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기분 氣分
기분이 좋다 → 느낌이 좋다 / 마음이 좋다
기분을 풀다 → 마음을 풀다 / 속을 풀다
기분이 상했다 → 마음이 다쳤다 / 속이 다쳤다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 잔치 물결에 휩싸여 / 잔치 흐름에 휩싸여
기분을 내려고 놀러가다 → 한턱을 내려고 놀러가다
‘기분(氣分)’은 “1. 대상·환경 따위에 따라 마음에 절로 생기며 한동안 지속되는, 유쾌함이나 불쾌함 따위의 감정 ≒ 기의(氣意) 2.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나 분위기 3. [한의학] 원기의 방면을 혈분(血分)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을 가리킨다고 해요. 비슷한말로 ‘기의’가 있다는데 쓸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느낌’이나 ‘마음’으로 손볼 만하고, 때로는 ‘흐름’이나 ‘물결’로 손볼 만합니다. “기분을 내어 밥을 사다” 같은 글월은 “한턱을 내어 밥을 사다”로 손질하면 됩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나오는 한자말 ‘기분’ 네 가지는 모두 털어낼 수 있습니다. 2017.8.21.달.ㅅㄴㄹ
기분(氣奔) : [한의학] 온몸의 살갗이 몹시 가렵고 긁으면 피가 나는 피부병
기분(幾分) : = 얼마
기분(箕?) : 키와 삼태기를 아울러 이르는 말
기분(機分) : 1. 사람의 됨됨이 2. 어떤 일이 벌어지려고 하는 분위기
밝은 노란색은 기분까지 환하게 했지요
→ 밝은 노란빛은 느낌까지 환하게 했지요
→ 밝은 노랑은 환한 느낌이기까지 했지요
→ 밝은 노랑은 마음까지 환하게 했지요
《리지 핀레이/김호정 옮김-민들레 사자 댄디라이언》(책속물고기,2012) 3쪽
처음 봤을 때도 이런 기분이었다
→ 처음 봤을 때도 이런 느낌이었다
→ 처음 봤을 때도 이러했다
《황K-꽃에서 나온 코끼리》(책읽는곰,2016) 25쪽
빠르게 내달리다가 물 밖으로 솟아오르면 기분 끝내줘
→ 빠르게 내달리다가 물 밖으로 솟아오르면 끝내줘
→ 빠르게 내달리다가 물 밖으로 솟아오르면 아주 신나
《강하연-물고기 씨, 안녕하세요?》(봄봄,2016) 27쪽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서 그냥 받았어
→ 왠지 모르게 좋아서 그냥 받았어
→ 왠지 모르게 기뻐서 그냥 받았어
《케이-남편이 일본인입니다만》(모요사,2016) 82쪽
이야기가 행복하게 끝나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
→ 이야기가 즐겁게 끝나면 나도 덩달이 즐거워
→ 이야기가 기쁘게 끝나면 나도 덩달이 기뻐
《리니에르스/김영주 옮김-내가 쓰고 그린 책》(책속물고기,2017) 63쪽
멀미를 할 때의 울렁울렁 그런 기분이었을까요
→ 멀미를 할 때 같은 울렁울렁 그런 느낌이었을까요
→ 멀미를 할 때 같은 그런 울렁거림이었을까요
《고희영·에바 알머슨/안현모 옮김-엄마는 해녀입니다》(난다,2017) 1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