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말씨 164 : 농민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입장(立場) : 당면하고 있는 상황. ‘처지(處地)’로 순화

처지(處地) : 처하여 있는 사정이나 형편

처하다(處-) : 1. 어떤 형편이나 처지에 놓이다 2. 어떤 책벌이나 형벌에 놓이게 하다

전혀(全-) : ‘도무지’, ‘아주’, ‘완전히’의 뜻을 나타낸다 

고려하다(考慮-) : 생각하고 헤아려 보다



  일본 한자말 ‘입장’은 ‘처지 → 처하다 → 처지에 놓이다’ 같은 돌림풀이에 빠집니다. ‘입장’ 앞에 ‘-의’를 붙인 “-의 입장”은 고스란히 일본 말씨입니다. ‘생각하다’나 ‘헤아리다’라는 한국말이 있으니 굳이 ‘고려하다’ 같은 한자말을 안 써도 됩니다. 보기글은 이밖에 ‘전혀’나 ‘것’까지 곁들여 몹시 어수선합니다. 2017.12.30.흙.ㅅㄴㄹ



이는 농업의 입장만 고려했을 뿐 농민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 이는 농업만 헤아렸을 뿐 농민은 도무지 헤아리지 않았다

→ 이는 농업만 헤아리고 농민은 조금도 헤아리지 않은 셈이다

→ 이는 농업만 헤아리고 농민은 나 몰라라 한 꼴이다

《탈향과 귀향 사이에서》(허쉐펑/김도경 옮김, 돌베개, 2017) 4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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