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마당에서 읽은 책 2017.12.25.


미운 아이도 고운 아이도 가리지 않고 모두한테 선물을 준다는 산타라지. 아이들은 어떤 선물을 받는 하루일까. 어른들은 어떤 선물을 누릴 수 있는 하루일까. 아침부터 신나게 빨래를 해서 아이들하고 함께 넌다. 행주도 삶아서 넌다. 우리가 빨래를 너는 곁에서 새끼 들고양이가 밥을 먹는다. 갈마들면서 밥을 먹으니, 하나는 해바라기를 하면서 뒹굴며 놀고, 하나는 바지런히 먹네. 겨울볕을 느끼면서 사진책 《폐광, 흔적에 길을 묻다》를 읽어 본다. 폐광이라고 하는 터가 어떤 모습인가를 새삼스레 돌아본 이야기를 담는다. 더는 탄을 캐지 않는 곳이라 하더라도 끝없이 시커먼 물이, 시퍼런 물이, 싯누런 물이, 새하얀 물이 흐른단다. 우리가 어느 멧골에 구멍을 내어 탄을 캐내지 않았으면 흐르지 않았을 시커멓거나 시퍼렇거나 싯누렇거나 새하얀 물이 자꾸자꾸 흐른단다. 그래도 이런 물줄기 곁에서 꽃이 피고 나무가 자란다. 마을하고 작은 시골집이 있으며, 눈이 소복히 내린다. 탄 아닌 석유를 뽑는 온누리 곳곳은 어떤 모습일까? 석탄하고 석유를 바탕으로 전기하고 자원을 쓰는 이 나라 삶터는 어떤 모습일까?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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