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군내버스에서 읽은 책 2017.6.30.


군내버스에서 시집을 읽으면 재미있다. 구불구불 휘감아도는 시골길에서 이리 흔들 저리 흔들 하는 동안 시 한 줄에서 흐르는 숱한 흔들림을 함께 느끼곤 한다. 《편향의 곧은 나무》라는 시집을 군내버스에서 읽는다. 삶 한 자락이 흔들거리면서도 가만히 서고, 다시 흔들거리면서 조용히 서는구나 싶다. 누구나 이녁 삶을 고스란히 글로 옮긴다. 흔들거리면 흔들거리는 대로 이 삶을 글로 옮기고, 곧추서면 곧추서는 대로 이 삶을 글로 옮긴다. 흔들거리기에 부끄럽지 않다. 곧추서기에 자랑스럽지 않다. 아프기에 숨길 만하지 않다. 안 아프기에 드러낼 만하지 않다. 스스럼없이 바라보면서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건넬 수 있기에 서로 동무로 지낼 수 있겠지.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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