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마실길에 읽는 책 2017.6.8.


어제 인천에 닿아 꿈벗도서관에서 저녁 일곱 시부터 아홉 시까지 이야기꽃을 피웠다. 인천 중구는 동구와 함께 오랜 마을이다. 이곳은 오랜 마을이면서 높은 아파트가 드물고 나즈막하게 서로 어깨동무를 하는 골목집으로 이쁘다. 다만 이 이쁜 마을보다는 아파트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 중구나 동구보다는 송도나 연수구나 다른 곳에서 사는 분들이 훨씬 많지. 이런 흐름에서 중구에 몇 해 앞서 새롭게 문을 연 꿈벗도서관 같은 곳이 얼마나 반갑고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나는 전남 고흥이라는 시골에 살지만, 이 오랜 마을에 아기자기하게 깃든 도서관 한 곳은, 어여쁜 골목마을 분들이 아이들하고 새롭게 살림을 짓는 하루에 좋은 쉼터가 되리라 느낀다. 이곳에서 이야기꽃을 피우기 앞서 배다리 책방골목에 찾아가서 《내 동생 푸딩》이라는 어린이문학을 장만했다. 이야기꽃을 마치고 길손집에서 하룻밤을 묵고 아침에 읽을 생각이었다. 아침에 눈을 떠서 하루를 돌아본 뒤에 나긋나긋 읽어 보는데 ‘열 살 밑 동생이 태어난 삶’을 맞이한 아이 눈길로 풀어내는 이야기가 싱그럽다. 번역은 살짝 아쉽지만 이야기가 매끄럽게 흐른다. 우리 집 두 아이가 떠오르기도 하고, 온누리 모든 아이들이 이처럼 따스한 마음으로 하루를 노래하겠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을 쓴 분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하고 헤아려 본다. 따스함이 책 한 권을 거쳐 나한테 스민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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