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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이야기 5
모리 카오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5월
평점 :
책으로 삶읽기 400
《신부 이야기 5》
모리 카오루
김완 옮김
대원씨아이
2013.5.15.
“그래도 늦었어. 더 일찍 오면 어때서. 우린 계속 여기 앉아 있었다구.” “아무 데도 못 가고 말도 못 하고. 다리는 아프고 배는 고프고. 슬쩍 도망치려 해도 엄마는 뒷간까지 따라오는걸.” (55쪽)
“얼마 안 남았으니 참아.” “응. 그래도 못 참겠으면 또 빠져나가게 도와줄래?” “도저히 못 참을 것 같으면, 그래도 최대한 참아.” “알았어.” (80쪽)
《신부 이야기 5》(모리 카오루/김완 옮김, 대원씨아이, 2013)을 읽는다. 네걸음까지 읽고서 한동안 건너뛰고 일곱걸음을 읽었고, 얼마 앞서 열걸음을 읽었다. 일본에서는 어느새 열한걸음이 나왔으니 새해에는 열한걸음도 한국말로 나오리라. 다섯걸음을 예전에 건너뛴 까닭은 줄거리가 앞으로 안 나아간다고 여겼기 때문인데, 이재 아이들이 꽤 크면서 이 만화책을 재미나게 읽는 모습을 지켜보고는 사이에 건너뛴 다섯걸음도 장만했다. 아이들이 이 다섯걸음에서 손을 뗀, 그러니까 한 달 즈음 신나게 누리고서 이제 더 안 보는 요즈막에 비로소 펼친다. 쌍둥이 자매가 혼인잔치를 하는 이야기를 참 잘 그렸다고 느낀다. 그린이뿐 아니라 곁에서 도운 분들이 얼마나 손목이 저리도록 그렸을까 하고 헤아려 본다. 비록 줄거리는 좀처럼 나아갈 낌새가 없지만, 중앙아시아라고 하는 삶터에서 살림을 고이 지은 발자국을 싱그러이 빛내는 훌륭한 만화라고 느낀다. 문화나 역사는 이렇게 담아낼 노릇이지 싶다. 권력자나 임금님(또는 임금놈) 언저리 떵떵거리는 모습을 담아내기만 해서는 문화도 역사도 되지 않는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