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표하다 表


 사의를 표하다 → 그만두겠다고 말하다 / 물러나겠다고 하다

 유족에게 조의를 표하다 → 유족한테 안됐다고 말하다

 찬성의 뜻을 표하다 → 찬성한다는 뜻을 나타내다 / 찬성한다고 밝히다

 경의를 표하다 → 우러른다고 말하다 / 받들어 모시다

 엇갈린 의사를 표하고 → 엇갈린 뜻을 밝히고 / 엇갈린 생각을 드러내고


  ‘표(表)하다’는 “태도나 의견 따위를 나타내다”를 뜻한다고 하는데, 이 낱말 앞에 ‘사의(辭意)’나 ‘조의(弔意)’나 ‘경의(敬意)’나 ‘의사(意思)’ 같은 낱말을 넣으면 겹말이 됩니다. 왜냐하면 ‘사의·조의·경의·의사’ 같은 낱말에 쓰인 ‘意’는 바로 ‘의견(意見)’이라는 말마디에 쓰인 ‘意’하고 같기 때문입니다.


  뜻을 바깥으로 나타내거나 드러낼 적에는 ‘나타내다’나 ‘드러내다’ 같은 낱말을 쓰면 됩니다. ‘밝히다’를 써도 되고, 수수하게 ‘말하다’라고 해도 됩니다. 2016.7.13.물.ㅅㄴㄹ



내 의견에 적극적으로 지지를 표하는 입장도 아니었다

→ 내 뜻을 기꺼이 따르는 쪽도 아니었다

→ 내 뜻이 옳다고 힘주어 말하지도 않았다

→ 내 생각이 맞다고 힘껏 밝히지도 않았다

→ 내 생각에 손뼉치며 맞장구치는 모습도 아니었다

→ 내 뜻에 힘껏 손뼉치며 맞다고 하는 쪽도 아니었다

→ 내가 하는 말을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매무새도 아니었다

→ 내 말을 고개를 끄덕이며 알아들었다는 느낌도 아니었다

《오숙희-내가 만난 여자 그리고 남자》(그린비,1991) 12쪽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다

→ 참으로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다

→ 참말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더없이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다

→ 무척 고맙다는 뜻을 밝히고 싶다

《제인 구달/박순영 옮김-희망의 이유》(궁리,2000) 9쪽


의문을 표하는 학자들

→ 궁금해하는 학자들

→ 묻는 학자들

→ 물음표를 찍는 학자들

→ 고개를 갸우뚱하는 학자들

→ 고개를 갸웃거리는 학자들

《강성민-학계의 금기를 찾아서》(살림,2004) 33쪽


어미에게 늘 존경을 표했다

→ 어미를 늘 섬겼다

→ 어미를 늘 깍듯이 모셨다

→ 어미를 늘 고이 모셨다

→ 어미를 늘 우러렀다

→ 어미한테 늘 얌전히 굴었다

《엘케 하이덴라이히/김지영 옮김-검은 고양이 네로》(보물창고,2006) 17쪽


늘 감사를 표했다

→ 늘 고마워 했다

→ 늘 고맙다고 인사했다

→ 늘 고맙다고 노래했다

→ 늘 고맙다고 얘기했다

《조지프 코캐너/구자옥 옮김-잡초의 재발견》(우물이 있는 집,2013) 223쪽


축하해. 경의를 표한다

→ 축하해. 너를 우러른다

→ 축하해. 우러를 만하다

→ 축하해. 훌륭하다

《이시키 마코토/양여명 옮김-피아노의 숲 26》(삼양출판사,2016) 1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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