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고함 高喊
고함을 치다 → 큰소리를 치다
외마디 고함을 지르다 → 외마디 소리를 지르다
느닷없는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 느닷없는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
고함도 못 지를 테니 → 소리도 못 지를 테니
이를 갈며 고함만 내질렀다 → 이를 갈며 소리만 내질렀다
‘고함(高喊)’은 “크게 부르짖거나 외치는 소리”를 가리킨다고 해요. 그런데 ‘부르짖다’나 ‘외치다’는 크게 내는 소리를 가리킵니다. ‘고함’ 말풀이는 겹말풀이예요. 한국말사전 보기글을 살피면 “고함을 지르다”나 “고함을 치다” 얼개가 나오는데, ‘지르다’는 “목청을 높여 소리를 크게 내다”를 뜻하고, ‘치다 2’은 “18. 큰 소리를 내다”를 뜻해요. 그러니 “소리를 지르다”나 “소리를 치다”라고만 써야 올바릅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두 가지 한자말 ‘고함’을 싣는데, 이 낱말은 털어낼 만합니다. 2017.8.27.해.ㅅㄴㄹ
고함(鼓喊) : 북을 치면서 여러 사람이 함께 큰 소리를 지름
고함(鼓?) : [한의학] 오한이 심할 때 아래턱과 위턱이 딱딱 마주치는 증상
고함을 쳐도 가만히 있어요
→ 큰소리를 쳐도 가만히 있어요
→ 외쳐도 가만히 있어요
《코뿔소 한 마리 싸게 사세요》(쉘 실버스타인/지혜연 옮김,시공주니어,2001) 52쪽
여자아이는 힘껏 고함을 쳐서 들개들을 쫓아 버렸지
→ 가시내는 힘껏 소리를 쳐서 들개들을 쫓아 버렸지
→ 가시내는 큰소리를 쳐서 들개들을 쫓아 버렸지
《긴 머리 여자아이》(천롱/안명자 옮김,청년사,2005) 9쪽
고함소리가 너무 커서 귀가 찢어질 것 같다
→ 외침말이 너무 커서 귀가 찢어질 듯하다
→ 너무 외쳐서 귀가 찢어질 듯하다
《벼랑에 선 사람들》(제정임·단비뉴스취재팀,오월의봄,2012) 51쪽
왕자님은 큰 소리로 고함을 쳤습니다
→ 왕자님은 크게 소리를 쳤습니다
《워거즐튼무아》(마츠오카 쿄오코/송영숙 옮김,바람의아이들,2013) 53쪽
눈에 불을 켜고 고함을 치고 있었다
→ 눈에 불을 켜고 큰소리를 쳤다
→ 눈에 불을 켜고 크게 소리쳤다
《경국대전을 펼쳐라!》(손주현,책과함께어린이,2017) 1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