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근성 根性
승부 근성 → 이기려는 마음
아부 근성 → 알랑대는 버릇
거지 근성처럼 느껴졌다 → 거지처럼 느껴졌다
‘근성(根性)’은 “1.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성질 2. 뿌리가 깊게 박힌 성질”을 가리킨다고 하며, 한국말사전에는 “≒ 성근”처럼 비슷한말을 올립니다. ‘성근(性根)’은 “타고난 성질”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이 낱말을 쓸 일은 없으리라 느낍니다. 그런데 ‘근본적·근본’은 ‘뿌리’나 ‘바탕’을 가리켜요. 태어날 때부터 있는 뿌리나 바탕이라면 우리 몸짓이나 버릇이라고 할 만합니다. 뿌리 깊게 박힌 성질도 바로 ‘늘 보이는 몸짓’이나 ‘버릇’일 테고요.
“승부 근성”이 있는 사람이란 “이기려는 마음”이 있는 사람입니다. “아부 근성”이나 “거지 근성”은 알랑대거나 거지처럼 보이는 모습이에요. “근성이 있다”처럼 쓸 적에는 “배짱이 있다”는 뜻이라고 느낍니다. 어느 모로 보면 ‘씩씩하다’거나 ‘야무지다’고 할 수 있는 모습을 한자말 ‘근성’을 빗대어 나타내는 셈인데, 이는 일본말 ‘こんじょう’를 잘못 쓰면서 퍼진 쓰임새입니다. 일본사람은 한자말 ‘根性’을 ‘곤조’로 읽어요. 다시 말해서 한국에서 흔히 쓰는 ‘근성’이라는 한자말은 일본사람이 흔히 쓰는 말결이 시나브로 퍼지면서 엉뚱하게 퍼졌다고도 할 만합니다. 2016.7.1.쇠.ㅅㄴㄹ
저 의외로 근성은 있어요
→ 저 생각보다 배짱은 있어요
→ 저 뜻밖에도 제법 씩씩해요
→ 저 뜻밖에도 제법 야무져요
《이와오카 히사에/송치민 옮김-토성 맨션 7》(세미콜론,2015) 89쪽
지금까지 살면서 근성으로 해결된다는 말은 믿은 적이 없는데
→ 이제까지 살면서 배짱으로 풀어낸다는 말은 믿은 적이 없는데
→ 여태까지 살면서 씩씩함으로 풀어낸다는 말은 믿은 적이 없는데
→ 오늘까지 살면서 당찬 마음으로 풀어낸다는 말은 믿은 적이 없는데
《토우메 케이/이상은 옮김-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 11》(학산문화사,2016) 197쪽
엄격한 수행을 견뎌 낼 근성이 있나요
→ 까다로운 수행을 견뎌 낼 배짱이 있나요
→ 힘들어도 배울 만한 기운이 있나요
→ 고되어도 배울 만한 마음이 있나요
《모리모토 코즈에코/양여명 옮김-코우다이 가 사람들 3》(삼양출판사,2016) 5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