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979 : 진이 빠져 힘없이



진이 빠진 터라 힘없이 건배하고

→ 힘이 빠진 터라 가까스로 건배하고

→ 기운이 빠진 터라 겨우 잔을 부딪히고


진(津) : 1. 풀이나 나무의 껍질 따위에서 분비되는 끈끈한 물질 2. 김이나 연기 또는 눅눅한 기운이 서려서 생기는 끈끈한 물질

진(津)이 빠지다 : 실망을 하거나 싫증이 나서 더 이상의 의욕을 상실하다. 또는 힘을 다 써서 기진맥진해지다

기진맥진(氣盡脈盡) : 기운이 다하고 맥이 다 빠져 스스로 가누지 못할 지경이 됨

힘없다 : 1. 기운이나 의욕 따위가 없다



  ‘진’이라는 낱말은 끈끈한 것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진을 빼다”나 “진이 빠지다”처럼 쓸 적에는 ‘힘·기운·의욕’을 가리켜요. 보기글은 “진이 빠진 터라 힘없이 건배하고”로 나옵니다. ‘진(진이 빠진)’하고 ‘힘(힘없잉)’이 맞물리면서 겹말 얼거리입니다. ‘진’을 손질해서 “힘이 빠진 터라 가까스로 건배하고”로 적든지, “진이 빠진”을 꼭 넣고 싶다면 ‘힘없이’를 덜어야 알맞아요. 그리고 한국말사전에서 “진이 빠지다” 뜻풀이를 찾아보면 “힘을 다 써서 기진맥진해지다”로 풀이하는데 ‘기진맥진’은 “기운이 다하고 맥이 다 빠져”로 풀이하지요. 겹말풀이입니다. 이 뜻풀이는 “힘을 다 써서 어떤 일을 하기 어렵다”쯤으로 고쳐써야지 싶어요. 2017.1.23.달.ㅅㄴㄹ



나도 진이 빠진 터라 힘없이 건배하고, 허기진 배를 달래느라 허겁지겁

→ 나도 힘이 빠진 터라 가까스로 건배하고, 고픈 배를 달래느라 허겁지겁

→ 나도 기운이 빠진 터라 겨우 잔을 부딪히고, 고픈 배를 달래느라 허겁지겁

《케이-남편이 일본인입니다만》(모요사,2016) 12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