이너리티minority, 단신短身, 소인小人, 약자弱者, 언더독, 미물微物, 미니멀리스트, 소시민, 프티부르주아, 시민, 비주류, 하층, 하층민, 기초수급자, 영세零細, 영세민, 영세업자) 3. 곁에 놓거나 두면서 함께 놀고 어울리는 동무로 삼는 숨결. 사람·짐승·새·풀꽃나무·돌처럼 여러 모습으로 짓거나 꾸민다. (= 작은이·귀염이·꼬마. ← 인형)



비바라기

우리말 ‘비나리’는 “비는 일”을 가리킨다. 돈이나 밥을 빌기도 있지만, 무엇을 바라는 마음으로 빌기도 한다. ‘샤머니즘·무속’도 ‘제사·고사·기원·염원’도 ‘비나리’이다. 비가 오기를 바라며 지내던 ‘비바라기’도 ‘비나리’였다고 여길 만하다. 비는 날개이자 나리꽃 같은 마음인 ‘비나리’라면, 수수하게 비를 바라고 바라보는 마음을 담은 ‘비바라기’를 곁에 살며시 놓아 본다.


비바라기 (비 + 바라다 + -기) : 비를 바라는 마음·일·몸짓·자리. 비를 바라거나 바라보는 사람. 비가 안 내려서 날이 가물 적에 비가 오기를 바라면서 하늘을 바라보면서 비는 자리. (← 기우제)



반디눈빛

옮김(번역)은 거의 ‘새말짓기’라고 할 만하다. 우리말에 있는 낱말이라면 ‘옮김 : 이웃말을 우리말로 맞추기’이지만, 우리말에 없는 낱말이라면 ‘옮김 : 우리 나름대로 풀어서 새로짓기’이다. 반딧불하고 눈송이에 기대어 책을 읽는다는 중국말 ‘형설지공’은 ‘반디 + 눈 + 빛’으로 엮어 새말을 지어야 비로소 옮길 만하다. 밤낮으로 땀흘린다는 뜻을 담으려면 ‘밤낮 + 땀 + 빛’으로 새말을 지을 수 있다.


반디눈빛 : 반딧불하고 눈송이가 베푸는 빛. 가난한 옛사람이 여름에는 반딧불빛에 비추고, 겨울에는 눈빛에 비추어 글을 읽으며 밤낮으로 애썼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말. 아무리 힘들거나 고단한 살림이더라도 스스로 바지런히 살아가면서 배우려는 매무새일 적에는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말. (반디눈빛·밤낮빛·밤낮땀빛 ← 형설지공螢雪之功)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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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집합장소



 집합장소를 착각했다 → 모임터를 잘못 알았다

 집합장소가 생소하여 → 모임자리가 낯설어

 집합장소에 지각하지 않도록 → 모임뜰에 늦지 않도록


집합장소 : x

집합(集合) : 1. 사람들이 한곳으로 모임 2. [수학] 특정 조건에 맞는 원소들의 모임

장소(場所) : 어떤 일이 이루어지거나 일어나는 곳



  여럿이 모이는 곳이라면 ‘모임터’라 합니다. ‘모임뜰·모임자리’라 해도 어울립니다. 모이는 곳에서 어울려 놀게 마련이니 ‘놀이터’나 ‘놀이뜰·놀이뜨락·놀이채’라 할 수 있습니다. ㅅㄴㄹ



내가 커서 집합장소로 써먹을 수 있다고

→ 내가 커서 모임터로 써먹을 수 있다고

→ 내가 커서 놀이터로 써먹을 수 있다고

《후지야마는 사춘기 8》(오지로 마코토/박춘상 옮김, AK comics, 2016) 1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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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일본말] 며느리배꼽イシミカワ·며느리밑씻개ママコノシリヌグイ



며느리배꼽 : [식물] 마디풀과의 덩굴성 한해살이풀. 줄기와 잎자루에 가시가 있어 다른 것에 잘 붙으며,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길며 잎집은 둥근 모양이다. 7~8월에 초록빛의 하얀 잔꽃이 가지 끝에 수상(穗狀) 화서로 피고 열매는 검은색의 수과(瘦果)로 육질이 두껍다. 어린잎은 식용하고 성숙한 것은 약용한다. 들이나 길가에 나는데 한국,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며느리밑씻개 : [식물] 마디풀과의 덩굴성 한해살이풀. 줄기와 잎자루에 가시가 많아 다른 것에 잘 감긴다. 잎은 어긋나고 삼각형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7~8월에 담홍색 꽃이 줄기 끝에 둥글게 모여 피고, 열매는 검은색의 수과(瘦果)이다. 어린잎은 식용한다. 들이나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イシミカワ : 며느리배꼽

ママコノシリヌグイ :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배꼽을 캐서 → 사광이풀을 캐서

 며느리밑씻개가 올라왔다 → 가시덩굴여뀌가 올라왔다



  잘못 퍼진 일본 풀이름 가운데 ‘의붓자식의 밑씻개(ママコノシリヌグイ)’는 ‘며느리밑씻개’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イシミカワ’는 ‘며느리배꼽’이란 이름으로 쓰는데, 둘 모두 우리 풀살림하고 어긋납니다. 먼저 ‘며느리밑씻개 → 사광이아재비·가시덩굴여뀌’처럼 고쳐써야 알맞습니다. ‘며느리배꼽 → 사광이풀·참가시덩굴여뀌’로 고쳐써야 알맞고요. 일본 풀이름이란, 일본이라는 터전에 맞게 일본사람이 붙인 말입니다. 우리 풀이름은, 우리 삶자리와 살림살이를 살펴서 우리가 스스로 붙인 말입니다. 삵은 발톱이 사납습니다. 사납게 긁거나 할퀸다고 여기는 뜻인 ‘사광이 + 풀·아재비’입니다. ㅅㄴㄹ



며느리배꼽 등의 열매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어

→ 사광이풀 열매가 바람에 흔들려

《나무 열매 친구들》(마쓰오카 다쓰히데·시모다 도모미/햇살과나무꾼 옮김, 바다어린이, 2002) 5쪽


말도 풀이라고 생각할래요 / 며느리배꼽이나 노루귀 같은 예쁜 말만 키워 / 입 밖으로 내보낼래요

→ 말도 풀이라고 생각할래요 / 사광이풀이나 노루귀 같은 예쁜 말만 키워 / 입 밖으로 내보낼래요

→ 말도 풀이라고 생각할래요 / 참가시덩굴여뀌나 노루귀 같은 예쁜 말만 키워 / 입 밖으로 내보낼래요

《프라이팬을 타고 가는 도둑고양이》(김륭, 문학동네, 2009) 42쪽


그래서 ‘며느리밑씻개’라는 이름이 붙은 거예요

→ 그래서 ‘사광이아재비’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 그래서 ‘가시덩굴여뀌’라는 이름이에요

《처음 만나는 들꽃 사전》(이상권, 한권의책, 2014) 54쪽


다른 풀꽃 ‘며느리밑씻개’를 보면 궁금증이 풀린다

→ 다른 풀꽃 ‘사광이아재비’를 보며 궁금함을 푼다

→ 다른 풀꽃 ‘가시덩굴여뀌’를 보며 궁금함을 푼다

《우리 음식의 언어》(어크로스, 2016) 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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