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원 글쓰기
이듬해 1월 6일에 대구에 있는 마을책방 〈읽다 익다〉에서 이야기꽃을 펴기로 했다. 〈읽다 익다〉 책방지기님이 나한테 묻는다. “저기, 강사료를 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강사료를 얼마쯤 드리면 좋을까요?” 나는 1초쯤 생각해 보고서 말씀을 여쭌다. 꼭 1초만 생각해 보면 된다. “저는 200만 원쯤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또는 2000만 원쯤? 저한테 이야기삯을 드리고 싶으시다면 그만큼 주시고요, 아니면 안 주시면 됩니다.” 어쩌면 참말로 이야기삯으로 200만 원이나 2000만 원을 장만해서 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이 돈이란 이 값이란 숫자일 뿐이기도 할 테지만, 다른 뜻도 되지 싶다. 이를테면 즐거이 이야기꽃을 지피면서 서로서로 200만 원이나 2000만 원어치 즐거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 나는 200만 원쯤 되는 이야기꽃을 베풀고, 〈읽다 익다〉 이웃님은 나한테 2000만 원쯤 되는 기쁨노래를 베풀 수 있으실 테지. 마음이란 언제나 가없는 꿈이요 사랑이니. 2017.12.23.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