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림도감'을 새롭게 씁니다. 지난 2016년 가을부터 쓰려고 생각했으나, 지난해에는 틀하고 차례만 짜 놓았고, 글은 2017년 1월 1일이 되어서야 비로소 씁니다. 왜 '시골살림도감'을 쓰는가 하는 머리글을 조분조분 적어 봅니다.
+ + +
《시골살림도감》이라 하니 뭔가 대단하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네, 뭔가 대단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희는 도시를 씩씩하게 떠나서 시골에서 즐겁게 뿌리를 내리거든요. 2011년에 전남 고흥에 깃들었으니 2017년에 일곱 해째입니다. 우리 집 작은아이는 2011년에 태어났으니 일곱 해를 오롯이 시골돌이로 자라요. 큰아이는 2008년에 도시에서 태어났으나 일곱 해째 시골에서 자라며 어느덧 시골에서 더 오랜 나날을 누리는 시골순이가 됩니다.
시골살이 일곱 해란 길 수 있고 짧을 수 있습니다. 시골에서 나고 자란 분한테는 아무것이 아닌 나날일 테고, 도시에서만 지낸 분한테는 퍽 긴 나날일 만해요. 저희는 시골살림을 썩 야무지게 한다고 여기지 않으나, 저희 나름대로 아주 천천히 한 걸음씩 새롭게 내딛자고 생각합니다. 어느 모로 보면 어설프고 투박하고 굼뜨고 못 미덥고 어수룩하고 어리숙하고 얼뜬 살림일 수 있어요. 그렇지만 모든 살림을 처음부터 하나씩 새로 배운다는 마음으로 저희 보금자리를 가꾸려고 해요.
이러면서 시골 이웃님이나 도시 이웃님한테 나즈막하게 이야기를 걸어 보자는 뜻으로 《시골살림도감》을 엮습니다. 대단할 것도 대수로울 것도 없을 만하지만, 아주 작거나 수수한 것에서 ‘시골에 뿌리를 내리며 아이들하고 새 하루를 노래하는 숲을 꿈꾸는 배움마당을 짓는 몸짓’을 갈무리하려 해요. ‘귀농·귀촌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가 아니라 ‘시골에서 즐겁게 살림을 지으며 삶을 배우는 사랑을 어떻게 누려 볼까’라는 마음을 적어 보려 합니다.
대단한 것이 없습니다만, 참말로 대단한 것이 없기에 시골살림이 아기자기할 만하지 싶어요. 대수로운 것이 없습니다만, 참으로 대수로운 것이 없기에 시골살림이 앙증맞구나 싶어요. 시골 할매나 할배처럼 구수하거나 살갑거나 알뜰하거나 멋스럽거나 포근한 살림이 되자면 저희가 앞으로 이 보금자리에서 ‘할매 할배’ 나이가 되어야 할 테지요? 아장걸음으로 시골살림을 노래해 보려 합니다. ‘일곱살박이 시골 아재’ 이야기를 너그러이 헤아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