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추리 推理


 추리 과정 → 미루어 보는 과정 / 어림하는 과정

 내 추리는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 내 어림은 아주 빗나가고 말았다

 추리가 막히고 오리무중에 빠진 느낌 → 생각이 막히고 짙은 안개에 빠진 느낌

 섣부른 상상이나 추리만으로 → 섣불리 생각하거나 미루어서는

 사건의 경위를 추리하다 → 사건 흐름을 미루어 보다 / 사건 흐름을 헤아리다

 추리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 어림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추리(推理)’는 “1. 알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알지 못하는 것을 미루어서 생각함 2. [논리] = 추론(推論)”을 가리킨다고 해요. ‘추론’은 “1. 미루어 생각하여 논함 2. [논리] 어떠한 판단을 근거로 삼아 다른 판단을 이끌어 냄”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러한 말풀이로 미루어 본다면 ‘추리·추론’은 “미루어 생각함”을 가리키니, ‘미루다’나 ‘생각하다’로 손볼 수 있고, ‘어림하다’나 “비추어 보다”로 손볼 만합니다.


  문학에서는 “추리 소설·추리 문학”이 있습니다. 이런 자리에서는 섣불리 ‘추리’를 손보지 못할 텐데, 소설이나 문학에서 ‘추리’하는 일은 깊이 생각하거나 살피면서 수수께끼를 풀거나 실마리를 캔다는 대목을 헤아릴 수 있으면, 앞으로는 새 이름을 지어 볼 수 있어요. 문학에서 쓰는 이름은 그대로 쓸 수도 있지만 이를테면 “수수께끼 소설·수수께끼 문학” 같은 이름도 써 볼 수 있어요. 생각을 기울여 보고, 미루어 보고, 비추어 보며, 어림하는 동안 즐겁게 쓸 새 말마디를 얻으리라 봅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두 가지 한자말 ‘추리’가 나오는데, 이 두 가지는 털어내야지 싶습니다. 쓸 일이 없어 보여요. 2016.12.4.흙.ㅅㄴㄹ


추리(抽利) : 남은 이익을 뽑아서 셈함

추리(趨利) : 다투어 이익을 얻으려 함



누가 많이 사용했는지 답을 찾다 보니 당시 사회상도 추리하게 되는구나

→ 누가 많이 썼는지 답을 찾다 보니 그무렵 사회 모습도 어림할 수 있구나

→ 누가 많이 썼는지 알아보다 보니 그즈음 사회 모습도 헤아릴 수 있구나

《배성호-수다로 푸는 유쾌한 사회》(책과함께어린이,2016) 95쪽


“이 돌은 어디에서 왔을까?” 추리하면서 아이가 상상하는 공간도 무한히 넓어집니다

→ “이 돌은 어디에서 왔을까?” 생각하면서 아이가 그리는 곳도 가없이 넓어집니다

→ “이 돌은 어디에서 왔을까?” 헤아리면서 아이가 그리는 곳도 끝없이 넓어집니다

《장세이·장수영-엄마는 숲해설가》(목수책방,2016) 115쪽


목소리와 구입한 책만으로 어쩐지 이런 추리가 가능하다

→ 목소리와 사들인 책만으로 어쩐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 목소리와 장만한 책만으로 어쩐지 이리 어림해 볼 수 있다

《박성민-되찾은: 시간》(책읽는고양이,2016) 5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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