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인 하우스 1 - 고택 라이프 시작합니다
타카스카 유에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만화책시렁 142


《러브 인 하우스 1》

 타카스카 유에

 윤현 옮김

 학산문화사

 2018.5.25.



  살아가는 집은 목숨이 깃드는 집이면서, 살림을 하는 집이고, 사랑을 하는 집이라고 느낍니다. 잠을 자고 일을 하고 쉬고 놀고 어울리는 터전인 집이면서, 오순도순 모이며 살림을 하고, 서로 아끼는 살림을 돌보는 집이라고 느껴요. 어버이한테서 사랑을 물려받고, 아이가 새로 사랑을 지어서 이어가는 집이기도 할 테고요. 《러브 인 하우스》 첫걸음을 읽는데, 먼먼 뒷날을 헤아려 일찌감치 넉넉한 옛집을 장만한 아가씨가 나옵니다. 빚을 얹어서 집을 장만하는 뜻은, 다달이 집삯을 내기보다는, 다달이 빚을 갚다 보면 어느새 ‘내 집’이 될 터이니, 젊은 날 힘껏 일하고 늘그막에는 텃밭을 돌보면서 조용히 삶을 마감하자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일본이란 나라에서는 젊은이도 이렇게 생각하나 하고 돌아보다가, 한국에서 이처럼 헤아리는 이는 얼마쯤 되려나 궁금합니다. 아직은 퍽 드물겠지만, 앞으로는 도시 아닌 시골에 살림집을 장만해서 일거리를 찾는 젊은이가 늘 수 있겠지요. 도시 아닌 시골에서도 신나게 삶을 누리고 살림을 지으며 사랑을 꽃피우는 젊은 눈길하고 손길이 하나하나 자라면 좋겠습니다. 이러면서 앞으로는 도시나 시골이라는 틀을 넘어서 언제 어디에서나 꿈길을 걷는 발길이 퍼질 테고요. ㅅㄴㄹ



“이 집은 여름에는 시원해요. 에어컨이 필요없을 정도로 쾌적한데, 겨울에는 엄청 추워요. 어쨌든 외풍이 심해서.” “일본의 집은 요시다 겐코의 ‘도연초’에서도 나왔듯이 여름에 시원하게 지내는 걸 가장 우선시해서 만드니까요. 겨울에는 옷을 두껍게 입거나 난방을 하면 되지만, 여름에는 옷을 아무리 얇게 입어도 한계가 있으니. 옛날에는 냉방 시설이 없었으니까요.” (75∼76쪽)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부이야기 5
모리 카오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으로 삶읽기 400


《신부 이야기 5》

 모리 카오루

 김완 옮김

 대원씨아이

 2013.5.15.



“그래도 늦었어. 더 일찍 오면 어때서. 우린 계속 여기 앉아 있었다구.” “아무 데도 못 가고 말도 못 하고. 다리는 아프고 배는 고프고. 슬쩍 도망치려 해도 엄마는 뒷간까지 따라오는걸.” (55쪽)


“얼마 안 남았으니 참아.” “응. 그래도 못 참겠으면 또 빠져나가게 도와줄래?” “도저히 못 참을 것 같으면, 그래도 최대한 참아.” “알았어.” (80쪽)



《신부 이야기 5》(모리 카오루/김완 옮김, 대원씨아이, 2013)을 읽는다. 네걸음까지 읽고서 한동안 건너뛰고 일곱걸음을 읽었고, 얼마 앞서 열걸음을 읽었다. 일본에서는 어느새 열한걸음이 나왔으니 새해에는 열한걸음도 한국말로 나오리라. 다섯걸음을 예전에 건너뛴 까닭은 줄거리가 앞으로 안 나아간다고 여겼기 때문인데, 이재 아이들이 꽤 크면서 이 만화책을 재미나게 읽는 모습을 지켜보고는 사이에 건너뛴 다섯걸음도 장만했다. 아이들이 이 다섯걸음에서 손을 뗀, 그러니까 한 달 즈음 신나게 누리고서 이제 더 안 보는 요즈막에 비로소 펼친다. 쌍둥이 자매가 혼인잔치를 하는 이야기를 참 잘 그렸다고 느낀다. 그린이뿐 아니라 곁에서 도운 분들이 얼마나 손목이 저리도록 그렸을까 하고 헤아려 본다. 비록 줄거리는 좀처럼 나아갈 낌새가 없지만, 중앙아시아라고 하는 삶터에서 살림을 고이 지은 발자국을 싱그러이 빛내는 훌륭한 만화라고 느낀다. 문화나 역사는 이렇게 담아낼 노릇이지 싶다. 권력자나 임금님(또는 임금놈) 언저리 떵떵거리는 모습을 담아내기만 해서는 문화도 역사도 되지 않는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르테 3
오쿠보 케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으로 삶읽기 395


《아르테 3》

 오쿠보 케이

 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7.6.30.



“아무리 헐값을 받아도 그림 일만 할 수 있으면 행복하다고, 그런 생각은 하면 안 돼. 그래선 나는 딱 그 정도 가치를 지닌 그림밖에 그리지 못한다, 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야.” (19쪽)


“저 아이는 자네를 닮았어. 자네도 말일세, 출신 때문에 다들 자네를 얕보고 또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그랬잖나.” (162쪽)



《아르테 3》(오쿠보 케이/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7)을 읽으며 오늘을 돌아본다. 이 만화책에 나오는 ‘아르테’는 어버이가 귀족 집안이라서 어릴 적부터 어려운 일이 없이 자랐지만, 가시내라는 몸이라서 스스로 꿈꾸는 길로 가기가 매우 어렵다. 아니, 아예 할 수조차 없다. 그렇지만 오직 꿈길만 바라보면서 부딪히려 한다. 싸우기도 하고, 맞서기도 하며, 제 목소리를 낸다. 그런데 이 만화는 ‘가시내한테 굳게 잠긴 길을 여는’ 얼거리로만 볼 수 없다. 생각해 보라. 오늘날 한국에서 ‘사내·가시내’라는 굴레만 있는가? 졸업장이라는 굴레가 있고, 몸매나 얼굴이라는 차꼬가 있고, 정규직·비정규직·이주노동자라는 재갈이 있고, 갖은 수렁이 있다. 깨거나 털거나 허물거나 씻어야 할 길이 수두룩하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남편은 아스퍼거 2 - 평소에는 상냥한 아빠, 하지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아빠
노나미 츠나 지음, 미야오 마스토모 감수, 김우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으로 삶읽기 398


《내 남편은 아스퍼거 2》

 노나미 츠나

 김우주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2018.6.25.



남편이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사실을 알고 내 마음은 크게 변했다. 지금까지 이해되지 않던 행동을 그 원인을 알게 되어 속이 시원해졌다. (34쪽)


남편은 자신이 알고 있다면 뭐든지 오케이. 알고 있는 일은 말로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함께 있는 아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상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 마음속에 싹튼 불신감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79쪽)



《내 남편은 아스퍼거 2》(노나미 츠나/김우주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2018)을 읽는다. 모두 세걸음인 만화책으로, 곁님이 앓는 아스퍼거증후군을 나중에 깨닫고서 이를 어떻게 마주하느냐 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지은이는 ‘나하고 다른’ 곁님을 받아들이거나 마주하기 몹시 어려웠단다. 이러다가 곁님이 왜 그런 몸짓이나 말씨인가를 알아냈고, 한켠으로는 후련하면서 한켠으로는 벅찼다고 한다. 그런데 어떤 증후군이 있건 없건 서로 마음을 읽을 수 있고 못 읽을 수 있다. 네가 열지 않으니 마음을 못 읽는다기보다 우리 스스로 마음을 열지 않아서 못 읽을 수 있다. 티없이 마음을 연다면 못 읽을 마음이 없으리라. 아흔아홉 가지를 열었어도 남은 한 가지를 안 열면 똑같이 마음을 못 연 삶이라고 느낀다. 지은이 곁님은 아마 쉰 가지쯤은 마음을 안 열거나 일흔이나 여든 가지쯤 못 여는 삶일 수 있는데, 마음을 열며 지내는 삶이란 몇 가지를 더 여느냐 마느냐로 가를 수 없지 싶다. 만화에도 나오는데 곁님 스스로도 왜 그러한 몸짓이나 말씨인지를 몰랐다가, 지은이가 알아내어 알려주고서 ‘그래, 그래서 그랬구나’ 하고 깨달았단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란과 잿빛의 세계 1
이리에 아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화책시렁 145


《란과 잿빛의 세계 1》

 이리에 아키

 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18.6.30.



  우리는 어머니하고 아버지 몸을 타고서 태어나기에, 언제나 어머니처럼 될 수 있고 아버지처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머니랑 아버지 몸을 타고났지만, 스스로 새롭게 마음을 갈고닦으면 두 어버이가 하지 않거나 못 해낸 일을 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두 숨결을 타고났으니 둘 다 되거나 할 수 있지만, 새롭게 태어난 숨결이기에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어요. 《란과 잿빛의 세계》 첫걸음을 읽는데, 처음부터 붕붕 뜨는 줄거리로 살짝 어지럽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붕붕 뜨는 줄거리이기에 더 눈길을 끌면서 빠져들 만하고,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이 어지러움이나 어수선함이란 바로 ‘좋아하는 길을 아직 스스로 찾지 않은’ 모습을 넌지시 빗댄 얼거리인 줄 알아챌 만해요. 이 만화에 나오는 아이 ‘란’은 어머니 피를 물려받아서 하늘도 날고 마음으로 무엇이든 지어내는 길을 가고 싶다는 마음이 얼핏 있지만, 아직 딱히 꿈이라든지 빛으로 담아내지는 않아요. 란네 오빠는 동생이 너무 철이 없고, 어머니란 분도 철없는 짓을 자꾸 일삼아 늘 못마땅해 하지만, 오빠도 오빠 나름대로 길을 찾으려고 헤매요. 다시 말하자면, 타고난 기운을 다스리려는 길 하나하고 새로운 길을 열고 싶은 마음이 뒤섞여서 잿빛인 나라를 그린다고 할 만합니다. ㅅㄴㄹ



“괜찮아, 자 보렴.” “앗. 됐다! 나도 해냈어, 엄마.” “엄마 딸이니까. 뭐든지 다 할 수 있게 될 거야.” (55쪽)


“좋아하는 과목은 뭐니?” “딱히 없어요.” “그래. 줄줄이 낙제점이긴 하지. 뭐라도, 하나 정도는 좋아했으면 좋겠구나. 요즘 관심 있는 건 뭔가 없고?” “하늘을 나는 거요.” (103쪽)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