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감정 感情

 감정이 풍부하다 → 마음이 넉넉하다 / 느낌이 푸지다
 복받치는 감정 → 북받치는 마음 / 북받치는 느낌
 감정이 메마르다 → 마음이 메마르다 / 메마르다
 음악은 감정을 순화한다 → 노래는 마음을 풀어 준다 / 노래는 마음을 씻어 준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다 → 제 느낌을 드러내다 / 제 마음을 드러내다
 슬픈 감정을 참지 못하고 → 슬픔을 참지 못하고 / 슬픈 마음을 참지 못하고
 너무 감정에 사로잡혀 → 너무 느낌에 사로잡혀
 감정을 잡는 솜씨 → 마음을 잡는 솜씨 / 느낌을 잡는 솜씨

  ‘감정(感情)’은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이라 하며 ‘마음’이나 ‘기분’으로 풀이합니다. ‘마음’은 “2.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감정이나 의지, 생각 따위를 느끼거나 일으키는 작용이나 태도 3. 사람의 생각, 감정, 기억 따위가 생기거나 자리 잡는 공간이나 위치”처럼 풀이하고, ‘기분(氣分)’은 “1. 대상·환경 따위에 따라 마음에 절로 생기며 한동안 지속되는, 유쾌함이나 불쾌함 따위의 감정 2.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나 분위기”로 풀이하지요. ‘감정 → 마음/기분’으로 다루고, ‘마음 → 감정/의지/생각’으로 다루며, ‘기분 → 감정/마음/분위기’로 다룹니다. 여러모로 뒤죽박죽인 한국말사전입니다. ‘감정’이라는 한자말을 쓰는 자리를 살피면 ‘마음’이나 ‘느낌’으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한국말사전을 더 살피면 ‘느낌’을 “몸의 감각이나 마음으로 깨달아 아는 기운이나 감정”으로 풀이해요. 곰곰이 따지자면 ‘마음’이나 ‘느낌’을 흐름을 잘 살펴서 쓸 노릇이지 싶습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여덟 가지 한자말 ‘감정’이 나오는데 ‘鑑定’ 하나를 빼고는 쓰임새가 없습니다. 일곱 가지 한자말 ‘감정’은 모두 사전에서 털어야 할 테고, ‘鑑定’은 때때로 ‘살피다·가리다·따지다’로 손질해 볼 수 있습니다. 2017.4.18.불.ㅅㄴㄹ


감정(甘井) : 물맛이 좋은 우물
감정(甘精) : [화학] = 사카린
감정(勘定) : 헤아려 정함
감정(減定) : 양이나 수를 줄여 결정함
감정(戡定) : 적을 물리치어 난리를 평정함
감정(監丁) : 예전에, 교도소에서 ‘사환’을 이르던 말
감정(憾情) : 원망하거나 성내는 마음
감정(鑑定) : 1. 사물의 특성이나 참과 거짓, 좋고 나쁨을 분별하여 판정함 2. [법률] 재판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재판에 관련된 특정한 사항에 대하여 그 분야의 전문가가 의견과 지식을 보고하는 일


힘든 감정 상태에 지나치게 오래 머물러 있지 않게 돼서
→ 힘든 마음에 지나치게 오래 머물지 않을 수 있어서
→ 힘든 느낌을 지나치게 오래 붙잡지 않을 수 있어서
→ 힘들다는 생각에 지나치게 오래 머물지 않을 수 있어서
《클레어 워커 레슬리,찰스 E.로스/박현주 옮김-자연 관찰 일기》(검둥소,2008) 99쪽

관객은 자신의 감정에 정직하지
→ 관객은 제 느낌을 안 숨기지
→ 관객은 제 마음을 바로 드러내지
《미우치 스즈에/해외단행본팀 옮김-유리가면 5》(대원씨아이,2010) 112쪽

감정표현이 풍부하고, 똑같은 표정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
→ 마음을 넉넉히 나타내고, 똑같은 낯빛이 하나도 없는 듯해
→ 느낌을 잘 나타내고, 똑같은 얼굴이 하나도 없는 듯해
《츠키코/서현아 옮김-그녀와 카메라와 그녀의 계절 1》(학산문화사,2015) 124쪽

친구와 다툰 뒤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는 감정에 마음이 무거운 아이
→ 동무와 다툰 뒤 받아들여지지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운 아이
→ 동무와 다툰 뒤 받아들여지지 못한다는 느낌에 마음이 무거운 아이
→ 동무와 다툰 뒤 받아들여지지 못하는구나 싶어 마음이 무거운 아이
《서천석-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창비,2015) 264쪽

항상 좋아한다는 감정만으로 달라질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을 하고 만다
→ 늘 좋아한다는 마음만으로 달라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을 하고 만다
→ 늘 좋아한다는 마음만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잘못 생각을 하고 만다
《타니카와 후미코/한나리 옮김-솔로 이야기 4》(대원씨아이,2016) 77쪽

솔직한 감정과 느낌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기로 한 것이다
→ 꾸밈없는 마음과 느낌을 얘기하기로 했다
→ 마음과 느낌을 터놓고 얘기하기로 했다
《케이-남편이 일본인입니다만》(모요사,2016) 18쪽

물고기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은 최근까지도 비과학적인 것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에
→ 물고기가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은 요즈막까지도 엉뚱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 물고기한테 느낌이 있다는 생각은 요새까지도 터무니없다고 보았기 때문에
→ 물고기한테 마음이 있다는 생각은 요즈음까지도 말이 안 된다고 보았기 때문에
《조너선 밸컴/양병찬 옮김-물고기는 알고 있다》(에이도스,2017) 12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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