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감흥 感興
감흥을 느끼다 → 즐거움을 느끼다 / 즐겁다고 느끼다
감흥이 일다 → 즐거움이 일다 / 즐겁다
곡 하나하나마다 감흥이 다르다 → 가락 하나하나마다 즐거움이 다르다
시적인 감흥을 불러일으켰다 → 시 같은 즐거움을 일으켰다
아무 감흥도 주지 않은 모양이었다 → 아무 즐거움도 주지 않은 듯했다
‘감흥(感興)’은 “마음속 깊이 감동받아 일어나는 흥취”라 하고, ‘흥취(興趣)’는 “흥과 취미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 하는데, ‘흥(興)’은 “재미나 즐거움을 일어나게 하는 감정”을 가리키고, ‘취미(趣味)’는 “3. 감흥을 느끼어 마음이 당기는 멋”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니 ‘감흥 = 흥취 = 흥 + 취미 = 재미/즐거움 + 감흥/멋”인 셈입니다. 뒤죽박죽 돌림풀이예요. 다만 이런 돌림풀이를 살피면서도 ‘감흥’은 ‘즐거움’이나 ‘재미’나 ‘멋’을 가리키는 줄 헤아릴 만하고, ‘흥취·흥·취미’도 ‘즐걱움·재미·멋’으로 손볼 만하구나 하고 헤아려 볼 수 있어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은 ‘감흥(酣興)’이라는 다른 한자말을 “1. 술을 마시고 한껏 즐거워함 2. 흥겨움이나 즐거움이 절정에 이른 상태”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이 한자말은 쓸 일이 없으니 털어야겠습니다. 2016.12.7.물.ㅅㄴㄹ
그가 추구한 전부인 바, 온갖 아름다움과 감흥의 원천을 찾았으며
→ 그가 바란 모두인 바, 온갖 아름답고 즐거운 바탕을 찾았으며
→ 그가 좇은 모두인 바, 온갖 아름답고 기쁜 밑줄기를 찾았으며
《에드워드 월도 에머슨/서강목 옮김-소로와 함께한 나날들》(책읽는오두막,2013) 163쪽
그에 비해 서울 생활은 편안하고 편리하지만 특별한 감흥이나 정취가 없다
→ 그렇지만 서울살이는 아늑하고 좋지만 남달리 즐거움이나 멋이 없다
→ 그러나 서울살이는 아늑하고 좋지만 딱히 즐겁거나 멋스럽지 않다
《정수복-도시를 걷는 사회학자, 서울을 생각한다》(문학동네,2015) 45쪽
에스프레소로 먹었는데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 에스프레소로 먹었는데 딱히 맛은 없었다
→ 에스프레소로 먹었는데 딱히 즐겁지 않았다
《박성민-되찾은: 시간》(책읽는고양이,2016) 2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