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감당 堪當


 내 힘으론 감당을 못하겠다 → 내 힘으론 해내지 못하겠다

 일이 커져서 감당이 안 된다 → 일이 커져서 어떻게도 안 된다

 슬픔을 감당 못 하고 → 슬픔을 견디지 못 하고

 입원비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 → 입원비를 댈 힘이 없다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다 → 혼자서 짊어지기에는 너무 많다

 웬만한 각오로는 감당하기가 어려운 → 웬만한 다짐으로는 해내기가 어려운

 빤히 쳐다보는 시선을 감당하기 어려워 → 빤히 쳐다보는 눈길을 이기기 어려워


  ‘감당(堪當)’은 “1. 일 따위를 맡아서 능히 해냄 2. 능히 견디어 냄”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한국말로는 ‘해내다’나 ‘견디다’를 가리키는 셈입니다. 어떤 일을 해내거나 견딜 수 있다면, 어떤 일을 ‘짊어지’거나 ‘이길’ 수 있습니다. 또는 ‘대다’나 ‘짊다’나 ‘지다’ 같은 낱말을 써 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감당(甘棠)’을 “= 팥배나무”라면서 싣고, ‘감당(勘當)’을 “심문하고 조사함”이라면서 실으며, ‘감당(監幢)’을 “신라 때에, 육부 소감전에서 각 사지(舍知) 다음가는 벼슬”이라면서 싣습니다. 그런데 이런 여러 가지 ‘감당’을 쓸 일이 있을까요? 2016.6.26.해.ㅅㄴㄹ



가뜩이나 힘이 넘치는 도모를 감당하기가 힘들어졌다

→ 가뜩이나 힘이 넘치는 도모를 이기기가 힘들어졌다

→ 가뜩이나 힘이 넘치는 도모를 달래기가 힘들어졌다

→ 가뜩이나 힘이 넘치는 도모를 짊어지기가 힘들어졌다

《고쿠분 히로코/손성애 옮김-산촌 유학》(이후,2008) 24쪽


더 이상 살 가망이 없는 아버지를 줄곧 혼자 감당해 왔을 것이다

→ 더 살 길이 없는 아버지를 줄곧 혼자 돌봐 왔을 것이다

→ 더는 살 길이 없는 아버지를 줄곧 혼자 보살펴 왔으리라

→ 더는 살 길이 없는 아버지를 줄곧 혼자 떠안아 왔으리라

《요시다 아키미/조은하 옮김-매미 울음소리 그칠 무렵》(애니북스,2009) 64쪽


빗물이 … 하천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흘러넘쳐

→ 빗물이 … 냇물이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흘러넘쳐

→ 빗물이 … 냇물이 어찌할 수 없을 만큼 흘러넘쳐

《한무영-지구를 살리는 빗물의 비밀》(그물코,2009) 33쪽


길게 펼쳐진 내일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 길게 펼쳐진 내일을 짊어지기엔 턱없이 모자란

→ 길게 펼쳐진 내일을 이기기엔 턱없이 모자란

《박용현-정당한 위반》(철수와영희,2011) 326쪽


감당하기 힘든 고난이 찾아왔을 때

→ 이기기 힘든 괴로움이 찾아왔을 때

→ 견디기 힘든 고비가 찾아왔을 때

→ 짊어지기 힘든 가시밭길이 찾아왔을 때

《한희철-늙은 개가 짖으면 내다봐야 한다》(꽃자리,2016) 19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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