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59. 이불순이 되어 (2014.2.11.)



  햇볕이 따끈하고 얼음장 풀리는 봄이란, 아이들이 활짝 웃으면서 신나게 뛰노는 새날이라고 느낀다. 따순 볕이 좋아 해바라기를 하고, 따순 볕처럼 살가이 짓는 웃음이 마당에 넘치면서, 보금자리가 즐겁고 하루가 빛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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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58. 갓꽃과 함께 (2014.4.17.)



  아이들은 어버이 뒤를 졸졸 따른다. 아이들은 어버이 말씨를 고스란히 따라한다. 아이들은 어버이 눈빛을 낱낱이 물려받는다. 내가 비오는 날 마당으로 내려와서 조용히 빗물 사진을 찍자니, 작은아이가 어느새 눈치를 채고는 “나도 마당에 나가야지!” 하면서 졸졸 뒤에 붙는다. 작은아이더러 “보라야, 너도 갓꽃을 좀 보렴.” 하니 “꽃? 어디에?” 하고 묻는다. “바로 뒤에 있어. 저기 노란 꽃.” 네 살 작은아이는 노란 꽃을 보았을까. 저보다 키가 크게 자란 갓꽃을 작은아이는 어떤 마음으로 바라볼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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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13. 읍내 버스역 맞이방



  광주·서울·순천으로 가는 시외버스는 가게가 있는 쪽에 서고, 고흥 시골마을로 가는 군내버스는 맞은쪽에 선다. 바깥으로 마실을 가는 분들은 가게 앞쪽 걸상에 앉고, 시골마을로 돌아갈 분들은 맞은쪽 걸상에 앉는다. 해가 기우는 저녁에는 할매와 할배는 거의 다 볼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셔서 시골버스는 거의 빈다. 느즈막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만 시골버스를 부랴부랴 탄다. 읍내 버스역은 여덟 시가 가까우면 거의 비고, 여덟 시 반이 넘으면 텅 비며, 아홉 시 반 즈음 문을 닫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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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12. 시골버스



  시골버스는 시골길을 달린다. 시골에는 숲과 들과 마을이 있다. 골짝물과 시냇물이 흐르고, 마을 어귀에 샘터가 있다. 숲과 들과 마을에 새가 날고 벌나비가 춤춘다. 시골버스는 시골스러운 삶자락에서 시골내음을 맞아들이면서 달린다. 시골버스에 타는 사람은 시골빛 묻어나는 차림새이고, 시골버스가 지나가는 길은 네 철 푸르게 빛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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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39. 2014.4.18. 민들레씨 불기



  씨앗을 동그랗게 매단 민들레 꽃대를 여럿 꺾어 한손에 쥐고는 바람을 입에 가득 모아서 후 하고 분다. 또 바람을 모아 후 하고 분다. 불고 불고 또 분다. 민들레씨는 아이가 부는 바람을 타고 훨훨 난다. 바람을 불어도 안 떨어지는 씨앗은 손가락으로 뽁뽁 뽑아서 손바닥에 얹어서 날린다. 이듬해에는 이곳에 민들레꽃이 더욱 많이 피어나겠구나. 네 사랑을 받고서.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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