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793 : 미리 먼저 선행
미리 공부해요. 먼저 배운다고 공부가 느나요 … 선행 학습이라는 거죠
→ 미리 배워요. 먼저 배운다고 느나요 … ‘미리 배움’이라는 거죠
→ 미리 배워요. 먼저 배운다고 느나요 … ‘먼저 배움’이라는 셈이죠
미리 : 어떤 일이 생기기 전에
먼저 : 시간적으로나 순서상으로 앞서서
선행(先行) : 1. 어떠한 것보다 앞서가거나 앞에 있음 2. 딴 일에 앞서 행함
학교나 사회에서는 “선행 학습”을 말합니다. 한때는 ‘예습’이라는 한자말을 썼는데, 이제는 예습보다 ‘선행’이라는 한자말을 즐겨쓰는구나 싶어요. 그런데 ‘선행’은 ‘미리’나 ‘먼저’를 가리켜요. “미리 배움”이나 “먼저 배움”이나 “미리 익힘”을 한자말 얼거리로 “선행 학습”이라 일컫는 셈입니다. 보기글을 살피면 ‘미리·먼저’하고 ‘선행’이 잇달아 나오기도 하고, ‘공부(工夫)’랑 ‘배우다’라는 낱말이 겹치기도 합니다. 한자말 ‘공부하다 = 배우다·익히다’예요. “미리 공부해요”하고 “먼저 배운다”라는 말마디를 눈여겨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 말마디를 눈여겨본다면 “먼저 배운다고 공부가 느나요”는 “먼저 배운다고 배움이 느나요” 꼴이라서 얅궂은 줄 알아챌 수 있어요. 2016.11.25.쇠.ㅅㄴㄹ
중학교 때 배울 걸 미리 공부해요. 먼저 배운다고 공부가 느나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교육 과정이라는 게 있잖아요. 학습이라는 게 아이들 발달 과정에 맞춰서 진행되어야 함에도 그런 건 깡그리 무시됩니다. 이른바 선행 학습이라는 거죠
→ 중학교 때 배울 걸 미리 배워요. 먼저 배운다고 느나요? 조금도 그렇지 않습니다. 교육 흐름이 있잖아요. 아이들이 자라는 흐름에 맞춰서 가르쳐야 하는데 이를 깡그리 업신여깁니다. 이른바 ‘미리 배움’이라는 거죠
《한홍구-한홍구의 청소년 역사 특강》(철수와영희,2016) 10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