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자 메이 올컷 님과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님하고 얽힌 이야기로 엮은 그림책을 찬찬히 읽는다. 읽다가 생각한다. 설마 절판되었을까? 달리 출판사 그림책 가운데 아름다운 책 퍽 많은데, 오래도록 이어가지 못하며 어느새 새책방 책시렁에서 사라지는 책 또한 퍽 많다. 사람들 스스로 아름답게 살아낸 발자국 있기에, 이야기 한 자락 태어나고, 이야기 한 자락 입에서 입으로 대물림하면서, 글책으로 그림책으로 사진책으로 새로운 노래 한 가락 태어나는구나 싶다.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내 친구 소로우 선생님- 달리 초등학교 그림책 12
줄리 던랩.메리베스 로비에키 글, 메리 어재리언 그림, 조연숙 옮김 / 달리 / 2005년 12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2013년 06월 08일에 저장
절판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갈퀴덩굴 꽃송이

 


  전남 고흥에서는 삼월에 접어들 무렵부터 갈퀴덩굴 돋는다. 사월이 지나면서 꽃망울 맺힌다. 오월로 접어들며 꽃이 지고 잎사귀가 쇤다. 인천 화평동과 송현동에서 갈퀴덩굴 만난다. 이야, 인천에서는 이제 꽃이 한창 피네. 작게 몇 마디 뜯어 옷에 붙인다. 갈퀴덩굴은 옷에 잘 붙는다. 푸르게 빛나는 풀꽃무늬 된다. 얘들아, 앙증맞은 꽃마다 앙증맞은 씨앗 맺어 앙증맞은 새 숨결 이곳에 곱게 드리워 주렴. 이듬해에도, 다음해에도, 또 다음다음다음 찾아오는 해에도 언제나 푸르게 시골과 도시 골골샅샅 맑게 보듬어 주렴. 4346.6.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무전봇대와 꽃그릇과

 


  엊그제 인천 형님 댁에 식구들과 다 함께 찾아갔다. 여러 날 머물면서 느긋하게 놀다가 시골집으로 돌아왔다. 이번에 형님 댁에 머물면서 인천 골목동네 여러 곳 가볍게 큰아이와 거닐다가 ‘옛 나무전봇대 모습 고스란히 간직한’ 곳을 마음속으로 어림했다. 왜냐하면, 이 나무전봇대는 아무런 자취 안 남기고 사라졌으니까. 나무로 가로지른 받침대가 꼭대기에 둘 있던 송현동 나무전봇대는 동인천역 뒤쪽, 이른바 북광장이라 일컫는 데에 있었다. 나무전봇대 하나는 씩씩하게 서고, 이 나무전봇대 둥치에 다른 나무전봇대 하나 받치는 모습으로 있었다. 동인천역 북광장 개발하기 앞서 인천에서 이런 행정 저런 문화 그런 예술 하는 이들한테 ‘원형이 그대로 남은 나무전봇대’ 하나 인천에 있다고 알려주었지만, 그예 사라지고 만다.


  재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으리라 여기는 전동 호젓한 안쪽 골목에도 나무전봇대 하나 있다. 이곳 나무전봇대는 인천 골목동네 나무전봇대 가운데 가장 사랑받으면서 가장 예쁘게 빛난다. 골목집 아지매는 나무전봇대 곁에 수세미씨앗 심어 여름날 수세미가 노랗게 꽃을 피우다가 가을날 큼지막하게 열매를 맺곤 한다. 올해에도 수세미씨앗 심으셨을까? 올해에는 어떤 씨앗 나무전봇대 곁 꽃그릇에 심으셨을까? 햇볕 받아 따끈따끈 보드라운 나무전봇대 나무결을 만진다. 나무전봇대 곁에서 자라는 풀포기와 꽃송이를 살살 쓰다듬는다. 푸른 숨결 깃든 바람이 안골을 감돈다. 4346.6.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녀고양이 2013-06-08 15:46   좋아요 0 | URL
전봇대에 문패를 달아놓으셨나봐요.
씨앗도 뿌리시나보네요. 아유, 예쁘겠어요.

파란놀 2013-06-09 01:04   좋아요 0 | URL
저건 전봇대 이름표랍니다.
예전에는 '한전' 아닌 '우체국'에서 전봇대 관리했어요.
전봇대 이름표이지요.

그리고, 골목동네 할매와 아지매는
동네 한쪽에 예쁜 텃밭 일구며
아름다운 씨앗 건사해서 뿌리고 돌보신답니다~
 

골목마실

 


  봄날 골목마실에는 겨우내 말라죽은 풀포기 사이에 비죽비죽 산뜻한 빛으로 솟아난 꽃을 구경한다. 여름날 골목마실에는 꽃이 진 봄풀 짙푸른 잎사귀 빛나는 사이사이 드문드문 환한 여름꽃으로 맑은 골목길 누린다. 가을날 골목마실에는 느즈막하게 꽃을 피우기도 하는 꽃이랑, 하나둘 잎사귀 마르면서 누렇게 물드는 포근한 빛 맞아들인다. 겨울날 골목마실에는 쓸쓸한 꽃그릇에 배추포기 얹히거나 눈이불 내려앉은 하얀 이야기 듣는다. 철마다 다르고 달마다 다르면서, 날마다 다르고 아침과 낮과 저녁마다 다른 골목마실 누린다. 아이와 함께 골목을 거닐면서 우리 이웃들 삶을 찬찬히 느낀다. 4346.6.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애기똥풀 책읽기

 


  애기똥풀을 나물로 먹는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는 깜짝 놀란다. 애기똥풀과 감자잎만큼은 섣불리 먹지 말라는 이야기를 으레 들었기 때문이다. 약풀로는 쓰되 나물로는 안 먹는다고 들었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우리 식구들 먹는 풀 가운데 오늘날 여느 사람들 잘 안 먹는 풀 꽤 많다. 우리 식구들은 스스로 먹고 씹은 뒤 나물로 삼으니, 이 풀이 어떤 이름인지 그닥 살피지 않는다. 오직 내 몸을 헤아려 풀을 받아들인다. 그러니까, 애기똥풀을 나물로 먹는 사람들도 이녁 몸을 헤아려 나물로 받아들였겠지.


  전라남도 고흥 시골마을에서 애기똥풀은 잘 못 본다. 잘 안 보인다. 서울이나 인천에서는 애기똥풀 흔히 보았고, 충청북도 멧골자락에서도 애기똥풀은 쉽게 보았다. 온 나라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했는데, 왜 고흥에서는 잘 찾아보기 어려울까. 아직 우리 식구들 걸어다닌 곳이 그리 안 넓기 때문일까. 고흥에서 한창 애기똥풀 돋아 꽃이 필 무렵 논둑이랑 밭둑 모조리 갈거나 태우니, 찾아보기 어려울까. 4346.6.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녀고양이 2013-06-08 15:48   좋아요 0 | URL
아마도 그 애기똥풀이 아니지 싶어요,
제가 정확한 명칭을 모르고 있는거 같아요. 그 품종 중에서 무엇인거 같은데...
다른 분들도 헛갈려서 확 드시면 안 되니, 페이퍼를 좀 고쳐야겠어요. 새똥풀인듯.

찾아봐야지....

파란놀 2013-06-09 00:06   좋아요 0 | URL
백초효소라 할 때에는
그야말로 온갖 풀을 골고루 섞어요.
섞이면 센 기운도 여린 기운하고 녹아들어
사람 몸에 좋은 기운이 돼요.

그리고, 염소나 소나 토끼나 노루나 사슴은
딱히 가리지 않고 다 잘 먹는답니다.
모두 다 몸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겠지요.

아무튼, 고흥에서는 애기똥풀이
좀 보기 드문 풀이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