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경건 敬虔
경건한 마음 → 거룩한 마음 / 정갈한 마음
경건한 기도 → 거룩한 기도 / 정갈한 비손
경건한 자세로 → 거룩한 몸짓으로 / 정갈한 매무새로
‘경건하다(敬虔-)’는 “공경하며 삼가고 엄숙하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공경하다(恭敬-)’는 “공손히 받들어 모시다”라 하고, ‘삼가다’는 “1.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라 하며, ‘엄숙하다(嚴肅-)’는 “1. 분위기나 의식 따위가 장엄하고 정숙하다 2. 말이나 태도 따위가 위엄이 있고 정중하다”라 하지요. 말뜻으로 헤아린다면 높이 받들면서 차분하고 조용한 모습을 나타낸다고 할 텐데, 이러한 결은 흔히 ‘거룩하다’로 나타내곤 합니다. 때로는 ‘정갈하다’라는 낱말로 이러한 느낌을 나타냅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경건하다(勁健-)’를 “1. 굳세고 튼튼하다 2. [미술] 그림이나 글씨의 필세가 굳세고 힘차다”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이런 한자말은 털어내야겠습니다. 2017.11.21.불.ㅅㄴㄹ
세상은 생명 있는 사람이 필요하지 경건한 척하는 위선자가 필요하지는 않아
→ 온누리는 살아 숨쉬는 사람을 바라지 거룩한 척하는 거짓꾼은 바라지 않아
→ 이 땅은 살아 숨쉬는 사람을 바라지 높은 척하는 거짓쟁이는 바라지 않아
《숨어 있는 예수》(크리스토프 프리드리히 볼룸하르트/원충연 옮김, 달팽이, 2008) 127쪽
도시가 지속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여러 시설이나 장소 가운데 중요한 하나는 신성하고 경건한 침묵의 장소라고 했다
→ 도시가 이어지려면 갖추어야 할 여러 시설이나 자리 가운데 대수로운 하나는 거룩하고 차분하여 고요한 곳이라고 했다
→ 도시가 이어가려면 갖추어야 할 여러 가지나 자리 가운데 커다란 하나는 거룩하고 고요한 곳이라고 했다
《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승효상, 돌베개, 2016) 105쪽
부처님이나 스님 앞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 부처님이나 스님 앞에서 거룩한 마음으로 몸을 맡깁니다
→ 부처님이나 스님 앞에서 정갈한 마음으로 몸을 맡깁니다
→ 부처님이나 스님 앞에서 높으며 차분한 마음과 몸으로 돌아갑니다
《공덕을 꽃 피우다》(광우, 스토리닷, 2017) 2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