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을 움직일 수 있는 글



  글쓰기가 어렵다고 느낀다면, 스스로 마음속에 ‘글을 쓰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심었기 때문이다. 글쓰기가 쉽다고 느낀다면, 스스로 마음속에 ‘글을 쓰기가 쉽다’는 생각을 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글은 어렵게 써야 하나? 아니면, 글은 쉽게 써야 하나?


  글은 어렵게 쓸 수도 있고 쉽게 쓸 수도 있다. 어렵게 쓰든 쉽게 쓰든 대수롭지 않다. 글을 쓰며 생각할 대목이라면, ‘내가 쓴 이 글’을 앞으로 ‘나 스스로 다시 읽고 새롭게 느끼는 이야기’가 깃들 만한 글을 쓰는가 아닌가이지 싶다. 다른 사람이 많이 읽어 주든 말든 그 대목은 그야말로 대수롭지 않다. 글을 쓴 내가 바로 ‘내 글을 읽어 줄 사람’으로서 뜻있고 값있고 보람있는 기쁨을 ‘내가 손수 쓴 글’에서 누릴 수 있느냐 하는 대목이 대수로울 뿐이라고 느낀다.


  그렇다면, 내가 손수 쓴 글을 내가 새롭게 읽으면서 누리는 기쁨이란 무엇인가? 이는 내가 글을 하나 쓰고 난 뒤에 나부터 스스로 내 살림을 기꺼이 움직이면서 알뜰살뜰 다스릴 수 있느냐 없느냐라고 본다. 2016.3.4.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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