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염천 炎天
염천 더위 → 모진 더위 / 무더위 / 불볕더위
유월 염천 삼복중이라 → 유월 무더위 삼복이라 / 푹푹 찌는 유월 무더위라
‘염천(炎天)’은 “1. 몹시 더운 날씨 2. 구천(九天)의 하나. 남쪽 하늘을 이른다”를 가리킨다 하며, 한국말사전에는 “≒ 열천(熱天)”처럼 비슷한말이 실립니다. ‘열천’은 “= 염천”으로 풀이해요. 그런데 몹시 더운 날씨라면 ‘무더위’나 ‘불더위’라 할 수 있습니다. 찌는 듯한 더위라면 ‘무더위’로 불볕처럼 내리쬐는 더위라면 ‘불더위(불볕더위)’예요. 한창 더우면 ‘한더위’요, 날이 가물면서 덥다면 ‘가뭄더위(가물더위)’이고요. 한국말사전 보기글로 “염천 삼복중”이 나오는데, ‘삼복’은 세 가지 복날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여름철의 몹시 더운 기간”을 가리키기도 하니 자칫 겹말일 수 있습니다. 더울 때는 ‘덥다’고 하면 되고, 이를 ‘더위’로 나타내면 됩니다. 2016.12.30.쇠.ㅅㄴㄹ
염천 속에도 붉은 속살 풀어헤친 꽃잎이 있다니
→ 무더위에도 붉은 속살 풀어헤친 꽃잎이 있다니
→ 불더위에도 붉은 속살 풀어헤친 꽃잎이 있다니
→ 한더위에도 붉은 속살 풀어헤친 꽃잎이 있다니
《김완하-허공이 키우는 나무》(천년의시작,2007) 18쪽
염전鹽田에 염천炎天이 오면 바다의 씨들은 전설처럼 하얗게 피어나고
→ 소금밭에 무더위가 오면 바다에 살던 씨들은 옛노래처럼 하얗게 피어나고
→ 소금밭에 불더위가 오면 바다에 있던 씨들은 옛말처럼 하얗게 피어나고
→ 소금밭에 불볕더위가 오면 바다에 있던 씨들은 옛얘기처럼 하얗게 피어나고
《김윤환-이름의 풍장》(애지,2015) 13쪽
털가죽 그을린 냄새가 염천(炎天)을 더 뜨겁게 달궜다
→ 털가죽 그을린 냄새가 무더위를 더 뜨겁게 달궜다
→ 털가죽 그을린 냄새가 불더위를 더 뜨겁게 달궜다
→ 털가죽 그을린 냄새가 후끈한 더위를 더 뜨겁게 달궜다
《김성렬-본전 생각》(문학의전당,2015) 1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