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16.


《요즘 우리말께서는 안녕하신가요?》

이우기 글, 부크크, 2017.11.16.



  다시 끙끙거리는 하루. 끙끙거리면서도 할 일은 하고, 밥은 짓는다. 매우 포근한 겨울비가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다가 마당을 휘 둘러본다. 뒤꼍을 올라 나무마다 겨울눈이 얼마나 굵는지를 들여다본다. 이렇게 느긋하면서 조용한 하루란 참 곱다고 생각하지만, 끙끙거리는 몸부터 좀 다스려야지 싶다. 밥을 지어서 아이들이 먹는 모습을 보고 나면 자리에 누워서 숨을 몰아쉰다. 살짝 기운이 나면 모로 누워서 《요즘 우리말께서는 안녕하신가요?》를 읽어 본다. 즐거운 이야기보다는 사람들이 말이며 글을 엉망으로 내팽개치는 이야기가 흐르니 다시 덮는다. 어쩌면 우리는 아주 새로운 사랑을 이 땅에 심으려고 모든 말을 휘젓는지 모른다. 또는 말이 만만하다고 여겨 마구마구 쓸는지 모르고, 왼날개이든 오른날개이든 이 날개도 저 날개도 아니든 학교에서 길든 대로 그냥그냥 아무 말이나 쓸는지 모른다. 곁님이 문득 경상도 고장말 높낮이가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늘 들은 말 가운데 가장 재미나다. 빨대 하나가 없대서 말소리를 확 끌어올렸다가 내리는 경상말이란, 또 전라말이란, 얼마나 상큼한가. 노래로 부를 수 있기에 말이고, 노래로 부를 만하지 않으면 말하고 멀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