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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만들어진 세계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 - 미국이 쓴 착한 사마리아인의 탈을 벗기다
노엄 촘스키 지음, 강주헌 옮김 / 시대의창 / 2014년 1월
평점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인문책시렁 383
《촘스키, 만들어진 세계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
노엄 촘스키
강주헌 옮김
시대의창
2014.1.6.
말과 마음이 잇닿는 길을 찬찬히 읽다 보면, 사람과 삶이 맞닿는 길을 가만히 읽습니다. 이윽고 말과 사람과 터전이 맞물리는 길을 알아보고, 어느새 사람과 숲이 사랑으로 만나는 길을 걷습니다.
사람과 숲이 사랑으로 만나는 길을 안 걷는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사람과 삶이 맞닿는 길을 안 보려 하는 탓이고, 말과 마음이 잇닿는 길을 그냥그냥 지나치거나 대수롭잖게 넘기는 탓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여태 말글지기(언어학자)가 제법 있었으나, 적잖은 말글지기는 담벼락(강단·권력) 안쪽에 포근히 깃들면서 우두머리를 모셨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서지 않고 담벼락 안쪽에 깃든 말글지기는 ‘말·마음’이 어떤 수수께끼인지 풀려고 하지 않습니다. ‘사람·삶’은 어떤 실마리로 맞닿는지는 아예 안 쳐다봅니다. 이들은 ‘사람·숲·사랑’은 도무지 모를 뿐 아니라 그저 등집니다.
말을 말로 마주하고 바라본다면, 집안일부터 어질게 합니다. 집안부터 어깨동무를 이루는 살림길을 여미려고 하지요. 말을 말로 안 마주하고 안 바라보기에, 집안일부터 멀리하거나 등져요. 이러니 마을도 나라도 ‘어깨동무’가 아닌 ‘힘바라기(권력지향)’로 치닫습니다.
그런데 말글길(언어학)만 말과 마음 사이를 마주하거나 바라보지 않아요. 모든 배움길은 언제나 말과 글을 바탕으로 삶을 살피고 살림을 사랑하는 길로 잇게 마련입니다. 참답게 배움길을 여는 이라면 왼오른 어느 쪽에도 안 서요. 참답지 않기에 자꾸 왼길이나 오른길로 가르거나 쪼개거나 나누려 합니다. 모든 풀꽃나무하고 숨결에는 암수가 있습니다만, 왼오른은 없습니다. 모든 풀꽃나무하고 숨결한테 암수가 있더라도 어느 쪽이 높거나 낮지 않아요. 함께 살아가며 어울릴 짝입니다.
《촘스키, 만들어진 세계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는 ‘말글을 여는 마음’을 살피는 눈으로 미국과 푸른별을 살펴본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촘스키라는 분은 왼길도 오른길도 아닙니다. 이분은 그저 ‘사람길’과 ‘삶길’을 바라보려고 합니다. 사람길하고 어긋나면 그놈이 왜 사람길하고 어긋나는지 낱낱이 짚으려고 하지요. 삶길하고 등지면 그녀석이 왜 삶길하고 등지는지 찬찬히 따지려고 합니다.
미국 민주당은 왼길일까요? 아니올시다. 미국 공화당은 오른길일까요? 아니지요. 미국 민주당이나 공화당은 그저 ‘무리(정당)’ 이름입니다. 무리 이름만 쳐다본다면 두 무리가 벌이는 속임짓에 쉽게 사로잡히거나 넘어갑니다.
우리가 그릴 삶과 살림과 사랑은 왼길일 수도 없고 오른길이어서도 안 됩니다. 그저 삶길과 살림길과 사랑길일 노릇이고, 밑바탕은 숲길을 놓을 노릇입니다. 왼길과 오른길이 아니라면 ‘가운길’이라 할 텐데, 가운길은 ‘중용·중도’가 아닌 ‘가운’자리입니다. ‘가운’이란 ‘가슴’이고, 가슴이란 염통이 있는 한복판이면서, 모든 숨붙이가 살아가는 밑동이고, 가슴이란 ‘사랑’입니다. 이 사랑은 ‘빨강(붉은피)’이지 않아요. 모든 사람은 ‘숨빛’입니다. 우리가 마시는 숨은 바람이고, 바람은 하늘을 이루니, 어떤 빛깔로도 그릴 수 없는 바람빛인 숨빛이라는데, 하늘과 바다를 이루는 ‘파랑’으로 그릴 수 있어요.
사람이 왜 사람이겠습니까. 사랑으로 하늘바람을 파랗게 들숨날숨으로 누리면서 펴기에 사람입니다. 사람이 왜 사람일까요? 사람만 생각하거나 말을 하지 않습니다. 돌과 모래와 물방울과 버섯과 범과 뱀과 벌레와 나비는 다 다르게 생각하고 말을 합니다. 사람을 둘러싼 이웃숨결이 생각하고 말을 하는 결과 고리와 길과 얼개가 ‘사람하고 다를’ 뿐입니다.
사람하고 다르게 생겼기에 무당벌레가 귀엽거나 바퀴벌레가 미울 수 없어요. 사람하고 다른 몸이기에 나비가 예쁘거나 파리가 징그러울 수 없습니다. 이 푸른별에서 저마다 맡은 길을 읽을 줄 알아야 비로소 사람이 왜 사람인지 깨닫습니다. 맨낯을 보아야 참낯을 읽고, 민낯을 알아야 속빛을 알게 마련입니다. 어떤 깃발을 흔드느냐로 그 사람을 따진다면 그야말로 엉터리에 엉뚱합니다. 어느 자리에 서느냐로 그 사람을 쳐다본다면 참으로 헛짚고 허방일 뿐입니다.
《촘스키, 만들어진 세계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는 책이름에 이미 나오듯, 우리 오늘을 우리 손으로 짓는 길을 들려줍니다. 남(왼오른)이 우리 삶을 가꾸어 주지 않습니다. 잘나거나 못나지 않은 우리 스스로 오늘 이곳에서 사랑을 씨앗으로 심을 때에 비로소 모든 엉터리를 쓸어내고 쓰레기를 치우면서 사랑누리로 바꿀 만합니다. 이놈도 저놈도 똑같이 ‘놈팡이’입니다. “덜 나쁜 놈”을 이제 그만 찾아야 합니다. 우리는 ‘님’을 찾아야지요. 바로 우리 스스로 ‘님’으로 다시 태어나는 하루를 몸소 짓고 손수 일구면서 사랑집을 이루는 일부터 하면 됩니다.
ㅅㄴㄹ
위선에 기가 막힐 지경이다. 미국와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인정하지도 않고, 폭력을 포기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34쪽)
오바마도 선거 유세 내내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여 위협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9쪽)
팔레스타인은 가난하고 약하며, 지리멸렬하고 친구도 없는 나라이다. 따라서 팔레스타인에게는 어떤 권리도 인정되지 않는다. 반면에 사우디아라비아는 막대한 에너지를 지닌 국가이며, 이집트는 강력한 힘을 지닌 아랍 국가이다. (88쪽)
선거가 끝날 무렵까지 오바마 진영이 받은 기부금은 주로 금융기관과 로비스트를 비롯한 법무법인에서 나왔다. 정치의 투자이론을 고려해 보면 새 행정부의 기본 정책에 대한 몇 가지 결론이 대략 짐작된다. (118쪽)
오바마는 “분명히 말하지만, 미국은 이스라엘의 안전을 약속한다. 우리는 위협에 맞서 자위권을 행사하는 이스라엘의 권리를 언제까지나 지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이 훨씬 잔혹한 위협들, 즉 미국이 지원한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와 점령지에서 자행하는 위협들에 맞서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었다. (140쪽)
오바마 대통령은 온두라스의 민주주의를 파괴한 2009년 6월의 군사 쿠테타를 인정함으로써 라틴아메리카 및 유럽의 거의 모든 국거와는 다른 입장을 표명했다. (197쪽)
#Makingthe Future #OccupationsInterventionsEmpireandResistance (2010년)
#AvramNoamChom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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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만들어진 세계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노엄 촘스키/강주헌 옮김, 시대의창, 2014)
이 책에서 역설하는 것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업을 남에게 맡기지 말고 직접 떠안으라는 것이다
→ 이 책은 앞날을 남한테 맡기지 말고 스스로 하라고 외친다
→ 이 책은 앞길을 남한테 맡기지 말고 몸소 맡으라고 되뇐다
11쪽
우리가 누군가를 위협하면 그는 방어 태세를 갖추기 마련이다
→ 우리가 누구를 다그치면 그는 닫아걸게 마련이다
→ 우리가 누구를 윽박지르면 그는 지키려 한다
→ 우리가 누구를 몰아세우면 그는 내버티려 한다
16쪽
아마겟돈으로 한 발짝 더 가까이 밀어넣기에 충분한 폭발력이었다
→ 죽음밭으로 한 발딱 더 가까이 밀어넣을 만큼 세게 터졌다
→ 불바다로 한 발딱 더 가까이 밀어넣을 만큼 크게 터졌다
17쪽
선제공격은 저지할 수 없지만 보복 공격은 억제할 수 있다
→ 먼저치기는 막을 수 없지만 앙갚음은 누를 수 있다
→ 미리치기는 못 막지만 되갚기는 막아설 수 있다
40쪽
비군사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 주먹없이 막을 길은 없다
→ 착하게 닫아걸 길은 없다
→ 맨몸으로 둘러쌀 길은 없다
41쪽
누가 뭐라 해도 전면적인 침략은 전쟁범죄이다
→ 누가 뭐라 해도 크게 쳐들어가니 불짓이다
→ 누가 뭐라 해도 확 빼앗으니 불지랄이다
94쪽
세계를 지배하는 힘의 축이 일반 국민에서
→ 온누리를 거머쥐는 힘굴대가 우리한테서
→ 푸른별을 다스리는 힘뿌리가 우리한테서
210쪽
정착촌 확대라는 쟁점은 그야말로 양동작전이다
→ 깃들 곳을 넓힌다지만 그야말로 눈가림이다
→ 삶터를 늘린다는데 그야말로 거짓말이다
257쪽
제주도 강정마을은 한가한 농어촌 마을이었지만
→ 제주도 강정마을은 한갓진 시골이지만
→ 제주도 강정은 조용한 마을이지만
31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