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황홀 恍惚/慌惚


 황홀 속에 빠져들었다 → 아름다움에 빠져들었다

 황홀한 광경 → 아름다운 모습 / 눈부신 모습

 황홀하게 물들었다 → 곱게 물들었다 / 눈부시게 물들었다

 황홀하게 아름다운 → 아름다운 / 매우 아름다운

 황홀한 마음 → 달뜬 마음 / 들뜬 마음

 황홀하다는 느낌 → 알기 어렵다는 느낌 / 어지럽다는 느낌


  ‘황홀(恍惚/慌惚)’은 “1. 눈이 부시어 어릿어릿할 정도로 찬란하거나 화려함 2. 어떤 사물에 마음이나 시선이 혹하여 달뜸 3. 미묘하여 헤아려 알기 어려움 4. 흐릿하여 분명하지 아니함”을 가리킨다고 해요. 이 뜻풀이 나오는 ‘찬란하다(燦爛-/粲爛-)’를 찾아보면 “1. 빛이 번쩍거리거나 수많은 불빛이 빛나는 상태이다. 또는 그 빛이 매우 밝고 강렬하다 2. 빛깔이나 모양 따위가 매우 화려하고 아름답다”로 풀이하고, ‘화려하다(華麗-)’를 찾아보면 “1. 환하게 빛나며 곱고 아름답다”로 풀이하지요. 돌림풀이에다가 겹말풀이입니다. 그리고 이래저래 살피면 ‘황홀·찬란·화려’는 모두 ‘아름답다’나 ‘곱다’나 ‘빛나다’로 이어지지요. 한국말로 ‘아름답다·곱다’를 제대로 가려서 쓰고, ‘빛나다·눈부시다’를 제대로 살펴서 쓰면 좋겠습니다. 2017.11.4.흙.ㅅㄴㄹ



그 황홀한 무지개빛 포물선의 물뿜기를

→ 그 눈부신 무지개빛 팔매금 물뿜기를

→ 그 아름다운 무지개빛 둥그스름한 물뿜기를

《프란체스코의 새들》(고진하, 문학과지성사, 1993) 12쪽


모든 풍경은 나를 흥분시키며 황홀하게 타오른다

→ 모든 풍경은 나를 들뜨게 하며 아름답게 타오른다

→ 모든 모습은 나를 설레게 하며 눈부시게게 타오른다

《나의 아름다운 창》(신현림, 창작과비평사, 1998) 24쪽


하늘을 황홀하게 물들이는 감미로운 노랫말로 말하려 한다

→ 하늘을 눈부시게 물들이는 달콤한 노랫말로 말하려 한다

→ 하늘을 곱게 물들이는 달달한 노랫말로 말하려 한다

《하늘에 수놓은 구름 이야기》(임소혁, 대원사, 2006) 6쪽


왜 그런지 따지고 캐기 시작하면 황홀한 감동은 사라지지

→ 왜 그런지 따지고 캐다 보면 아름다운 맛은 사리지지

→ 왜 그런지 따지고 캐면 

《아나스타시아 2 소리내는 잣나무》(블라지미르 메그레/한병석 옮김, 한글샘, 2007) 222쪽


대상에 순수하게 도취하고 황홀해 하며 경탄하는 법이 아니라

→ 무엇에 티없이 빠져들고 아름다워 하며 놀라는 법이 아니라

→ 무엇에 맑게 빠져들고 눈부셔 하며 놀라는 법이 아니라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헤르만 헤세/두행숙 옮김, 문예춘추사, 2013) 17쪽


새의 선물은 바로 황홀하게 지저귀는 소리예요

→ 새가 주는 선물은 바로 아름답게 지저귀는 소리예요

→ 새는 바로 아름답게 지저귀는 소리를 선물해요

《엉뚱하기가 천근만근》(다니엘 네스켄스·에밀리오 우르베루아가/김영주 옮김, 분홍고래, 2017) 2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