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기도 祈禱


 간절한 기도 → 애타는 비손 / 애타는 바람

 기도를 올리다 → 비손을 올리다 / 빌었다

 기도를 드렸다 → 비손을 드렸다 / 빌었다

 저의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 제 비손을 들어주십시오 / 제 바람을 들어주십시오

 하느님께 기도하겠습니다 → 하느님께 빌겠습니다 / 하느님께 바라겠습니다

 달님에게 기도했다 → 달님한테 비손했다 / 달님한테 빌었다


  ‘기도(祈禱)’는 “인간보다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어떠한 절대적 존재에게 빎. 또는 그런 의식 ≒ 도기(禱祈)·도이(禱爾)”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말뜻에 나오듯 ‘빌다’로 손보면 되고 ‘도기·도이’ 같은 한자말은 털어냅니다. 이밖에 ‘비손’이란 오랜 낱말이 있어요. 사전을 찾아보면 “[민속] 두 손을 비비면서 신에게 병이 낫거나 소원을 이루게 해 달라고 비는 일 ≒ 비숙원”으로 풀이합니다. ‘비숙원’은 “= 비손”으로 풀이하네요. ‘기도’는 ‘빌다’나 ‘비손·비손하다’로 손볼 만하면서 ‘바라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비손’을 열 가지 싣고, 일본말 한 가지를 싣는데, 모두 털어낼 만합니다. 꾀할 적에는 ‘꾀하다(← 企圖)’라 하고, 숨이 지나가는 길은 ‘숨길(← 氣道)’이라 하면 돼요. 2018.3.13.불.ㅅㄴㄹ



기도(企圖) : 어떤 일을 이루려고 꾀함. 또는 그런 계획이나 행동 ≒ 계도(計圖)

기도(奇道) : 기발한 방법

기도(氣度) : 기개와 도량을 아울러 이르는 말

기도(氣道) : [의학] 호흡할 때 공기가 지나가는 길. 콧구멍, 코안, 인두, 후두, 기관, 기관지로 이루어져 있다 ≒ 숨길

기도(幾度) : 1. 몇 번 2. 몇 도

기도(期圖) : 때를 정하여 꾀함

기도(棋道/碁道) : 1. 바둑이나 장기를 둘 때의 예절 2.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기술

기도(箕島) : [지명] 전라남도 신안군 상의면에 속하는 섬. 면적은 0.21㎢

기도(冀圖) : 바라는 것을 이루려고 꾀함

기도(騎徒) : 예전에, 기병과 보병을 아울러 이르던 말

기도(일 kido[木戶]) : 극장이나 유흥업소 따위의 출입구. 또는 그곳을 지키는 사람. ‘문지기’로 순화



어느 날 바나비는 성모상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했습니다

→ 어느 날 바나비는 성모상 앞에 무릎을 꿇고 빌었습니다

《꼬마 곡예사》(바바라 쿠니/김구인 옮김, 분도출판사, 1987) 32쪽


하느님, 기도를 어떻게 하는지도 다 잊었습니다

→ 하느님, 어떻게 빌어야 하는지도 다 잊었습니다

→ 하느님, 비손을 어떻게 하는지도 다 잊었습니다

《떠돌이 할아버지와 집 없는 아이들》(나탈리 새비지 칼슨/박향주 옮김, 아이세움, 2001) 108쪽


할아버지가 기도할 때 했던 말이 무슨 뜻인지 문득 깨달았어

→ 할아버지가 빌었을 때 한 말이 무슨 뜻인지 문득 깨달았어

→ 할아버지가 빌면서 한 말이 무슨 뜻인지 문득 깨달았어

《달라달라》(이치카와 사토미/조민영 옮김, 파랑새, 2008) 25쪽


제인은 밤마다 나를 침대에 눕히고 기도를 했어요. 자신의 꿈을 이루어 달라고

→ 제인은 밤마다 나를 침대에 눕히고 빌었어요. 제 꿈을 이루어 달라고

→ 제인은 밤마다 나를 침대에 눕히고 비손했어요. 제 꿈을 이루어 달라고

《내 친구 제인》(패트릭 맥도넬/장미란 옮김, 웅진주니어, 2001) 28쪽


우리 네 식구가 냄새를 풍기며 구더기처럼 꼬물거릴 그 기도(禱祈)를 찾아서

→ 우리 네 식구가 냄새를 풍기며 구더기처럼 꼬물거릴 그 비손을 찾아서

→ 우리 네 식구가 냄새를 풍기며 구더기처럼 꼬물거릴 그 바람을 찾아서

→ 우리 네 식구가 냄새를 풍기며 구더기처럼 꼬물거릴 그 꿈을 찾아서

《전당포는 항구다》(박형권, 창비, 2013) 59쪽


대자연의 기도가 담긴 머플러를 20달러에 두 장이나 산 것이 아닌가

→ 대자연 숨결이 담긴 목도리를 20달러에 두 장이나 사지 않았나

→ 너른 자연 넋이 담긴 목도리를 20달러에 두 장이나 사지 않았나

→ 드넓은 숲 마음이 담긴 목도리를 20달러에 두 장이나 사지 않았나

《마음을 멈추고 부탄을 걷다》(김경희, 공명, 2015) 112쪽


안 되게 해 달라고 그렇게 기도했는데

→ 안 되게 해 달라고 그렇게 빌었는데

→ 안 되게 해 달라고 그렇게 바랐는데

→ 안 되게 해 달라고 그렇게 비손했는데

《우리 엄마는 응우웬티기에우짱》(신채연, 노란돼지, 2015) 4쪽


기도하는 마음꽃

→ 비는 마음꽃

→ 바라는 마음꽃

→ 비손하는 마음꽃

《마음꽃 열두 달》(한태희, 한림출판사, 2017) 2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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