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순응적


 죽음에 대해 순응적인 작품이다 → 죽음을 고분고분 받아들이는 작품이다

 순응적인 사람이구나 → 고분고분한 사람이구나 / 따라가는 사람이구나

 오랫동안 순응적으로 지내다 → 오랫동안 고분고분히 지내다

 순응적으로 살지 말자 → 시키는 대로 살지 말자 / 고분고분 살지 말자


  ‘순응적’은 한국말사전에 없습니다. ‘순응(順應)’을 찾아보면 “환경이나 변화에 적응하여 익숙하여지거나 체계, 명령 따위에 적응하여 따름”으로 풀이해요. “체제 순응적”이라는 얼거리로 흔히 나타나는 ‘순응 + 적’은 누가 시키는 대로 따르는 모습을 가리킨다고 할 만합니다. 이는 ‘고분고분’이라는 낱말로 손질할 만해요. “시키는 대로 따르는”으로 손볼 수 있고, 뜻을 살려서 “바보 같은”으로 적을 만하며, 흐름을 살펴서 ‘얼뜨기·얼치기·어리보기·머저리’ 같은 낱말을 써 볼 수 있어요. 2017.6.25.해.ㅅㄴㄹ



나는 ‘운명’이라는 말을 결코 순응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 나는 ‘운명’이라는 말을 조금도 고분고분 받아들이지 않는다

→ 나는 ‘운명’이라는 말을 조금도 함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 나는 ‘운명’이라는 말을 그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두호-무식하면 용감하다》(행복한만화가게,2006) 55쪽


그것은 지배계급이 고안해 낸 체제 순응적인 인물로서

→ 이는 지배계급이 지어 낸 체제를 잘 따르는 사람으로서

→ 이는 지배계급이 생각해 낸 체제에 길들어진 사람으로서

→ 이는 지배계급이 꾸며 낸 시키는 대로 잘하는 사람으로서

→ 이는 다스리는 쪽에서 만들어 낸 종 같은 사람으로서

→ 이는 다스리는 자리에서 생각해 낸 바보 같은 사람으로서

→ 이는 다스리는 이들이 빚어 낸 얼뜬 사람으로서

《조안 하라/차미례 옮김-빅토르 하라》(삼천리,2008) 37쪽


밥 차려주는 어머니에 해당하는 순응적 일상을 겉으로는 살고 있다

→ 밥 차려 주는 어머니처럼 고분고분한 하루를 겉으로는 산다

→ 밥 차려 주는 어머니마냥 시키는 대로 따르는 하루를 겉으로는 산다

《은유-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서해문집,2016) 6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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