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미연 未然
미연에 예방하다 → 미리 막다
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 큰 사고를 미리 막고자
‘미연(未然)’은 “1. 어떤 일이 아직 그렇게 되지 않은 때 2. 앞일이 정하여지지 아니함”을 가리킨다고 해요. 말뜻으로만 보면 ‘앞서’나 ‘아직’인데, 이 한자말은 “미연에 방지한다”나 “미연에 예방한다” 꼴로 흔히 씁니다. 이때에는 ‘미리’나 ‘먼저’로 손볼 만해요. 그런데 ‘예방(豫防)’은 “질병이나 재해 따위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대처하여 막는 일”을 뜻하니, “미연예 예방하다”라 하면 겹말입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미연(靡然)’을 “1. 바람에 풀이나 나무 따위가 흔들리는 모양 2. 어떤 세력을 붙좇아 따르는 모양”으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이 한자말은 털어냅니다. 2018.1.23.불.ㅅㄴㄹ
핵무기는 대체 여태껏 무엇을 미연에 방지해 왔다는 것인가
→ 핵무기는 참말 여태껏 무엇을 미리 막아 왔을까
《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히로세 다카시/위정훈 옮김, 프로메테우스출판사, 2011) 160쪽
어떻게 하면 그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느냐
→ 어떻게 하면 그것을 미리 막을 수 있느냐
→ 어떻게 하면 그것을 먼저 막을 수 있느냐
《칠석의 나라 3》(이와아키 히토시/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4) 93쪽
이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까
→ 이 흐름을 미리 막을 수 있을까
《탈향과 귀향 사이에서》(허쉐펑/김도경 옮김, 돌베개, 2017) 8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