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924 : 묵묵히 침묵하다
묵묵히 권력의 요구에 침묵하고
→ 권력이 바라는 대로 말없이 있고
→ 권력이 시키는 대로 입을 다물고
→ 권력이 하라는 대로 조용히 있고
묵묵하다(默默-) : 말없이 잠잠하다
침묵(沈默) : 1. 아무 말도 없이 잠잠히 있음
잠잠하다(潛潛-) : 1. 분위기나 활동 따위가 소란하지 않고 조용하다 2. 말 없이 가만히 있다
말없이 : 1. 아무런 말도 아니 하고
‘묵묵하다’는 “말없이 잠잠하다”를 뜻한다는데, ‘잠잠하다’는 “말 없이 가만히 있다”를 뜻한다고 하니, ‘묵묵하다 = 말없이 말없이 가만히 있다’인 꼴입니다. 겹말풀이예요. 더군다나 한국말사전은 ‘묵묵하다’에서는 ‘말없이’로 적으나, ‘잠잠하다’에서는 ‘말 없이’로 적으면서 띄어쓰기도 오락가락이에요. ‘침묵’은 ‘잠잠히’ 있는 모습이라는데, ‘잠잠히 = 말없이’이니 “묵묵히 침묵하고”처럼 쓴 보기글은 겹말이에요. 쉽고 단출하게 ‘말없이’ 한 마디로 손보면 될 테고, ‘조용히’나 “입을 다물고”나 “입을 닫고”로 손볼 수 있어요. 2016.12.30.쇠.ㅅㄴㄹ
정의롭지 못한 정부에 저항하는 시민이 아닌, 묵묵히 권력의 요구에 침묵하고 복종하는 국민이 되기를 바랐다
→ 옳지 못한 정부에 저항하는 시민이 아닌, 권력이 시키는 대로 말없이 고분고분하는 국민이 되기를 바랐다
→ 옳지 못한 정부에 맞서는 시민이 아닌, 권력이 하라는 대로 입 다물고 따르는 국민이 되기를 바랐다
《공현·전누리-우리는 현재다》(빨간소금,2016) 10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