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잠시 暫時


 잠시 동안 쉬다 → 한동안 쉬다 / 살짝 쉬다 / 한때 쉬다

 화를 내는 것은 잠시뿐이다 → 성은 살짝 낼 뿐이다

 잠시 가만히 앉아 있다 → 한동안 가만히 앉다

 잠시 걸음을 멈추다 → 살짝 걸음을 멈추다

 잠시 기다리다 → 조금 기다리다 / 한동안 기다리다

 잠시 머뭇거리다 → 조금 머뭇거리다 / 살짝 머뭇거리다

 잠시 생각에 잠기다 → 한때 생각에 잠기다 / 살짝 생각에 잠기다

 잠시 주춤하다 → 살짝 주춤하다 / 가볍게 주춤하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 살짝 실례하겠습니다 / 조금 실례하겠습니다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았다 → 곁을 조금도 떠나지 않았다

 잠시만 거기 있게 → 조금만 거기 있게 / 한동안 거기 있게


  ‘잠시(暫時)’는 “1. 짧은 시간 2. 짧은 시간에”를 가리킨다고 해요. 한국말사전에는  “≒ 수유(須臾)·일삽시(一?時)·편시(片時)” 같은 비슷한말이 나오는데 이런 비슷한말을 쓸 일은 없다고 봅니다. 짧은 시간을 가리키려 한다면 “짧은 동안”이라 하면 되고, ‘한동안’이나 ‘한때’로 손볼 수 있습니다. 사전에는 ‘한동안’을 “꽤 오랫동안” 한 가지로 풀이하지만, ‘한동안’은 긴 동안뿐 아니라 하나라는 짧은 동안을 가리키는 자리에도 써요. 사전 뜻풀이를 더해야지 싶습니다. 때로는 ‘조금’이나 ‘살짝’으로 손볼 수 있고, ‘가볍게’나 ‘가만히’로 손보아도 됩니다. 2017.10.26.나무.ㅅㄴㄹ



우리는 잠시 순간을 정리하는 걸 거야

→ 우리는 한때 이곳을 갈무리할 테야

→ 우리는 살짝 이 한때를 갈무리할 테야

《두 사람이다 2》(강경옥, 해든아침, 2007) 58쪽


동물들은 잠시도 쉬지 않고 풍덩을 피해 달아났습니다

→ 동물들은 한숨도 쉬지 않고 풍덩이 무서워 달아났습니다

《풍덩》(우슐라 두보사르스키·앤드류 조이너/노경실 옮김, 푸른날개, 2009) 13쪽


깜짝 놀라며 잠시 입을 다물었던 아빠가

→ 깜짝 놀라며 한때 입을 다물던 아빠가

→ 깜짝 놀라며 한동안 입을 다물던 아빠가

→ 깜짝 놀라며 살짝 입을 다물던 아빠가

《스시 걸 2》(야스다 히로유키/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3) 61쪽


잠시 후, 소년은 친구와 함께

→ 얼마 뒤, 소년은 친구와 함께

→ 조금 있다가, 아이는 동무와 함께

《숲을 사랑한 소년》(나탈리 민/바람숲아이 옮김, 한울림어린이, 2015) 6쪽


잠시 머물다 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 살짝 머물다 가고 싶은 마음을 느낀다

→ 한때 머물다 가고 싶다고 느낀다

→ 가볍게 머물다 가고 싶다고 느낀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 남한강 편》(유홍준, 창비, 2015) 23쪽


상수리나무 그늘에 잠시 어깨를 기댄다

→ 상수리나무 그늘에 살짝 어깨를 기댄다

→ 상수리나무 그늘에 가만히 어깨를 기댄다

→ 상수리나무 그늘에 한동안 어깨를 기댄다

《까치독사》(이병초, 창비, 2016) 42쪽


잠시 밖엘 나갔다 왔는데

→ 살짝 밖엘 나갔다 왔는데

→ 가볍게 밖엘 나갔다 왔는데

→ 한동안 밖엘 나갔다 옸는데

《바다는 잘 있습니다》(이병률, 문학과지성사, 2017) 96쪽


잠시나마 마미야 사쿠라에게서 눈을 뗀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

→ 한때나마 마미야 사쿠라한테서 눈을 뗀 나를 봐줄 수 없다

→ 가볍게나마 마미야 사쿠라한테서 눈을 뗀 나를 봐줄 수 없다

《경계의 린네 24》(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7) 12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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