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회색의


 회색의 도시 → 잿빛 도시

 회색의 길 → 잿빛 길

 회색의 옷 → 잿빛 옷


  ‘회색(灰色)’은 “1. 재의 빛깔과 같이 흰빛을 띤 검정 ≒ 양회색(洋灰色)·재색 2. 정치적·사상적 경향이 뚜렷하지 아니한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해요. 이 한자말은 ‘잿빛’을 가리킵니다. 처음부터 ‘잿빛’을 쓰면 되지요. 그런데 한국말 ‘잿빛’을 쓰든 한자말 ‘회색’을 쓰든 뒤에 ‘-의’를 붙이면 얄궂습니다. 일본에서는 으레 “灰色の-”같은 말씨를 쓸 터이나, 한국 말씨로는 “잿빛 하늘”이나 “잿빛 옷감”이라 하면 됩니다. 2017.12.3.해.ㅅㄴㄹ



회색의 벽에 갇힌 겨울새의 울음을 듣는다

→ 잿빛 벽에 갇힌 겨울새 울음을 듣는다

→ 재 같은 벽에 갇힌 겨울새 울음을 듣는다

→ 희뿌연 벽에 갇힌 겨울새 울음을 듣는다

《비 고인 하늘을 밟고 가는 길》(여림, 최측의농간, 2016) 119쪽


망으로 덮여 있었는데 회색의 작은 애벌레가 그 겉과 속에 잔뜩 있었다

→ 그물로 덮였는데 잿빛 작은 애벌레가 겉과 속에 잔뜩 있었다

《홀로 숲으로 가다》(베른트 하인리히/정은석 옮김, 더숲, 2016) 91쪽


보라회색의 풍성한 한복치마가 흔들릴 때마다

→ 보라잿빛 푸짐한 한복치마가 흔들릴 때마다

《한복, 여행하다》(권미루, 푸른향기, 2017) 3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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