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용 用
사무용 → 사무에 씀 / 일할 때 씀 / 일하며 씀
업무용 → 업무에 씀 / 일할 때 씀
연습용 → 연습에 씀
영업용 → 영업에 씀 / 장사에 씀
‘-용(用)’은 “‘용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고 합니다. ‘용도(用途)’는 “쓰이는 길. 또는 쓰이는 곳”이라고 해요. 그러니 ‘-용’은 ‘쓰다’나 ‘쓰이다’라는 낱말로 손질할 만하고, 때로는 ‘-쓰임’을 붙여서 손질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쓰임’을 붙이기보다는 흐름에 맞추어 덜어낼 수 있어요. “어린이용 책”은 “어린이책”이라고만 해도 돼요. “수선용 망치”는 “손질 망치”라고만 해도 됩니다. 2017.9.19.불.ㅅㄴㄹ
일회용 잔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 한 번 쓰고 버리는 잔이 없어도 되기 때문이다
→ 한 번만 쓰는 잔이 없어도 되기 때문이다
→ 한 번 쓰면 쓰레기가 되는 잔을 안 써도 되기 때문이다
《2분 간의 녹색운동》(M.램/김경자·박희경·이추경 옮김, 성바오로출판사, 1991) 227쪽
업무용 책상 위에는 잉크병과 단추 하나
→ 일을 하는 책상에는 잉크병과 단추 하나
→ 일을 보는 책상에는 잉크병과 단추 하나
→ 일하는 책상에는 잉크병과 단추 하나
《안톤 카이투스의 모험》(야누쉬 코르착/송순재·손성현 옮김, 내일을여는책, 2000) 134쪽
일제가 청일전쟁 때 군사용으로 계획한 것이다
→ 일제가 청일전쟁 때 군사에 쓰려고 계획한 것이다
→ 일제가 청일전쟁 때 군대에서 쓰려고 했던 것이다
《황해에 부는 바람》(최원식, 다인아트, 2000) 97쪽
관상용으로 들어왔지만 지금은 우리 나라 곳곳에서 과수원을 만들어 재배하고 있다
→ 보는 꽃으로 들어왔지만 이제는 우리 나라 곳곳에서 과수원을 가꾸어 키운다
→ 구경꽃으로 들어왔지만 요새는 우리 나라 곳곳에서 과수원을 가꾸어 키운다
→ 볼거리로 들어왔지만 요즘은 우리 나라 곳곳에서 과수원을 가꾸어 키운다
《사람과 자연》(김준호, 따님, 2001) 50쪽
설거지용 고무장갑을 사고 이왕 나온 김에
→ 설거지 고무장갑을 사고 어차피 나온 김에
→ 설거지에 쓰는 고무장갑을 사고 한번 나온 김에
→ 설거지할 때 끼는 고무장갑을 사고 이렇게 나온 김에
《나비가 날아간 자리》(박남준, 광개토, 2001) 14쪽
이 제도는 애초부터 남용될 가능성이 충분했다
→ 이 제도는 처음부터 함부로 쓰일 수 있었다
→ 이 제도는 처음부터 함부로 쓰일 수밖에 없었다
→ 이 제도는 처음부터 함부로 쓰일 듯했다
《구텐베르크 혁명》(존 맨/남경태 옮김, 예·지, 2003) 208쪽
한 장은 연습용으로 쓰기 위한 것이고
→ 한 장은 연습하려고 쓰려는 것이고
→ 한 장은 연습할 때 쓰려 하고
→ 한 장은 연습으로 쓰고
《추억의 학교》(조반니 모스카/김효정 옮김, 우리교육, 2004) 45쪽
활동에 관한 대중용 홍보 자료를 제작하기 위해
→ 우리가 하는 일을 사람들한테 알릴 자료를 마련하려고
→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가 사람들한테 보여줄 자료를 엮으려고
→ 우리 일을 사람들이 알도록 할 자료를 묶으려고
→ 사람들한테 우리가 하는 일을 알릴 자료를 내려고
《항생제 중독》(고와카 준이치/생협전국연합회 옮김, 시금치, 2005) 16쪽
2명을 면피용으로 배치했던 것이다
→ 두 사람을 허울 좋은 얼굴로 둔 셈이다
→ 두 사람을 허울 좋게 두었던 셈이다
→ 두 사람을 겉보기만 좋게 내세운 셈이다
《녹색의 상상력》(박병상, 달팽이, 2006) 89쪽
외국 선수들의 숙소용으로 설계된 두 아파트단지
→ 외국 선수들이 숙소로 쓰도록 지은 아파트
→ 외국 선수들이 잠자는 곳으로 지은 아파트
→ 외국 선수들이 머물 수 있게 지은 아파트
→ 외국 선수들을 생각해서 지은 아파트
《아파트 공화국》(발레리 줄레조/길혜연 옮김, 후마니타스, 2007) 44쪽
내 키보다 훨씬 큰 곡식 낟알 저장용 바구니를 만드셨나
→ 내 키보다 훨씬 큰 곡식 낟알 갈무리 바구니를 엮으셨나
→ 내 키보다 훨씬 큰 곡식 낟알을 모으는 바구니를 엮으셨나
→ 내 키보다 훨씬 큰 곡식 낟알 바구니를 엮으셨나
《잃어버린 소년들》(벤슨 뎅·알폰시온 뎅·벤자민 아작/조유진 옮김, 현암사, 2008) 35쪽
어린이 용도 팔아
→ 어린이 것도 팔아
→ 어린이한테 맞는 것도 팔아
《토끼 드롭스 2》(우니타 유미/양수현 옮김, 애니북스, 2008) 45쪽
어린이용 책은 무엇보다도
→ 어린이가 읽는 책은 무엇보다도
→ 어린이한테 줄 책은 무엇보다도
→ 어린이책은 무엇보다도
《네, 호빵맨입니다》(야나세 다카시/오화영 옮김, 지식여행, 2017) 121쪽
한복집에서 구입하는 맞춤한복은 대부분 춘추용이다
→ 한복집에서 사는 맞춤한복은 거의 봄가을옷이다
→ 한복집에서 사는 맞춤한복은 으레 봄가을에 맞다
《한복, 여행하다》(권미루, 푸른향기, 2017) 32쪽
구둣방 할아버지는 수선용 망치로
→ 구둣방 할아버지는 손질 망치로
→ 구둣방 할아버지는 손질하는 망치로
《웃는 연습》(박성우, 창비, 2017) 1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