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신나는 글쓰기



  나는 늘 글을 쓴다. 언제 어디에서나 거리끼지 않고 글을 쓴다. 쓸거리란 넘실넘실한다. 우리를 둘러싼 온 삶이 쓸거리로 다가온다. 손수 짓는 살림은 어제하고 오늘이 다를 뿐 아니라 모레에 새로우니, 늘 신나게 끝없이 글을 쓴다. 글을 쓰며 스스로 묻는다. 내 마음을 바라보고 내 몸을 지켜보는 동안 피어나는 이야기란 내 손을 거쳐서 태어나는 글이되, 오늘 내가 글을 쓰기까지 곁이나 둘레에서 숱한 사람하고 숲하고 바람이 가만가만 북돋아 준다고 느낀다. 먼지로 뿌연 도시 하늘이 나한테 쓸거리를 알려준다. 추위를 딛고 피어나는 작은 들꽃이 나한테 쓸거리를 보여준다. 밥을 맛있게 먹고 곯아떨어지는 아이들 얼굴이 나한테 쓸거리를 밝힌다. 아름다운 책 하나가, 아름답지 못한 책 하나가, 사랑스러운 곁님이나 이웃이, 달갑잖은 짓을 하는 여러 사람이, 저마다 다른 삶이 저마다 다른 배움길이라고 속삭이면서 쓸거리를 베푼다. 2017.11.29.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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