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880 : 처음 잉태되다



처음 잉태된 순간

→ 처음 생겨난 때

→ 갓 움튼 때

→ 막 싹튼 때


잉태(孕胎) : 1. = 임신(妊娠) 2. 어떤 사실이나 현상이 내부에서 생겨 자라남



  한자말 ‘잉태’는 ‘임신’을 가리킨다 하고, 이러한 뜻을 바탕으로 어떤 것이 “속에서 생겨 자라남”을 가리키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잉태’는 ‘싹트다’나 ‘움트다’라는 한국말처럼 “속에서 생겨 자라”더라도 ‘처음’ 생겨서 자라는 모습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미 몸에서 생겨나 자라는 목숨은 ‘한 번’ 깃들며 생겨서 자라요. 두 번 세 번 깃들며 생겨서 자라지 않습니다. “처음 잉태된 순간”이라고 하면 겹말 얼거리예요. ‘처음’을 빼고 “잉태된 순간”이라고만 하든가 ‘처음’을 살려서 “처음 생겨난 때”로 손보아야 알맞습니다. 또는 “갓 움튼 때”나 “막 싹튼 때”로 손볼 수 있어요. 2016.12.20.불.ㅅㄴㄹ



10년 뒤에 탄생할 《이기적 유전자》의 발상이 처음 잉태된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 10년 뒤에 나올 《이기적 유전자》를 이룬 생각이 처음 생긴 때가 아니었나 싶다

→ 열 해 뒤에 쓸 《이기적 유전자》를 처음 생각한 때가 아니었나 싶다

→ 열 해 뒤에 《이기적 유전자》를 쓰자는 생각이 갓 움튼 때가 아니었나 싶다

《리처드 도킨스/김명남 옮김-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김영사,2016) 26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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