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5.19. 조잘거리는
즐겁게 나누는 말이라면, 누구나 스스로 살린다. 주절주절 떠드는 말이라면, 스스로 주접을 떨면서 뒹군다. 새롭게 배우는 말이라면, 조그마한 말씨 한 톨을 조촐히 살린다. 그저 익숙한 대로 되풀이하는 말은, 좁쌀마냥 조그맣게 구는 조바심으로 갇힌다. 넌 어떻게 말하니? 난 어떻게 들을까? 우린 어떻게 주고받으면서 함께 피어날까?
부산에서 사흘을 보낸다. 깃새글꽃(상주작가) 첫길을 폈다. 이제 고흥 보금숲으로 돌아가서 곁님과 아이들하고 생각과 마음을 돌아보는 자리를 누려야지. 나는 배우려고 가르친다. 나는 익히면서 살림한다. 나는 짓고 쓰고 나누면서 노래한다. 나는 들려주면서 듣고, 나는 사랑하면서 너하고 마주본다.
남 뒷말을 버스와 전철과 길에서 조잘거리는 사람이 많다. 스스로 갉는 사람들은 아무도 안 웃고 안 운다. 나무에 앉거나 바람을 타면서 조잘거리는 새는 언제나 푸른말을 들려주고 가르친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