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부합 符合


 실제에 부합되는 이론 → 실제에 맞는 이론

 사회 관습에 부합되지 않는 것이었다 → 사회 관습에 들어맞지 않았다

 사실과 잘 부합된 것이었다 → 참과 잘 맞았다

 자연환경에 부합되는 한국적인 건물 → 자연환경에 걸맞는 한국다운 건물

 정치 개혁에 부합하는 인물 → 정치 개혁에 걸맞는 사람


  ‘부합(符合)’은 “1. 대(對)가 되는 물건을 서로 맞출 수 있게 만든 표 2. 부신(符信)이 꼭 들어맞듯 사물이나 현상이 서로 꼭 들어맞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은 “≒ 계합(契合)·동부(同符)”처럼 비슷한말을 싣는데, 둘 모두 “= 부합(符合)”으로 풀이해요. 그런데 ‘계합’이나 ‘동부’라는 한자말을 쓸 일이 있을까요? 군더더기 한자말이지 싶습니다. ‘부합’도 ‘들어맞음’으로 손보면 되니, 얼마든지 털어낼 만합니다. 흐름을 살펴서 ‘맞다’나 ‘걸맞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2016.11.22.불.ㅅㄴㄹ



장명수의 가설은 내가 제네바에서 본 정보와 몇 가지 부합되는 것 같다

→ 장명수가 한 말은 내가 제네바에서 본 정보와 몇 가지 들어맞는 듯하다

→ 장명수가 쓴 글은 내가 제네바에서 본 정보와 몇 가지가 꼭 맞는 듯하다

《테사 모리스 스즈키/한철호 옮김-북한행 액서더스》(책과함께,2008) 56쪽


시장과 문단이 원하는 소설은 중산층의 안일한 욕망에 부합하는 작품이면 족했다

→ 시장과 문단이 바라는 소설은 한갓진 중산층 욕망에 들어맞는 작품이면 됐다

→ 시장과 문단은 한갓진 중산층 욕망을 채워 주는 소설을 바랐다

《정문순-한국문학의 거짓말》(작가와비평,2011) 47쪽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모형

→ 현실과 맞지 않는 틀

→ 현실과 걸맞지 않는 틀

→ 현실과 들어맞지 않는 틀

→ 현실과 어울리지 않는 틀

《질베르 리스트/최세진-경제학은 과학적일 것이라는 환상》(봄날의책,2015) 58쪽


자기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 저한테도 도움이 안 되는 줄 잘 알기 때문이다

→ 저한테도 걸맞지 않는 줄 잘 알기 때문이다

→ 저한테도 안 좋은 줄 잘 알기 때문이다

《데이브 굴슨/이준균 옮김-사라진 뒤영벌을 찾아서》(자연과생태,2016) 27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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